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0호] 음양오행

2015-02-03     김예슬 기자

발행 : 2014. 9. 29

  조선시대의 유교적인 가치관과 더불어 매우 성행했던 이론은 음양오행이다. 따라서 조선시대의 건물이나 미술품을 볼 때 음양오행의 이론을 안다면 그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음양오행은 사람이 맨눈으로 관찰 가능한 7개의 천체인 해, 달, 목성, 화성, 토성, 금성, 수성을 오랫동안 관찰하면서 사람의 여러 경험과 접합시킨 설이다. 즉 세상에 상대적이고 규칙적인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체계적으로 정리해 철학적 이론으로 정립한 것이다.
  음양(陰陽)은 해로 대표되는 뜨거움, 빠름, 가벼움, 큼, 동쪽, 올라감, 딱딱함, 밝음, 문(文) 등과 달로 대표되는 차가움, 느림, 무거움, 작음, 서쪽, 내려감, 부드러움, 어두움, 무(武) 등의 상반된 성질로 표현되는 관념적인 것이다. 그러므로 이는 항상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것이다.
  우리는 조선시대의 건물인 경복궁에서 음양을 발견할 수 있다. 경복궁의 근정전 정문인 근정문의 좌에는 일화문이 우에는 월화문이 자리하고 있다. 즉 좌에 양을 의미하는 해(日), 우에 음을 의미하는 달(月)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근정문의 동쪽 행각인 용문루의 문(文)에서 양을, 서쪽 행각인 융무루의 무(武)에서 음을 찾을 수 있다.
  오행은 목화토금수다. 이는 문자 뜻 그대로 나무, 불, 흙, 쇠, 물이라는 물질 그 자체가 아니라 이런 물질이 지니고 있는 추상적인 성질을 뜻한다.
  오행은 시간과 방향으로 대치될 수 있다. 오행을 시간으로 표현하면 아침, 정오, 저녁, 밤이다. 그리고 방향으로 바꾸면 동서남북중으로 대치할 수 있다.
  우선 시간에 대한 이해를 위해 하루동안의 해의 위치를 알아보자. 해는 아침에 동쪽에서 떠서 정오에 남쪽에 있다가 저녁에 서쪽으로 지고 한밤에 북쪽의 땅 아래로 질 것이다. 다음으로 시간을 좀 더 확장시키면 계절과 일치시킬 수 있다. 아침에 동쪽에서 해가 뜨면 기온이 서서히 올라간다. 즉 이를 계절로 보면 점점 따뜻해지는 봄으로 볼 수 있다. 정오가 돼 해가 남쪽에 있으면 하루 중 기온이 가장 높다. 이를 일년 중 가장 더운 여름이라고 본다. 저녁시간에는 해가 서쪽으로 지기 시작해 날씨가 서서히 쌀쌀해진다. 이를 가을로 여긴다. 마지막으로 북쪽으로 여겨지는 한밤중에는 기온이 가장 낮다. 따라서 일년 중 가장 추운 겨울이 이에 해당한다.
  오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토(土)이다. 동서남북이 있으려면 모든 방향의 기준인 중심이 있어야하는데 토가 이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또한 토는 중요한 계절인 늦여름을 의미한다. 토가 뜻하는 땅은 모든 곡식이 자라나고 열매를 맺는 곳이며 이 열매를 수확하는 계절이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시기인 늦여름이기 때문이다. 위에서 설명한 동서남북, 중앙은 오행을 이해하는데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다.
  계절을 조금 더 확대해서 해석하면 오행은 색으로도 구분할 수 있다. 동쪽의 봄은 나무가 자라나기 시작하는 때이므로 푸른색을 의미한다. 남쪽은 태양이 이글거리는 여름과 대치되므로 붉은색을 나타낸다. 중앙은 땅을 의미하므로 누런 황토색이 이에 해당한다. 서쪽은 가을의 계절이기에 서리를 상징하는 흰색을 뜻한다. 마지막으로 북쪽은 겨울의 계절이며 한밤중이므로 암흑과 같은 검은색이 대표색이다.
오행의 색에서 조금 더 깊게 생각하면 우주의 질서를 수호하는 상상 속의 동물을 그린 그림인 사신도를 떠올릴 수 있다. 사신도는 동쪽에는 청룡(푸른색), 서쪽에는 백호(흰색), 중앙인 천장에는 황룡(황토색), 남쪽에는 주작(붉은색), 북쪽에는 현무(검은색)이 그려진 것이다.
  또한 우리는 조선시대의 정궁인 경복궁에서 오행을 찾아 볼 수 있다. 동쪽 문인 건춘문은 봄(春)을 뜻하고 서쪽문인 영추문은 가을(秋)을 의미한다.
  이처럼 조선의 정궁인 경복궁 뿐만아니라 조선의 향교나 서원 등의 건물에서도 음양오행을 이용한 건축 구조를 볼 수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음양오행을 알고 조선의 건물들을 답사한다면 더욱 재밌고 유익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