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3호] 방중 학우들 대자보 철거

근거가 된 학칙에 주관 개입 가능성

2015-02-03     박지란 기자

발행: 2014. 3. 17.

  지난 12월 16일, 우리학교에는 여러 명의 학우가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 행렬에 동참했다. 학우들이 쓴 글 모두 사회적 부조리와 모순에 무관심했던 자신을 반성하며 학우들에게 사회적 관심을 촉구하는 글이었다. 이 자보들 중 석 장이 하루가 지난 12월 17일에 학생지원과에 의해 회수됐다. 학생지원과의 승인을 받지 않은, 익명의 자보라 는 것이 그 이유였다. 이후 청람광장에서 논란이 일자 한국교원대신문에서는 학내 홍보게시물 회수 처리와 관련하여 학생지원과 담당자와 인터뷰를 진행 후, 인터뷰 내용을 청람광장에 게재했다. 이 글은 대자보 회수 처리 문제와 관련한 후속 취재임을 밝힌다.

◇ 학내 홍보게시물 관리 지침 제정의도와 어긋나
  학생지원과 측에서 자보를 철거한 근거는 2012년 5월 1일에 제정된 학내 홍보게시물 관 리 지침이다. 이 지침에서 홍보게시물이란 정보 제공을 위하여 지정된 현수막 설치대 및 옥·내 외 게시판에 부착하는 현수막과 인쇄물을 의미 한다. 학생지원과 강병규 조교는 “지침 중 제6조 에 따라 승인 받지 아니한 홍보게시물로 판단하여 일단 회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학내 홍보게시물 관리 지침은 자보의 내용을 규제하도록 제정된 지침이 아니다. 이 지침을 발의·제정한 총무과 측에서는 “기존의 학 내 게시물이 벽면이나 나무에 부착되면서 벽면의 페인트칠이 벗겨지고, 수목 환경을 저해했기 때문”이라며 환경 미화를 위한 지침임을 밝혔다. 또한 자보가 학교 측에 의해 의도적으로 철거된 점과 관련해 총무과는 “학생들끼리 의견을 주고받는 활동에 대해서 총무과는 관여하지 않는다”며 “지침과 관련해 문제가 되는 게시물이 있을 때에도 총무과에서는 직접 자보를 떼지 않고, 게시물을 주관하는 학생들이 게시물을 관리하게 한다”고 답했다.

◇ 이중으로 승인을 받아야
  지금까지 사도교육원 게시판에 자보를 붙이면서 사도교육원으로부터 승인을 받았을 경우, 내용과 관련해 자보가 철거된 경우는 없었다. 이와 관련해 사도교육원 행정실에서는 “학생들이 사도교육원으로부터 승인을 받고 붙인 자보기 때문에 내용을 이유로 떼어간 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학생지원과 담당자는 “규정에 따르면 건물 주변 및 건물 내 게시물 운영·관리는 건물 관리부서가 담당하고, 학내 학생 활동 관련 게시물은 학생지원과가 담당한다고 돼있다. 해당자보가 학내 학생 활동 관련 자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학생지원과 차원에서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회수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학내 학생 활동 관련 자보면서 특정 건물에 해당하는 게시판을 이용할 경우, 건물 관리부서로부터 승인을 받았더라도 학생지원과로부터 재승인을 받아야 한다.

◇ ‘학내 학생 활동 관련 게시물’을 판단하는 주관적 기준
  학생지원과가 ‘학내 학생 활동 관련 게시물’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담당자의 주관에 근거한다. 학생지원과가 승인받지 않은 게시물이라고 판단하여 게시물을 회수할 시, 승인이 필요하다 고 판단하는 것은 전적으로 담당자의 주관에 달려있다. 정확하게 학생의 어떤 활동까지를 ‘학내 학생 활동’으로 규정하는지에 대해 문서화돼있지 않다.
  또한 학생지원과의 점검 및 철거가 정기적으로 이뤄지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12월 17일 회수된 세 장의 대자보 외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 중에서는 떼어진 것이 없었다. 점검이 정기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라 면 규정을 적용받는 자보는 담당자로부터 취사선택되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이후 인 문과학관 뒤 게시판에 대자보를 붙인 권한솔(역사교육·12) 학우는 “식당 앞 게시판에 붙인 자보 는 왜 학생지원과의 승인이 필요했는지 테니스 코트나 인문관 뒤 게시판에 붙인 자보는 따로 승인을 받지 않았는데도 떼어지지 않았는지 그 기준을 잘 모르겠다”고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