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3호/여어나누] Jean Skandrani 교수님을 소개합니다.
우리 학교는 독일어, 프랑스어, 영어, 중국어 총 4개의 외국어교육 전공을 개설하고 있다. 각 과별로 원어민 교수님이 계시지만, 해당 전공자가 아니라면 원어민 교수님께 수업을 들을 기회가 좀처럼 찾아오지 않는다. 이에 대해 작은 아쉬움과 궁금증을 품고, 17년 동안 우리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셨다는 불어교육과 Jean Skandrani 교수님을 만났다.
Q.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명은 ‘Jean Skandrani’이지만 발음하기가 까다로워서 학생들은 저를 ‘Professor Jean’이라고 부릅니다. 출신지는 독일과 근접한 프랑스의 동부인데, 독일어와 프랑스를 혼용하는 지역입니다. 그러한 환경에 영향을 받아 학교에서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프랑스어 교수법을 공부하였습니다. 처음에는 프랑스에서 일을 시작했지만, 외국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어 한국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17년 전 교원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교육의 테크닉에 많은 관심을 가졌던 저로서는 한국교원대에 매우 만족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교육에 대해 생각하기엔 최적의 환경이니까요.
Q. 어떤 기회로 한국에 오게 되셨나요?
프랑스에서 외국에서 가르치는 일을 찾아보던 참에 내가 근무하고 있던 대학의 한국인 교환 학생이 자신의 학교에 자리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그 학생 덕분에 한국에서 오게 되었죠. 충남대학교와 배제대학교를 거쳐 지금의 자리에 와있습니다. 내내 충청도 지역에서만 살았네요.
Q. 우리 학교는 외곽에 자리잡고 있는데, 지루하진 않으신가요?
괜찮습니다. 저는 이제 그다지 젊지 않기 때문에. 전원적인 환경이 마음에 듭니다.
Q. 한국에서 가르치는 일은 어떠신가요?
우선 내가 처음 한국에 왔을 당시에 비해 많은 것이 바뀌었습니다. 처음 교원대학교에서 수업을 시작할 때엔, 가르치는 일이 지금보다 쉬웠습니다. 교수들이 좀 더 존경을 받는 위치에 있었기 때문이겠죠. 이 학교의 학생들은 선생님이 되고자 하기 때문에 여전히 교수들에게 존경심을 갖고 있지만,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에는 변화가 생겼습니다. 종종 고등학교에서 수업을 하기도 하는데, 젊은 세대의 학생들은 좀 더 거칠고, 그들 스스로 배움을 얻는 것을 더 선호하는 쪽으로 변하고 있습니다(스마트폰 만지는 동작을 취하며). 프랑스와 매우 유사한 모습입니다. 프랑스에서는 이러한 양상이 30년 전에 나타나기 시작했고, 교수의 사회적인 위치가 하락했습니다. 그 이유는 젊은 학생들이 나이가 많은 교수들보다 급변하는 사회에서 새롭게 만들어지는 기술들을 더 빨리 습득하기 때문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떠한 부분에서는 이제 더 이상 교수를 필요로 하지 않기도 합니다.
Q. 외국 생활의 어려운 점은 없으신가요?
저는 독일과 프랑스 두 문화가 공존하는 환경에서 자라났기 때문에, 다른 문화를 접하는 데에 거부감이 적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의 음식, 예절과 같은 생활양식에도 어렵지 않게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대체로 만족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Q. 이 학교에서 가르치신 17년 간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우선 새로운 건물이 많이 생겼고, 교통 환경이 개선되어 이제 더 이상 외진 지역도 아니죠. 커피숍도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가장 많이 바뀐 것은 학생들의 마음가짐이겠죠. 내가 여기 처음 왔을 당시엔 교사가 많이 필요했기 때문에 교사가 되는 것이 비교적 쉬웠습니다. 지금은 과거보다 훨씬 더 어려워진 탓에 공부량이 크게 늘었고, 그에 따라 학생들의 분위기도 달라졌습니다. 과거엔 학생들이 좀 더 재미있는 생활을 했었던 것 같네요.
Q. 프랑스 학생과 한국 학생은 서로 다른 점이 많을 것 같은데, 어떤 부분이 가장 흥미로우셨나요?
우선 과거에 비해 두 집단 간의 차이가 점점 더 적어지는 것 같습니다. 여전히 다른 점이라면 한국학생들은 입시에 대한 부담이 커서 고등학교 시절에 온전한 자신의 삶을 누릴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 때문에 학생들은 대학에 입학하는 시점에서 어른이라기보단 여전히 10대 같은 모습입니다. 하지만 프랑스 학생들은 고등학교에 입학하며 이미 어른이 될 준비를 시작합니다. 진지한 연애 생활, 직업을 가지는 등 다양한 경험을 쌓죠. 한국의 고등학생들에겐 이러한 기회가 주어지지 어렵습니다. 두 번째로는 한국교원대의 성비가 흥미로웠습니다. 본교처럼 여학생들이 월등히 많은 환경은 프랑스에서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또 프랑스에선 대학 입학 전 몇 년간 일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학생들의 나이대가 한국보다 다양합니다.
Q. 자유시간엔 무엇을 하시나요?
책을 즐겨 읽습니다. 특히 프랑스 사회의 흐름과 문화에 대한 책을 읽는 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언어는 쉽게 바뀌지 않지만, 문화는 급격하게 바뀌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문화를 제대로 교육하기 위해선 최신의 정보가 필요합니다. 또 고등학교를 방문해 학생들과 만나는 것도 제 생활의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등산과 가벼운 산책도 좋아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먼저, 지금 이 시간이 힘들고 직업을 갖는 일이 복잡하다고 해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교육직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종이라 해도, 여전히 흥미로운 직군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대부분의 교수님들이 학생들의 어려움을 도와주는 데 주저하지 않으신다는 것도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내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학교에서의 언어교육이 좀 더 활성화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비록 전공은 언어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더라도, 무엇을 가르치든 다른 문화에 대해 열린 태도를 갖는 것은 중요합니다. 언어를 배우는 것은 문화를 이해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또 한 학기는 짧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입니다. 꼭 언어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행동과 생각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공부를 하는 것이 반드시 도움이 되리라 믿습니다.
Q. 이 학교에 앞으로도 계속 계실 예정이신가요?
그러길 바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