[395호] 교육부 '교원평가제도 개선방안' 발표 이후에도 논란 이어져
한국교총·전교조·학부모회 각각 주장 달라
교원능력개발평가(이하 교원평가)는 2010년 3월부터 교육부에 의해 시행된 제도로서, 국·공·사립학교의 초·중등·특수학교 교원의 능력개발과 전문성을 신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2015년까지는 동료교원 평가·학생 만족도조사·학부모 만족도조사 총 3가지 방식으로 진행됐고, 평가 영역은 교원의 교육활동 전반에 해당하며, 주요 영역으로 학습지도, 생활지도, 교수·연구 활동지원, 학교경영 등이 있다.
작년 9월 교육부는 「교원평가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그간 학교현장에서 교원들의 피로감 호소, 평가별 결과 차이로 인한 신뢰성 논란 등 제기된 문제점의 해결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대표적인 내용은 ▲기존의 근무성적 평정과 성과상여금평가를 ‘교원업적평가’로 통합 ▲‘교원능력개발평가’ 제도 유지·개선 ▲평가용어와 지표 정비 및 평가 대상 기간 조정 등이다. 그럼에도 현재까지 교원평가의 방식과 폐지에 대해서 꾸준히 논란이 되고 있다. 또한 교원평가에 대한 한국교총, 전교조, 학부모회 등의 주장도 각기 다르다. 무엇이 문제가 되고 있는지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각 단체들의 입장에 대해서 들어봤다.
◇ 한국교총 “교원평가 방식을 ‘자기 성찰적 의견조사’로 바꿔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한국교총) 측은 질문에 대해 객관식으로 1~5번 중 하나를 고르는 5단 척도 평가방식인 교원평가 방식에 대해서 “실효성이 없다”는 부정적인 의견이다. 또한 교원평가가 더 나은 수업을 만들려는 원래 취지를 이루지 못한다고 생각해 ‘자기 성찰적 의견조사’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교원평가의 변화를 주장했다. 이재곤 한국교총 정책교섭국장은 “교원평가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고 긍정적인 효과는 인정한다”고 말한 한편 “운영이 조금 더 어려워지더라도 평가방식을 바꿔 교사가 더 나은 수업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교육부는 한국교총의 의견을 일부 수용하여 초등학교(4~6학년) 교원평가 방식을 ‘자기성찰적 의견조사’로 적용하기로 훈령을 변경했다. 이에 대해 한국교총은 중·고등학교에도 같은 제도를 도입할 것을 주장하고 있지만 교육부는 순차적으로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한국교총은 초등학교 1~3학년 부모를 대상으로 한 학부모 만족도조사에 대해서는 폐지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 자녀의 주관적인 평가나 학부모들끼리의 이야기들로 인해 평가 결과가 정해지기에 진정한 의미의 평가가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이유 때문이다.
◇ 전교조 “교원평가 자체를 거부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 측은 교원평가를 아예 폐지하자는 입장이다. 그들은 교권의 핵심은 전문성과 자율성인데, 교원평가와 성과급제도가 이를 훼손한다고 주장하며 교원평가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송재혁 전교조 대변인은 “교원 개인이 아닌 교원의 전문성에 대한 평가가 이뤄져야 하는데 지금의 교원평가는 만족도조사나 인상평가 정도로 전락했다”며 반대의견을 표했다. 또한 “평가하고 평가받는 이런 관계가 오히려 상호관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 학생과 교사는 민주적인 소통을 통해 의견을 주고받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리고 “교육의 효과, 과정, 결과 등이 단순한 지표로 측정되거나 서열화, 수치화 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말을 보탰다.
◇ 학부모회 “교원평가 폐지는 적절치 않아”
작년 7월 6일 ‘디지털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좋은학교바른교육학부모회(이하 학부모회)는 교원평가제도 개선방안에 대해 앞으로도 교원평가를 폐지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학부모회는 “학생들은 누구보다 교원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평가지표에서 학생을 배제한 만족도 조사는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현 사무총장은 “공개수업에 참여하는 학부모들의 의견뿐만 아니라, 참여하지 못하는 학부모들의 의견도 들을 수 있도록 하는 다(多)채널 학부모 만족도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학부모회는 “공교육이 황폐화된 근본적 취지를 설명하고, 교원들은 학생·학부모·사회로부터 우선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도록 자성하는 목소리가 나와야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현장의 교사나 학생들의 이야기도 들어봤다. 대전의 한 중학교 교사는 현재의 교원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교원평가의 취지는 좋으나 교과별 특징이나 학생지도상의 업무 등이 각기 다를 수밖에 없는데, 각자의 역할을 고려하지 않는 일반적인 평가방식은 오히려 교사들의 사기를 떨어뜨릴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학생들 개개인의 성향이 다르듯이 교사들의 과목별 특징과 업무의 역할이 다름을 인정하고 그 가치를 제대로 평가해 줄 때 교원들의 존엄성도 신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전 ㅁ중학교에 다니고 있는 한 학생은 교원평가에 대해 묻는 질문에 "교원평가로 인해서 얼마나 변화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조금 더 평가결과를 수업에 반영하고 선생님들이 교원평가를 단순한 평가라고 생각하지 말고 진정으로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는 말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