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4호/맥 읽어주는 자] 미르재단과 K-스포츠 재단

2016-10-09     황인수 기자

최근 미르 재단(이하 미르)과 K-스포츠 재단(이하 K-스포츠)의 설립 과정이나 배경을 두고 통칭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사건을 두고 ‘박근혜 정권의 최대 스캔들’이라는 말이 나온다.

최순실은 박근혜 현 대통령이 정부에서 영부인 역할을 수행할 때부터 친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순실의 아버지인 최태민 역시 그 당시부터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고, 이를 통해 최순실 역시 박 대통령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2006년 박 대통령이 피습을 당했을 때, 최순실이 옆에서 간호해준 사건은 이러한 관계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최순실은 2015년 가을부터 미르, K-스포츠 설립에 깊숙이 관여했다고 알려졌다. 최순실은 청와대 안종범 수석을 통해 전경련에 압박을 가해서 미르, K-스포츠에 재계 서열대로 기업들에 총 774억 원의 기금을 조성했다. 실제로 한겨레의 보도에 따르면 기한을 정해서 출연금 납부를 재단 독촉한 문서가 드러났으며, 몇몇 기업에서는 기금 납부를 위해 이사회 규정까지 어겨가면서 두 재단에 거액의 기금을 조성하기도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재단 설립 과정에서도 문제점이 드러났다. 미르와 K-스포츠를 만들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에 법인 신청을 했는데, 문체부는 당일에 검토를 마치고 보고서를 작성한 후 다음날 허가증을 발급한 것이다. 보통의 경우, 법인 신청 후 허가증 발급까지 평균 27.2일이 소요된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미르와 K-스포츠에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더하여 재단을 설립하는 과정을 기록한 회의록이 매우 부실하고 미르와 K-스포츠의 회의록이 상당히 동일했다. 뿐만 아니라 창립총회 당일의 대관 기록도 없고 회의록에 등장하는 기업 인사들이 참여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회의록마저 가짜로 밝혀져 논란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최순실 게이트’ 의혹이 불거진 현재까지 미르는 1년, K-스포츠는 9개월 정도 운영됐으며 이들의 활동 대부분이 박근혜 정부 관련 활동이었다. K-스포츠는 박 대통령의 이란 순방, 우간다 순방, 에티오피아 순방 때 태권도 시범 공연을 주최했으며 미르는 프랑스 순방 때 요리 시식행사 진행과 ‘코리아 에이드’ 사업, 아프리카 원조사업인 ‘K밀’ 등에 참여했다.

검찰에서 이와 같은 사실을 몰랐던 것은 아니다. 2016년 7월 이석수 특별감사관(이하 특감)은 미르와 K-스포츠가 전경련에 압박을 가해 기업들에게 돈을 받았다는 첩보를 입수해 내사를 지시했다. 그 후 이석수 특감은 수사기밀 유출 의혹 등에 휘말려 사표를 내면서 내사는 더 진행되지 못했다. 한겨레 등 몇몇 언론에 따르면 사실 이석수 특감 해임의 원인이 우병우 민정수석 의혹 관련 감찰이 아닌, 미르 내사 때문이며, 최순실에 대한 관심을 우병우로 덮으려 했다는 의혹을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