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2호/문화칼럼] 동계올림픽 유치 후 평창의 미래
지속가능한 환경올림픽이 되도록 해야
발행: 2014. 02. 24.
지난 2011년 7월 남아공 더반에서 열린 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 행사에서 평창이 개최지로 선정됐다. 세 번의 도전 끝에 얻어낸 기회다. 하지만 기뻐할 수만은 없다. 동계올림픽 유치가 항상 반가운 소식이었던 것은 아니다. 1976년 미국 콜로라도 주의 덴버 시는 1970년에 동계올림픽 유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 주민들에 의해 올림픽이 너무 비싼 값을 치러야 하는 모험이라는 비판이 제기됐고, 환경파괴를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올림픽경기장 건설로 야생동물들의 서식지가 파괴되는 것에도 문제가 제기됐다. 이는 정치적 쟁점으로 번져 주민투표를 실시했고, 결국 올림픽 반대가 60%로 나오자 덴버 시는 개최권을 반납했다.
덴버 시는 환경오염을 예상하여 동계올림픽 유치를 취소했다. 그러나 근시안적인 사고를 가지고 단지 국가의 이미지 제고 및 경제적 발전을 위해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투자를 하여 올림픽의 후유증을 겪는 나라도 있다. 먼저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을 살펴보면 스키활강장이 국립공원 보호지역 안에 건설되어 심각한 침식이 일어나 생태계의 변화를 미치기도 했다. 경기장의 신설과 고속철도 개통으로 인해 재정적으로도 적자가 났다. 동계올림픽이 주민건강에 영향을 미친 사례도 있다. 1992년에 열린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의 트랙 경기장을 주택가 근처에 지으면서도 유독성 암모니아를 얼려 주민 건강을 위협하였다. 게다가 무분별한 펜션. 콘도. 리조트 등을 건설하면서 최악의 환경오염 올림픽으로 끝났다. 이후 알베르빌은 관광객이 급속하게 감소하며 지역경제가 침체됐다. 올림픽만 열리면 관광 인프라 구축으로 지역경제 활성화가 이루어진다고 단언했지만 무분별하게 투자된 건물들은 올림픽만을 위한 일회용 건물이 됐다. 이로 인하여 사상 최악의 환경올림픽이라는 타이틀을 얻고 국가이미지도 하락했다. 위의 사례들을 보았을 때 동계올림픽 유치가 평창에서 독이 될 수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성공적이려면 올림픽이라는 단발적인 행사로만 끝나서는 안 된다. 올림픽준비를 시작으로 지속가능한 올림픽이 돼야 한다. 현재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원회)는 문화올림픽, 환경올림픽, 평화올림픽, 경제올림픽이라는 4가지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목표만 가지고 있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 4가지 목표 하위의 세부 항목을 만들어 실천해야 한다. 조직위원회의 4가지의 목표를 지향했던 선례로는 1994년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이 있다.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최소비용을 들여 환경오염을 시키지 않겠다는 노력으로 친환경적인 방법을 찾아 나섰다. 새 건물을 가급적 짓지 않고 쓰레기를 줄이며, 아이스하키 경기장을 지을 때에도 바위산에서 바위를 도려내고 동굴 형으로 만들었다. 스피드 스케이트 경기장은 바이킹 함선 모양으로 금속이 아닌 목재식 건물로 만들었고, 봅슬레이 경기장에도 목재를 주로 사용했다. 대회 후 불필요해지는 선수촌의 숙소 등은 가건물로 만들고, 대학생 기숙사 등으로 재활용해 대회가 끝난 후의 재정 부담을 최소화했다. 다른 사례로는 2002년 미국의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이 있다. 자연환경을 훼손시키지 않기 위해 지형을 최대한 활용하여 경기장을 설계했고, 올림픽이 끝난 이후에도 경기장을 개방하여 꾸준히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선택했다. 선수들의 숙소는 학생들의 기숙사로 재활용 하는 방안을 선택하여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게 했다. 이러한 노력들로 인해 올림픽 이후 도시브랜드 이미지가 상승하는 효과가 발생했고, 세계적인 관광지도 되었다.
동계올림픽은 약 20일정도 진행된다. 20일 동안 우리나라의 브랜드 가치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반짝하고 사라질 20일을 위해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흉터가 생길 수 있다. 이 흉터는 쉽게 사라지지 않고 오랫동안 남아 우리 미래의 후손들을 괴롭힐지도 모른다. 동계올림픽은 유치 이후 개최국들은 환경적 측면을 고려했을 때 긍정적인 결과보다는 부정적인 결과가 더 많았다. 그렇기 때문에 치밀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평창올림픽도 장밋빛 전망만을 바라볼 수 없다. 환경올림픽으로 주목받았던 릴레함메르와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을 본받아 우리나라도 친환경적이고 재활용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올림픽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