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9호] 신축도서관 건립비용 마련에 명확한 청사진 없어
남은 대응자금 20억 외에 내부기자재 구입에 30억 더 마련해야
2018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신축도서관(가칭 미래도서관)은 4월 현재 지하 1층의 골조 공사를 완료하고 콘크리트를 바르는 레미콘 타설 작업을 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지상 1층부터 6층까지의 골조공사를 하고, 2017년에는 외부 마감 작업을 한 뒤, 2018년엔 내·외부 마감과 외부 토목·조경 작업으로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신축도서관은 정부에게 사업비의 90%를 지원받아 진행하는 사업으로 2018년 완공을 목표로 작년 6월에 공사를 시작했다.
◇ 대응자금으로 24억 7천만 원 필요
신축도서관 사업은 교육부가 총 건축비용의 90%를 지원하고 우리학교가 10%의 대응자금을 자체 부담한다는 조건으로 승인됐다. 초기 신축도서관의 총 예상 건축 비용은 281억 8,800만 원이었으나 설계 업체, 시공 업체 등 실제 공사를 담당할 업체들이 낙찰되며 총 건축비용은 247억으로 조정됐고, 이에 따라 현재 우리학교가 마련해야 하는 대응자금은 24억 7천 만 원이다.
대응자금은 내·외부로부터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 발전기금에서 충당하게 되고, 이에 발전기금을 관리하는 대외협력과에서 대응자금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작년에 한창 학교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사람이 3년 동안 한 달에 만 원 이상씩 기부하는 ‘1-3-1 모금 캠페인’이 진행된 것이 대표적이다. 한편 외부 기업을 대상으로 기금을 유치할 수도 있는데, 이에 대외협력과 직원들은 외부로 출장을 다니며 대기업과 교육 관련 기업의 관계자 등을 만나 신축도서관의 건립 기부금을 모으려는 노력을 했다. 그 결과 학습 서적 출판사인 지학사와 1인 창조기업을 지원하는 IBUILT세종 등의 기업에게 발전기금을 기부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대외협력과 김수영 팀장은 “외부 인사와의 일회성 접촉으로 선뜻 기금이 마련되는 건 아니어서 발전기금을 모으는 일이 쉽지 않았다”며 “기부를 하는 기업과 우리대학이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 대응자금의 8% 마련했으나 20억 원 더 필요해
작년 대외협력과는 연도별로 ▲2015년 2억 ▲2016년 8억 ▲2017년 9억 ▲2018년 9억의 발전기금 모금을 목표로 해 신축도서관 대응자금 및 집기 구매 비용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신축도서관 건립 기부금으로 실제 납부된 돈은 ▲2013년 170만 원 ▲2014년 1억 3,575만 원 ▲2015년 2억 9,482만 원 ▲2016년(3월 31일 기준) 3,844만 원으로 2015년의 목표 모금액이었던 2억은 달성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김수영 팀장은 2014년 말부터 2015년 말까지 1년 동안 진행된 ‘1-3-1 모금 캠페인’ 덕에 비교적 많은 돈을 단시간에 모금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작년 한 해 ▲교수 36명 ▲직원 89명 ▲동문 94명 ▲기업 4곳 ▲기타 19곳으로 총 242개 단위에서 약정에 참여해 이전 연도인 2013년의 3개 단위, 2014년의 72개 단위와 비교해 볼 때 성과가 있었다. 그러나 ‘1-3-1 운동’에 참여할 수 있는 학교 구성원은 이미 다 참여한 것으로 보여 앞으로 ‘1-3-1 운동’을 통한 학교 구성원으로부터의 모금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 팀장 역시 “모금액의 목표 수정은 하지 않을 것이나 이젠 개인 약정자·납부자로부터 모금을 받는 것은 한계가 있어 보이며 기업체의 기부가 방안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을 통한 모금은 직원들이 하는 데에 한계가 있어, 정책적 책임이 있는 분이 적극적으로 해주셔야 할 것 같다”며 앞으로의 발전기금 모금 방안에 대한 의견을 전했다.
한편 2013년 말부터 올해 3월 31일까지 신축도서관 발전기금은 ▲납부액이 4억 7,071만 원 ▲약정액이 7억 6,821만 원 확보됐다. 약정액은 ‘1-3-1 모금 캠페인’을 지속하기로 계약한 지원자들의 3년 치 기부금이 포함된 금액이다. 대외협력과는 지난해까지의 신축도서관 건립 기부금 납부액 4억 7천만 원 중 2억 원을 올해 대학회계의 건축비용으로 이전했고, 남은 2억 7천만 원 역시 차후 대학회계로 이전할 예정이다. 현재 대학회계로 이전된 2억 원을 기준으로 본다면 대응자금의 8%가 마련된 상황이며, 차후 이전될 2억 7천만 원을 합한 4억 7천만 원을 기준으로 본다면 대응자금의 19%가 마련된 상황이다. 따라서 완공 예정 연도인 2018년까지 약정액을 포함해 앞으로 납부돼야 하는 금액은 20억 원이다.
◇ 남은 대응자금 20억 원 외에 내부기자재 구입비로 30억 원 더 필요
그러나 문제는 대응자금 20억 원 외에 도서관 내부집기 구입비로 30억 원이 추가로 마련돼야 한다는 점이다. 교육부는 총 건축비용 247억의 90%인 222억 3천 만 원을 지원할 뿐이어서 내부기자재는 학교가 자체적으로 마련해야 하는데 발전기금을 통한 대응자금 마련에도 특별한 대책이 없는 와중에 30억을 어떻게 더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구성원들의 걱정이 크다.
도서관 행정실 직원에 따르면 총장(류희찬 교수)과 도서관장(장수명 교수)이 새로 취임하며 신축도서관 건립 운영위원회와 실무추진위원회가 구성됐고, 이를 5월 초 소집해 신축도서관 내부기자재 구입 방법과 구입 시기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내부기자재 비용 30억 원의 마련 방법에 대해 묻자 “도서관에선 신축도서관 내부를 채울 집기를 사는데 얼마가 필요한지만 파악했지, 아직 그 돈을 마련하는 방법을 확실하게는 모르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어 “한 번의 논의로 (비용 마련의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라 (위원회 등이) 꾸준히 만나고 안건을 추진해야하기에 차후 논의가 진행되어 봐야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 대응자금 마련에 교육·연구 복지 뒷전 될 수 있어
일전에 대학 측에서는 신축 사업의 대응자금을 기성회 예산으로 충당한 적이 있다. 2011년과 2012년 2년에 걸쳐 총 8억 9천 만 원이 유아교육원 건축 사업의 대응자금으로 기성회 예산에서 편성·집행된 것이 그것이다. ‘외부로부터의 발전기금 유치’는 지난 총장 후보지원자들의 공약에서도 일관적으로 나타났듯 대응자금 마련의 중요한 방향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유아교육원의 전례가 보여주듯 대응자금이 외부 기금으로 마련되지 않았을 때 학교 내부에서 대응자금을 충당할 수 있다는 추측도 가능하다.
실제 2014학년도 하반기 학생총회 간담회에서 비대위가 “신축도서관 대응자금을 기성회계가 부담하게 될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고, 이에 대해 대외협력과는 “발전기금이 기성회계의 부담을 지시할 권리는 전혀 없다”고 말했으나 재무과 관계자는 “아직 결정사항이 아니나 기성회계에서 부담할 수 없다고 할 순 없다”고 밝힌 바 있다.(한국교원대신문370호 1면기사 참조)
작년부터 국립대의 기성회계가 대학회계로 통합돼 지금은 기성회계가 따로 존재하지 않고, 대학회계 역시 이미 항목마다 정해진 예산이 있어 대응자금을 마련할 여유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대학회계에서 대응자금을 마련하고자 한다면 유용 가능한 항목은 복지부분이 될 것이고, 등록금을 올려 대학 내부 자금을 충당하는 것도 가능한 얘기다.
아직 이 같은 변화로의 기미는 없으나 졸업생 대상 복지가 감축되는 모습은 이미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과거 졸업생과 지역주민에게 평생 이용료로 5만원을 예탁 받던 것에서 올 4월부터 1년 이용료로 5만원을 받는 방식으로 도서관 회원제 운영수칙이 바뀐 것이다. 올해 2월 진행됐던 인터뷰에서 도서관 관계자는 외부인 이용자에게 연 5만 원을 발전기금 형식으로 기부 받아 신축도서관의 자금 마련의 한 방안으로 삼기 위함임을 설명했다. 이 같은 도서관의 방침에 도서관 근로를 했던 강승훈(윤리교육·13) 학우는 “이번 회원제 변경으로 인해 기존의 회원들이 도서관 측에 서운한 감정을 느꼈고, 재가입보단 탈퇴를 선택하는 분들이 꽤 있었다”며 “미래도서관의 비전 중 '참여'의 측면에서 볼 때 이번 일은 일종의 아이러니였다”고 의견을 전했다.
익명의 한 교수는 “애초에 교육부의 지원 예산이 정해져 이미 결정된 사업이긴 했으나 신축도서관 사업을 적극적으로 막지 못한 교수들의 책임이 크다”고 안타까워하는 한편 “실현가능성이 보이든 안 보이든 현 총장과 대학본부 차원에서 자금마련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면 냉소에 빠져있던 구성원들 역시 기금 모금에 성의를 보일 것”이라며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기를 요구했다. 이어 “지금은 새 총장의 임기 초이기에 기다리겠지만, 방안을 내놓아야 할 때에도 지금처럼 막연히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수준이라면 그땐 불가능한 공사를 과감히 중단하고 새 출발을 해야 할 것”이라며 신축 공사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