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2호] 2016학년도 하반기 학생총회 무산

30여 명으로 시작된 총회, 무산 시까지도 참석인원 150여명에 그쳐

2016-09-11     하주현 기자

지난 8일 저녁 7시 교원문화관에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의 주최 아래 열린 2016학년도 하반기 학생총회가 무산됐다. 하반기 학생총회에서는 ▲비대위 임시집행국 체계 보고 ▲상반기 학생회비 사용 보고 ▲하반기 비대위 및 자치기구의 사업계획안과 예산안에 대한 논의 및 승인이 있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개회 정족수인 603명의 1/4 가량인 152명이 참석하였고, 조정래 비대위원장은 8시 33분 정족수 부족으로 학생총회가 무산됐음을 선언했다.

 

◇ 30여 명으로 시작한 학생총회와 1시간가량 진행된 간담회

예정된 개회시간이었던 7시, 교원문화관엔 30여 명의 학생이 자리했다. 150여 명으로 시작되던 예년에 비해 이례적일 정도로 적은 인원이었다. 5분 간격으로 참석 인원이 재확인 됐으나 10명 안팎으로 증가했고, 30분이 지난 7시 30분에서야 88명으로 인원이 늘었다. 7시 30분엔 비대위원장의 주재로 간담회가 시작돼 서기단을 선출하고 각 안건이 논의됐다. 비대위에서 계획한 하반기 사업은 ▲회장단의 경우 졸업앨범 사업 ▲사무국의 경우 회의 안건 및 회의록 공시와 기록물 관리 ▲집행국의 경우 청람체전과 규찰대, 간식사업이다. 이중 간식사업은 이번에 신설된 항목으로서 학생복지위원회(이하 학복위)와 연대해 시험기간 중 3일에 걸쳐 100인분의 간식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학우들이 시험 기간 중 끼니를 거르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조정래(생물교육·15) 비대위원장은 “간식사업은 타 대학에 많이 진행되고 있는 사업이며 과거 총학에서도 진행하려했으나 지금은 진행되지 않는 다른 사업을 하느라 예산이 배정돼오지 못했다”며 간식사업의 시행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간식의 종류와 배부 장소, 시간은 비대위 내부에서 구성한 것을 설문을 통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동아리연합회(이하 동연)·교지편집위원회·학복위의 사업계획안이 논의됐다.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3일 동안 진행되는 이번 동아리대동제는 본 무대 말고도 보조무대가 따로 있어 작은 규모의 동아리와 개인 팀이 무대에 설 수 있다. 동아리 대표를 거치지 않고 무대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본 무대와의 차이다. 한편 동연에서 예산을 지원하는 동아리 수익 사업엔 보드게임 동아리 ‘수담회’의 사업계획안이 선정돼 축제기간인 3일 동안 학생회관 지하공간에서 방탈출 게임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어 손창환(물리교육·13) 동연회장은 “학교 측과 논의한 결과 교내에서 주류 판매를 인정할 수 없다는 대답을 받았다”며 이번 축제기간에도 수익사업에서 주류는 판매대상이 될 수 없음을 알렸다. 한편 초대가수의 공연이 있는 26, 27일 중 27일은 가수 윤하가 초대가수로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 학생총회에 대한 학우들의 반응

이승민(가정교육·16) 학우는 “총회가 진행되는 동안 강당이 너무 조용해 ‘뻘쭘’했다”며 장내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현석(지구과학교육·15) 학우는 “1학기 학생총회 때 있었던 일의 영향이 아무래도 제일 큰 것 같다”며 “특히 지난 학기엔 1학년이 많이 참여했는데 총회가 갑작스럽게 종료되는 모습들을 보며 참여율이 저조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유지승(영어교육·12) 학우는 “비대위 체제이다 보니 사람들이 참여의 필요성을 덜 체감하는 것 같다”며 “총회에 대한 홍보가 더 필요하고 일종의 유인책도 필요해 보인다”고 생각을 전했다.

한편 이번 하반기 학생총회는 지난 3월 11일 제29대 새싹 학생회 회장단의 사퇴 이후 결성된 비대위가 개최한 첫 총회였다. 당시 비대위원 모집에 유일한 지원자였던 조정래 학우가 3월말 열린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에서 비대위장으로 선출됐고, 이후 비대위 위원을 추가 모집해 4명의 인원이 늘었다. 이번 학기엔 수습위원으로 6명이 지원해 앞으로 총 11명이 비대위의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조정래 비대위원장은 “상반기의 일로 학생회 전반에 대한 학우들의 신뢰가 떨어진 것과 비대위 실무 인원 부족으로 학생총회에 대한 홍보가 부족했던 것이 참여율이 저조했던 원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깨끗한 운영을 해 학생자치기구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남은 한 학기 동안의 과제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의 다짐을 전했다. 임유경(영어교육·15) 학우는 “비대위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학생들이 참석을 해 잘한 점과 부족한 점을 알려주면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했고, “간식사업과 관련해 학생회비에 여유가 있다면 학생들의 복지를 위해 쓰이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도 전했다.

 

◇ 전학대회로의 즉시 이행에 대한 의견

학생 수가 적은 우리학교는 타 대학과 달리 모든 학우가 학생총회의 당사자로 참여하는 직접민주주의가 가능하고, 실제 학생총회를 통해 학생자치 기구의 사업을 논의·승인해왔다. 한편 이와 같은 직접민주주의 형태의 의사결정방식이 지닌 의의와 장점이 크지만 이번처럼 특별한 사안이 없는 경우까지 모두 학생총회를 거쳐 사업을 승인 받기엔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이 있다.

실제 익명의 한 학우는 “학생총회가 상반기에도 개최되지 않으면 상당한 문제가 있겠지만 하반기에까지 강요되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의견을 보내왔다. 지금 대학생들은 과거처럼 대학의 로망을 누릴 시간도, 기회도 없는 게 사실인데 이번처럼 평시의 안건들만 가득하다면 굳이 학생총회를 통해 최고의사결정권이 행사되어야 하는지에 의문이 든다는 것이다. 이어 “학생자치가 최악으로 치닫던 2014년에도 학과통폐합과 같은 위기가 생기니 학우들은 결집하고 목소리를 내지 않았냐”며 “학생자치가 위기라는 말이 많지만 다른 대학의 경우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정작 위기가 닥치면 학생들은 다시금 결합하고 적에 대항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한편 2015학년도 하반기 개회된 학생총회에선 총학생회칙 8차 개정안이 통과된 바 있다. 작년 9월 5일부터 적용된 이 학생회칙에선 학생총회가 무산된 경우에만 가능하던 전학대회의 소집 요건이 삭제됐다. 대신 전체 회원·전학대회 위원·확운위 위원·중운위 위원·총학생회장단 중 일정 인원의 요구가 있을 때에 학생총회를 거치지 않고 전학대회를 바로 열 수 있게 됐다. 전학대회는 학생총회에 준하는 권한을 가진 자치기구로서 대의원은 총학생회장단·단과대학생회장장·과학생회장단·각 과 학년대표 1인·동연회장단과 소속 분과장·언론출판협의회 의장단·확운위에서 승인 받은 중앙집행국 간부 1인·청람문화 편집장·학복위장·교육기부추진단으로 구성된다. 이번처럼 특이 안건이 없는 경우 시간적, 인원적 요구를 크게 필요로 하는 학생총회 대신 규모가 작은 전학대회에서 심의·의결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조정래 비대위원장은 “비대위원장으로서 기존 관례를 깨기가 부담스러웠던 것도 사실이지만 직접 민주주의가 조금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해 전학대회로 바로 이행하지 않고 학생총회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2~3년 후에는 주요 안건이 많은 상반기엔 학생총회가, 큰 안건이 많지 않은 하반기에는 전학대회가 열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회의가 무산돼 승인받지 못한 안건은 오는 12일 전학대회가 의결 권한을 위임받아 승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