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7호/여어나누] 우리학교 조경사를 소개합니다.

2016-03-30     황인수 기자

학교 내부를 걷다 보면 가끔 이 꽃들은 왜 여기에 피었는지, 나무들은 왜 여기에 심겨 있는지 궁금한 적이 있지 않나요? 꽃이 가장 아름다운 곳에 피도록 하고, 나무가 풍성하게 자라도록 학교를 쾌적하게 꾸미는 일을 우리는 조경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학교의 조경 담당은 누구일까요? 한국교원대신문에서는 우리학교 조경을 담당하는 조경사 송재명씨를 만났습니다.

 

Q.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조경사 송재명입니다. 저는 85년도에 입사해서 87년부터 조경사를 시작해 30년 정도를 일하고 있습니다.

 

Q. 조경사를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1986년에 교원대학교에서 청소 담당으로 임명되었습니다. 지금이야 어떨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당시에는 청소부인 제가 교수인 동창들을 보니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또 자식들이 아빠 직업이 청소부라면 부끄러워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1987년에 학교에 조경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는데, 진짜로 조경사로 임명되었고, 그 뒤로 지금까지 일하고 있습니다.

 

Q. ‘청와대에서 근무했다’는 얘기는 사실인 건가요?

청와대에서 근무했다는 것은 사실이 약간 와전이 된 거 같습니다. 98, 99년도쯤에 청와대에서 저한테 한 1주일 동안 전화로 청와대에서 일하지 않겠냐고 했습니다. 청와대에서 근무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다가, 교원대를 떠나고 싶지 않아서 결국 청와대에서 일하는 것은 포기했습니다.

 

Q. 30년 정도를 조경사로 일하셨는데 직업에 대해 후회하지는 않나요?

저는 취미도 조경입니다. 어떻게 보면 취미 생활을 직업으로 하는 것인데 후회가 들지는 않아요. 오히려 열정을 가지고 일을 하니 재미있을 때가 훨씬 많은 것 같습니다.

 

Q. 조경사로 근무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연도는 잘 기억은 안 나는데 제가 7급일 때 모범공무원상을 받은 적이 있어요. 근데 그 상은 일반 공무원들도 받기가 쉽지 않은 상이거든요. 근데 저한테 그걸 주다니…. 그때 정말 뿌듯했습니다.

 

Q. 조경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인가요?

지금 잔디공원에 소나무와 야생화들을 심은 것? 이건 제가 처음이자 마지막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작품입니다. 왜냐고 물으신다면 아무것도 없던 허허벌판에 제가 심은 나무들이 잘 자라서 원하는 그림이 나오는 것이 제 로망인데 이 작품은 제 로망을 이룬 것이 이유라고 하겠습니다.

 

Q. 학생들에게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요?

일단 꽃밭 좀 밟지 않았으면 합니다. 조금만 돌아가면 되는 길을 더 빨리 간다고 꽃밭을 밟아서 간다니까요. 또 현수막을 나무에다 걸어놓는데, 뒷정리를 제대로 안 해서 서낭당처럼 돼 있어요. 그래서 뒷정리를 제가 다해야 해요. 마지막으로 학생들이 조경에 관련된 것을 바라는 게 있다면 저한테 이야기해주었으면 좋겠어요. 학생들이 학교의 주인이니까요.

 

황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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