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1호] 개개인 마다 편차 큰 교육 실습 활동, 구체적 가이드라인 등의 개선 필요
상황에 따라 수업 시연 차수 차이 커, 일부 교사들은 개인적 업무 지시하기도
매 학기 중순이면 학교에는 정장을 입은 학우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4주 동안의 교육 실습 기간을 거쳐야만 전국의 사범대 및 교육대 학생들이 교원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만큼 우리 학교 학우들도 인근 지역의 초·중·고등학교에 교육 실습을 나가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범대의 경우엔 교육 실습 한 번, 교육대의 경우엔 참관실습과 교육실습 각각 한 번씩 진행하지만, 우리 학교의 경우 사범대와 교육대 모두 두 번의 교육 실습 기간을 갖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교육 실습이 미래 예비 교사들에게 갖는 의의는 상당하다. 사실상 교사라는 직업을 처음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며 수업 시연은 물론 학생들과의 교감, 교사로서 나아갈 방향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가능한 시기이다. 이 때문에 무엇보다도 교육 실습 본래의 취지를 성취할 수 있는 체계적인 제도와 지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학교마다 각 교과별 수업 시수의 차이와 현직 교사 개개인의 역량 차이, 마땅한 매뉴얼의 부재 등의 문제로 교육 실습 본연의 취지를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 사전교육 부족, 실습 내 해야할 일들은 많아
교육 실습 전, 학교에서는 실습과 관련된 사전 교육을 진행한다. 예비 교사로서 실습에 임하는 태도나 자세 등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지만 이에 대한 교육은 단 한 번 진행된다. 이에 대해 익명의 학우는 “막상 학교를 배정받고 실습이 시작됐을 때 해야 할 것들이 많이 있지만 사전에 선배들을 통한 이야기 외에는 거의 아무런 정보를 얻을 수 없어 처음엔 막막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교육 실습은 4가지로 세분화된다. ▲실무 실습 ▲참관 실습 ▲교육 실습 ▲수업 실습으로 나뉘는 교육 실습은 각각 ▲ ▲다른 실습생의 수업 참관 ▲학교 행사·학급 관리 ▲실제 수업 진행의 내용을 담고 있고, 실습 첫 주 각각의 실습을 주관하는 현직 교사의 특강을 통해 관련된 정보가 전달된다.
◇ 담당 지도 교사에 따라 활동 내용은 천차만별
학교마다 다른 커리큘럼과 뚜렷한 가이드라인의 부재로 인해 교육 실습생 사이에 활동 내용 편차가 크다는 점 역시 문제로 지목된다. 교육 실습은 특강과 참관 수업, 수업 시연 등의 순으로 진행되는데 학교마다 해당 항목들의 진행 차수나 기간이 달라 개별적으로 진행된다. 뿐만 아니라 보통 교육 실습생 2명당 1명꼴로 배치되는 지도 교사에 따라 교육 실습생들이 참여하는 참관 수업이나 수업 시연의 횟수에 큰 차이를 가져오기도 한다. 익명의 학우는 “실제로 현장 교사에 따라 4주 동안 2차시 수업을 하는 경우도 있고, 20차시 수업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며 개개인마다 경험의 큰 차이를 보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장 교사들이 교육 실습과 연관 없는 일들을 지시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익명의 학우는 “영어과의 경우 교사가 작업하는 번역 일을 시키는 경우도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한편 이번 학기 교육 실습 기간 중 월곡초에선 교사들이 교육 실습생들을 대상으로 장기자랑을 시켜 문제가 되기도 했다. 현장에 있던 학우는 “현장 교사들이 우리들은 같은 선생님의 입장으로 온 만큼 그에 맞는 행동을 부탁한다 했는데 그 말과 모순되게 강압적인 분위기로 장기자랑을 시켰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외에도 교사들이 교육 실습의 취지를 방해하는 행위들은 다양하게 나타났다. 복수전공 학생들에 대한 무시한다거나 본인의 수업을 모두 실습생들에게 배당하는 일도 다반사다. 이에 한 학우는 “교육실습이 본래의 취지와는 다르게 교사들의 업무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나온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며 문제점을 드러냈다. 다른 학우 역시 “교사로서의 갖춰야 할 자질에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충분히 지도할 수 있는 선생님들을 만났으면 좋겠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 실습의 필요성은 인정, 하지만 일부 개선 사항들 제시하기도
교육 실습생 5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교육 실습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94.6%에 이르렀다. 하지만 실습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 있어서는 21.9%의 학생들이 불만족하다고 응답했다. 필요성에 비해 일부 학생들이 현재 교육 실습제도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교육 실습에 불만족하다고 응답한 학생들은 ‘체계적 시스템 부재’를 그 이유로 꼽았다. 앞서 학교의 상황, 교사마다 각각 천차만별의 경험을 하게 되는 교육 실습의 문제점들이 드러나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다양한 점들이 실습의 개선사항으로 지목된다. 한 학우는 “학생들과의 공식적인 소통시간 혹은 여가시간이 실습 첫날 필요하다”며 “학생들과의 소통을 제한하고 거리를 두게끔 하는 학교도 있어서 실습제도가 과연 수업 이외의 교사로서 경험을 할 수 있는 제도인지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한편 두 번의 실습 기간이 너무 길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다른 사범대나 교육대는 4학년 1학기에만 교육실습을 나가는 반면, 우리 학교의 경우 3학년 2학기와 4학년 1학기 두 차례에 걸쳐 교육 실습을 나간다. 학교 측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실습을 두 번 가는 학교”라며 “이러한 차별점이 우리 학교 학생들을 더욱 경쟁력 있게 만든다”고 밝혔으나 이에 대해 일부 학생들은 그 기간이 너무 길다는 의견과 3학년 실습은 시기적으로 너무 일러 제대로 된 수업을 하기엔 역부족이란 의견을 제기하기도 했다.
4주간 두 차례에 걸친 실습 기간은 많은 학생들에게 설레거나 고대되는 경험임에는 틀림없다. 뿐만 아니라 표면적으로는 교사로서의 업무와 수업 등을 배우는 시간이 됨과 동시에 교사라는 직업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가능한 시기인 만큼 본래의 취지를 잃지 않는 적절한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인 장벽들로 교생 실습의 의의가 왜곡되고 있는 만큼 제도적 차원의 문제 해결이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