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4호] 연장선거 끝에 '새싹' 선본 총학생회 당선
투표율 52.71%, 90.74%가 찬성표 던져
지난 26일 제29대 총학생회(이하 총학) 선거가 진행됐다. 선거에는 임은서(초등교육·13) 총학생회장 후보자와 송다연(수학교육·13) 부총학생회장 후보자가 속한 선거운동본부 ‘새싹’이 단독 출마했다. 그러나 같은 날 오후 7시에 행한 개표 결과 41.39%의 투표율로 학회 정족수의과반을 넘지 못해 선거는 무산됐다.
선거 무산을 확정한 제29대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는 차후 대책에 대해 논의했고, 제29대 총학생회 선거시행세칙(이하 세칙) 제6장 16조에 따라 선관위원 2/3 이상의 찬성으로 투표일을 본 선거 포함 총 2일로 연장했다. 연장 선거의 기표소는 ▲생활관 식당 ▲융합과학관 ▲학생회관 ▲교양학관 ▲도서관 ▲인문과학관의 종전 6곳에서 ▲생활관 식당 ▲인문과학관 ▲학생회관의 총 3곳으로 축소 설치됐다.
◇연장선거의 결과
선거가 연장됨에 따라, 재적인원수 2360명의 과반인 1244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이에 선거가 성사됐다. 투표율은 26일 41.69%에서 27일 52.71%로 올랐으며, 이는 지난 25대(2010) 54.89%, 26대(2011) 52.14%, 27대(2012) 53.37%, 28대(2015) 58.59%와 비교했을 때 알 수 있듯 높은 수치는 아니다.
집계된 표는 실제 투표 참여자 수 1244명과 다른 1242표로 확인됐는데, 차이 나는 2표는 확인이 되지 않은 선거인의 표이다. 전체 오차율은 0.16%로, 오차율이 10%를 초과했을 시 당해 투표구의 투표함이 무효 처리된다는 선거세칙 제29조의 적용을 받지 않았다.
선거 투표함은 선거가 끝난 뒤 선관위원들에 의해 개표장인 학생회관 다목적실3으로 옮겨졌다. 이어 오후 4시 10분부터 엄석현(가정교육·10) 선관위원장의 진행 하에 개표 작업이 이뤄졌다. 세칙 제8장 30조에 따르면, 출마자가 단독후보일 때에는 재적회원 과반수의 투표가 이뤄진 뒤 유효 투표수에서 과반수가 찬성할 경우 당선이 확정된다. 개표 결과 찬성 1,127표(90.74%), 반대 75표(6.04%), 무효 40표(3.22%)로 집계됐고, 이에 단일 후보인 ‘새싹’ 선본은 선거 참여자 과반수의 지지를 받아 당선이 확정됐다.
◇ 제29대 총학 ‘새싹’
이번 선거를 통해 총학으로 당선된 선본 ‘새싹’은 ▲교육·문화 영역으로는 영화상영의 날·예비교사 워크숍·새내기 미리 새터 실행 ▲복지 영역으로는 교육환경개선협의회·새싹 소모임 추진 ▲권리 영역으로는 학내 거버넌스·타 대학과의 연대 지속 ▲소통 영역으로는 ‘찾아가는 총학’ 실천·카카오톡 오픈채팅방 개설·청람백과사전 확대 등의 공약을 이행해갈 계획이다.
인터뷰: 29대 총학생회 당선자 인터뷰
단일 후보로 나선 선본 ‘새싹’
한국교원대신문은 29대 총학생회에 당선된 선본의 결의와 구체적인 공약 실현 계획에 대해 들어보고자 임은서(초등교육·13) 총학생회장 당선자와 송다연(수학교육·13) 부총학생회장 당선자를 만났다.
◇ 두 당선자의 당선 소감과 출마 계기
기자(이하 ‘기’): 연장 선거 끝에 당선됐다. 기분이 어떤가.
임은서(이하 ‘임’): 90%라는 찬성률을 확인하고 기뻤다. 지지해주신 학우들께 감사하고 꼭 보답하도록 하겠다. 어떻게 해나갈지가 고민도 되지만, 함께 머리를 맞대며 열심히 준비해서 공약을 실천하고, 총학의 역할을 다 해 나가겠다. 우선은 사업을 진행해나갈 집행부를 모집하고 체계를 세우는 게 당면과제인 것 같다. 지금부터 한 달은 인수위원회로부터 인수인계를 받으며 앞으로의 1년을 계획하는데 보내지 않을까 싶다.
송다연(이하 ‘송’): 마찬가지로 효과적으로 일을 하기 위해 고민하며 총학을 잘 운영해나가고 싶다. 학우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총학생회를 만들어나가겠다. 믿고 지켜봐 달라.
기: 언제부터 총학 출마를 염두에 뒀나.
임: 고민을 많이 하다 지난 여름방학과 2학기 사이 즈음 마음을 먹었다. 이제 4학년이 되는데 학년 문제도 있고 가정 문제도 있고, 또 이 일을 하려면 능력도 출중해야 하고 경험도 많아야 하지 않나. 그게 충분한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송: 그전엔 생각이 없었고, 후보자 등록 마감일 하루를 앞두고 출마를 결심했다. 지난 19일 있던 제2차 총장 정책 토론회가 연기돼 이를 기다리는 동안 회장과 얘기를 나눴는데 학생회 설립에 대한 열망이 보였고, 나 역시 총학생회의 필요성을 느껴서 함께 출마하기로 마음을 모았다.
기: 부회장 출마를 어떻게 하루 만에 결정할 수 있었나.
송: 학생을 위해 희생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는데도 부후보가 없어 출마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 안타까웠다. 부담감 역시 엄청났지만, 회장이 워낙 믿음직해 함께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아 출마를 결심했다.
기: 선본 이름은 왜 ‘새싹’인가.
임: 새싹이란 단어를 개인적으로 좋아해서 긴 고민 없이 결정했다. 지난 ‘반올림’ 총학이 굉장히 노력을 했고, 일반 학우들도 총학의 역할을 많이 느꼈을 것이다. ‘반올림’ 총학이 학생 자치의 씨를 뿌렸다고 생각는데, 우리는 그 위에서 새싹으로 돋아나 큰 나무가 될 것이다.
◇ 당선자들의 공약 실현 계획
기: 지난 ‘반올림’ 총학에서도 교육현안세미나를 열었다. 예비교사 워크숍은 무엇이 다른가?
임: 그와 비슷한 맥락이다. 조금 다른 점은 주제를 설문조사를 통해 결정하고, 참여자끼리 더 많은 얘기를 나누도록 한다는 점이다. 설문조사 자체도 의미 있을 거라 생각했고,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말하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기: 미리 새터 필요성은 어떻게 느꼈나.
임: 새터는 일정이 굉장히 빡빡하다. 대규모가 아닌, 스무 명 정도라도 희망하는 새내기들이 미리 와서 다른 과 사람들도 만나고, 어떻게 오게 됐는지 얘기도 나누는 시간이 있으면 좋을 거라 생각했다. 또 새터 전날 준비할 것이 많은데 새내기들이 어느 정도 몫을 보태며 자기들의 행사를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돕고도 싶다.
기: 교육환경개선협의회 구성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 기구의 구체적인 역할과 의미, 구성 계획을 말해 달라.
임: 학생들이 느끼는 필요한 시설은 직원과 교수들에게 보이는 것과 다르다. 이번 총장 후보자 공약에서도 보이듯 학생들이 실제적으로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에 대한 얘기가 적었다. 시설은 장기적으로 요구를 말해야 이뤄지는 건데 지금은 몇 번 요구해보고 안 되면 마는 경우가 많다. 이 점이 안타까웠고, 우리의 요구를 적극적이고 효과적으로 알릴 방법으로 교육환경개선협의회를 구성하려 한다. 학생지원과, 시설관리과 등 다른 기구와 협의를 해나갈 것이다.
기: 새싹소모임은 기존 동아리와 어떤 차이가 있나.
송: 동아리는 15명 이상으로 구성돼야 하고 갖춰야할 것이 많다. 동아리 자체의 경직성이 있어서 조금 힘든 면이 있다. 인원 구성이 작은, 좀 더 열린 모임 안에서 함께 고민하고 열정적으로 활동하면 좋을 것 같아서 공약으로 내세웠다. 비슷한 사례로 초등교육과에는 소모임이 많은데, 학교 사람들끼리 뭉쳐서 서로 원하는 것을 함께 하는 걸 보고 공동체 문화가 살아나는 느낌을 받았다. 새싹소모임은 공동체 문화 지원의 한 방법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기: 학내 거버넌스를 지속하겠다고 했다. 방안을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임: 현재 대학의 최고의사결정기구는 전교교수회의다. 학교의 3주체는 학생·직원·교수인데 학교의 문제를 교수들이 결정한다는 것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문제가 있다고 본다. 특히 재정위원회가 구성되는 모습을 보며 그런 한계를 많이 느꼈다. 학생과 직원과 관련된 문제를 교수 측에서 결정을 하는 것은 당사자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우선은 본부와의 소통을 늘리고, 가끔 학교가 일방적인 행동을 할 경우 그것을 감시하려 할 것이다.
기: 학우들과의 소통 방법이 눈에 띈다. 포스트잇과 카톡방 개설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었나.
임: 모두 타 대학에게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총학의 의견을 전달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학우들의 요구와 의견을 듣는 건 어렵다. 인터넷 공간에서도 의견을 받을 수 있지만, 직접 얼굴을 맞대면 더 좋을 것이다. 그러나 학생회실까지 찾아와 요구를 말하는 사람은 적을 것이다. 포스트잇이라면 간단하고 편하게 얘기하고, 우리가 더 잘 얘기를 들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카카오톡의 오픈 채팅 같은 경우도 익명으로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고 쉽게 들어왔다 나갈 수 있어서 학우들에게 부담이 없을 거라 생각했다.
◇ 학생 참여와 학과 구조조정에 대한 당선자들의 의견
기: 학생 참여의 부재에 대해선 어떤 생각인가.
임: 학생 참여의 부재는 모든 학교에 만연한 문제다. 그러나 특히 우리학교를 다니다 보면 너무 바쁘다. 실습도 그렇고, 임용고시도 대다수에게 예정된 시험이기에 방향이 정해진 것 자체가 큰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루트를 성실히 밟아 나가기는 바쁜 상황에서 눈을 돌리기가 힘든 현실이다. 그러나 학생 참여, 학생 자치라는 게 학교의 작은 모임과는 분명 다르지 않나. 우리의 입장을 어떤 단체보다도 잘 대변할 수 있고, 함께 하는 과정에서 아름다운 결과를 맺을 수 있는데 이런 일이 더욱 활성화되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 인간관계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점도 아쉽다. 2013년 입학했을 때 동아리의 고학번 선배들에게 옛날이야기를 들었다. 그땐 동방에 사람이 계속 있고, 맛있는 것을 나누어 먹고 인사하며 지냈다고 했다. 사람끼리의 어울림이 더 활발했던 것이다. 또 이건 나의 교육관인데, 교사는 다양한 사람을 포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교 나가보면 아이들 참 다양하다. 그 아이들을 만나고 내 편협함을 느꼈을 때 마음이 참 아팠다. 참여와 자치는 이처럼 여러 문제와 연결된다. 많이들 그 필요성은 인식하지만 실천이 부재하다. 다 같이 좀 더 힘냈으면 한다. 그런 점에서 나 역시 많은 사람 즐길 수 있는 사업을 만들기 위해 고민을 많이 한다.
기: 학과구조조정이 다시 들이닥친다면 어떻게 대처할건가.
임: 나에게도 우려스러운 일이다. 근본적으론 구조조정 자체를 막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전국적으로 엄청난 바람이 불고 있는 상황이다. 어쩔 수 없이 조금이나마 감축해야할 상황이 온다면 학생들의 의견을 듣고,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어 함께 대안을 강구할 것이다. 공약으로 내세운 다른 학교와의 연계도 이런 맥락에서 꼭 필요한 것 같다. 커다란 사안이 있을 때 우리학교 혼자서 얘기하기보다 다른 대학과 연합해 성명서 등 의견을 표현하면 우리의 입장이 효과적으로 전달될 것이다. 우리학교 학우뿐 아니라 타 대학과 함께 대처해 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