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0호] 충북 괴산서 춘계 농민·학생 연대활동 진행돼
학복위 주최로 학우 23명 참여, 농민 삶과 농촌 현실 배우는 자리 가져
지난 6일에서 8일, 학생복지위원회의 기획 아래 충북 괴산군에서 춘계 농민학생 연대활동(이하 ‘농활’)이 진행됐다. 4월 21일까지 받은 신청인원 중 참가사유를 고려하여 총 23명의 학생들이 선발됐고, 일정은 임시공휴일과 주말을 이용해 2박 3일간 진행됐다.
◇ 복숭아 솎고, 말뚝 박고··· 16시간의 일과 ‘1인 1주체’ 제도에 따른 역할 분담
농활은 매해 봄, 가을 2회 진행되며 3년을 주기로 농활지가 변경된다. 이번 농활지인 충정북도 괴산군은 작년에 세계유기농 엑스포를 개최한 곳으로, 그중에서도 소수면은 살구를 특산물로 내세우고 있다. 농활에 참가하게 되면 ▲첫째 날 오후 ▲둘째 날 오전·오후 ▲마지막 날 오전으로 각각 네 시간씩 총 네 번의 일을 하게 된다. 이번 농활에서 학생들은 복숭아 솎기·고추밭 말뚝 박기·옥수수 씨앗 심기·옥수수 덧신 뽑기 등의 활동을 했다.
또 농활에 참여하는 학생 모두는 일종의 역할분담제도인 ‘1인 1주체’를 따라야 하는데 ▲작업대를 인솔하고 농활대장과 연락하는 역할의 작업 주체 ▲3일간의 식사를 준비하는 식사 주체 ▲식후·식전 설거지와 정리를 담당하는 설거지 주체 ▲식후·취침 전 생활공간 전체의 청소를 담당하는 청소주체로 나뉘어 역할을 맡는다.
작업이 끝난 후에는 간단히 공부나 토론을 하는 자리인 ‘교양’을 진행하는데, 우리 학교의 경우 마을의 학교 선생님을 모셔 간담회를 진행하고 교직에 대해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외에도 학생들은 공동체 활동과 집단생활을 통해 농활에 참가한 타 학과 학생들과 상호 교류하며 협력과 자치를 배우는 기회를 가졌다.
◇ 전국농민회 사무국장, “농활은 농촌체험이 아니다”
‘농활’은 ‘농민·학생 연대활동’의 준말이다. 흔히 농활을 ‘농촌봉사활동’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봉사’가 아닌 ‘연대’라는 단어가 사용 되는 이유는 ‘봉사’는 자칫 농민과 대학생간에 계층적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즉, 농활은 농민들의 일손에 보탬이 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농민의 삶을 배우고 농촌의 현실을 느낌으로써 노동력 부족 문제를 일부 해결하고 농촌에 대한 멸시에서 탈피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전국농민회 사무국장은 “농민과 학생이라는 새로운 인간관계 속에서 근로 후의 피곤함을 자연스럽고 뿌듯하게 받아들이고 내 배만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남에게도 충분히 베풀 줄 아는 마음을 꼭 배워갔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농활에 참여한 학생들을 격려했다. 한편 “요즘 농활에 참여하는 대학생들은 농활을 단순한 농촌 체험 정도로 생각해서 쉬고 싶을 때 쉬어버리거나 맡긴 일을 건성으로 처리해서 다녀간 이후 오히려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많아지기도 한다”며 책임 있는 태도를 당부했다. 덧붙여 “앞으로 농활이 진일보 할 수 있게 학생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와 도전하고 싶은 활동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며 농활의 지향점을 밝혔다.
◇ “우리가 먹는 음식은 결코 쉽게 탄생하지 않는다”
농활에 참여한 장윤정(역사교육·16) 학우는 “우리가 먹는 음식이 결코 쉽게 탄생하지 않는 다는 것을 느꼈고 함부로 음식물을 버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무엇보다 학생 여러 명이 한 밭을 맡아도 오랜 시간동안 힘을 들여야 하는 걸 보고 아무리 숙련됐더라도 농민 분들께서 얼마나 많은 고생을 하실지 진심으로 느꼈고 감사하게 됐다”며 농활 활동에 대한 뿌듯함을 전했다.
지역 농민 김흥천 씨는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이 줄어들어 외국인이 없으면 농사를 짓기 힘들고, 인건비도 3년 사이 5만원에서 6만원으로 뛰었는데 학생들 덕에 혼자서 7일간 할 일을 3일 만에 마칠 수 있었다”며 농활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학생복지위원장으로 이번 농활에서 농활대장을 맡은 김선진(역사교육·15) 학우는 “지난 학기 농활에 이어서 두 번째이자 마지막으로 농활대장을 맡게 됐다. 지난번보다 숙박하는 시설도 많이 개선됐고 예산도 증액돼 농활을 진행하는 것이 훨씬 수월했다. 무엇보다 참가한 학우들이 모두 힘들다고 내색하지 않고 근로에 열심히 임해주셔서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춘계 농활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한편 “농활 주최 측에서 교양 진행 여부를 늦게 알려주셔서 마을 어르신 분들과 보내는 시간을 확보할 수 없었다”며 아쉬운 점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