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4호/여어나누]

복지관 미용실 이혜경 미용사를 만나다

2016-10-09     김승연 기자

우리학교 복지관에는 세탁소, 탁구장, 매점, 카페 등 학생들의 복지를 위한 다양한 공간들이 마련되어 있다. 2층에 위치한 미용실도 그러하다. 하지만 다른 곳들에 비해 미용실의 존재를 모르고 있는 학우들이 많기에 이 기회를 통해 알려보고자 방문하게 됐다.

Q. 이곳에서 얼마나 일하셨나요?
작년 8월부터 일하기 시작해서 이제 1년 조금 넘었어요. 기존에 여기서 일하시던 원장님이랑 아는 사이였는데 우연찮게 소개받게 되어서 동업을 하게 되었어요. 대학교에서 근무하는 건 처음이네요.

Q. 혹시 다른 곳에서도 일하시나요?
출장도 가요. 주말이나 저녁 또는 오전에 주로 나가죠. 또 방학 동안엔 학생들이 거의 없다보니 그 땐 출장 위주로 많이 나가는 것 같아요. 출장 나가면 문신도 하고 가끔 메이크업이나 올림 머리도 해요. 예전엔 웨딩샵에서도 일했었고.

Q. 혼자서 운영하시는 데에 불편함은 없으세요?
확실히 혼자서 운영하다 보니까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아무도 없을 때가 아니면 기다려야 하니까. 그래서 여학생들이 잘 안 오는 것 같기도 하고. 꺼려질 것 같아요. 주로 여학생들은 저녁 시간대에 예약해서 오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도 남학생들보다는 적게 오죠. 교원대에 여학생이 훨씬 많다는 걸 전 모르고 있었네요.

Q. 우리 학교의 분위기는 어떤 것 같으세요?
다른 학교와는 다르게 다들 선생님을 꿈꾸고 이 대학을 오는 것이다 보니 그 특성이 반영되는 것 같아요. 전체적으로 학생들 생각이나 말투가 엄청 순수하고 점잖다는 느낌이 들어요. 외모적인 면도 그렇고. 제 생각에 이런 건 좋은 것 같아요. 충청대만 해도 외모가 전혀 다르거든요. 여기는 수수하다는 느낌이 들어요.

Q. 학생들이 주로 하는 머리 스타일이 있나요? 권하고 싶은 머리 스타일은요?
요즘 남학생은 투블럭 머리를 많이 하고 여학생은 앞머리를 자르거나 긴 머리를 다듬는 정도에요. 학생들이 개성 있는 스타일도 시도해보고 했으면 좋겠는데 조금 꺼리더라고요. 학교 특성상 학기 중에 실습을 나가야 하니까 스타일을 마음대로 바꾸지 못하는 것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어차피 실습기간에는 다시 단정하게 바꿔야 하니까요. 그래도 젊을 때 이것저것 많이 경험해보면 참 좋을 것 같아요.

Q. 교수님들도 오시나요?
외국인 교수님께서 오신 적이 있었어요. (인상착의를 여쭤보니 불어교육과 교수님이셨던 것 같았다.) 한국말은 안 하시는 것 같았어요. 그냥 눈짓, 손짓으로 알아듣고 기존 스타일에 맞게 잘라드렸죠. 교직원분들이나 대학원생 분들도 많이 오세요. 

Q.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으세요?
딱 한 명을 고를 수는 없을 것 같아요. 가끔 보면 상대적으로 외모에 신경 쓰는 학생들이 종종 있더라고요. 그런 학생들 보면 기분이 좋아요. 너무 공부만 하는 것보다 외적으로도 자신을 가꾸는 모습이 보이면 예뻐 보여요. 공부도 잘하고 놀 때도 잘 놀고 성격도 쾌활한 것 같고. 남학생이든 여학생이든 그런 학생들보면 정말 예쁜 것 같아요.

Q. 이용자들에게 바라는 점 있으세요?
남학생들의 경우 머리가 너무 길어져서 오는 경우가 많아요. 공부하느라 바빠서 시간이 없어서 못 자른다고 하더라고요. 두 세 달 만에 오는 경우도 있고. 개강하고 한 번 종강 전에 한 번 오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어요. 바쁘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기간을 길게 두고 오면 솔직히 좀 힘든 부분이 있죠. 가격은 동일한데 장발이니까 바쁜데 자르기가 힘들어요. 그런데 공부하는 시간도 그렇고 바쁜 것 같아서 이해가 되기도 하죠. 또 여학생들 같은 경우는 염색이나 파마 가격이 더 저렴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있는 것 같아요. 충분히 저렴한데. 학교 안에 있는 미용실이라 그런 생각을 가질 수도 있지만 더 저렴하게 하다보면 질이 떨어지는 약으로 바꿔야하거든요. 그런데 제가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네요. 여학생들이 파마나 염색하러 오면 오히려 가격에 비해 신경 써서 잘 해주고 있어요. 여학생들도 많이 왔으면 좋겠네요.

Q. 언제까지 이 학교에 계실 생각이세요?
원래 일하시던 원장님이 작년부터 5년 계약을 하셨어요. 입찰 기간 기한이 5년이거든요. 저는 5년까지는 아니고 올해까지 해서 4년 정도 있고 싶어요. 앞으로 3년 남았네요. 이 곳에서는 학생들이 다들 착해서 스트레스도 안 받고 다른 곳보다 훨씬 심적으로 편안하게 일할 수 있는 것 같아서 즐거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