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4호/교육탑] 코로나19로 인해 바뀐 대입, 혼란스러운 수험생
코로나19로 인해 2021학년도 입시일정이 변경됐다. 기존 11월 둘째주 목요일로 예정된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은 연기됐고, 서울 주요 대학들은 입시 일정을 변경했다.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한 입시 혼란은 지속되는 가운데, 예년과 다른 환경에서 공부한 현재 고3학생들은 혼란 속에 입시를 준비하고 있다.
◇ 코로나19, 대입 일정에 어떤 영향을 끼쳤나?
코로나19로 인해 대입일정이 미뤄졌다. 일찍이 교육부는 기존 11월 2째주 목요일로 정해졌던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을 12월 3일로 연기했다. 전국 101개 대학은 수능 연기와 함께 대입일정과 내용을 변경했다. 연세대학교는 수시 논술을 10월 10일에서 12월 7~8일로 변경했고, 고려대학교는 학생부종합전형 면접 기간을 기존 하루에서 이틀로 연장했다. 특기자전형도 변경됐다. ▲중앙대학교 ▲경희대학교는 특기자전형의 대회 실적 인정 범위 기간을 연장했다. 코로나로 인해 특기자전형에 응시하는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대회가 줄었기 때문이다. 서울대학교는 최저기준을 완화했다. 기존 수능최저기준 4개 영역 중 3개 영역 이상 2등급 이내에서 4개 영역 중 3개 영역 이상 3등급 이내로 변경했다.
그러나 수도권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 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입시를 제대로 치를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8월 20일, 서울시교육청은 “오전 11시 성북구 소재 체대입시학원 확진자는 고3학생 18명, 고2학생 1명 등 총 19명”이라고 발표했다. 입시를 준비하는 학원에서까지 코로나19는 확산세를 이어가고 있다. 교육부 발표에 의하면 9월 8일(10시 기준) 10개 시도 7,950개 고교가 등교수업일 조정 중에 있다. 입시 전형과 수능 일정은 발표됐지만, 코로나로 인해서 고3 수험생들은 아직 안정적인 준비를 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 현역 고3, 수시에 불리할까?
교육부는 올해부터 수시 전형에서 서류심사를 블라인드 테스트로 진행할 것을 권고했다. 서류블라인드 테스트란 수시에서 서류심사 시 ▲수험번호 ▲이름 ▲고교명 등을 제거하고 심사를 하는 제도이다. 광운대학교와 가톨릭대학교 등은 서류 심사를 블라인드 평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블라인드 테스트는 다른 환경의 영향없이 오로지 학생 역량을 평가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해 현재 고3들의 생활기록부가 예년보다 부족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수시 서류 블라인드 심사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현재 고3이 예년보다 부족한 수시 준비가 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실정이다.
이 점에 대해 고등학교에 재직 중인 A교사는 “창의적 체험활동 부분에서 활동을 많이 하지 못하여 다소 그렇다”라고 말했다. 공정성을 기대했던 수시 서류 블라인드 제도가 현 상황에서는 불공정하게 작용될 우려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대학은 이에 대한 대책을 명확히 제시하지는 않고 있다.
반면 코로나로 인한 현역 고3의 수시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라 예측하는 의견도 있다. 고등학교에 재직 중인 B교사는 “고3이 되어 생기부 위주로 활동하는 학교는 특목고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 일반고는 실제 행해지는 교육과정에 따라 고3은 수능준비에 매진한다.”라고 밝혔다. 이는 현역 고3들이 코로나19의 영향이 없었던 고1,2 때 쌓은 생기부가 주로 평가될 것이라고 풀이된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대외관계적인 부분은 영향을 받을지도 모르나, 수업과 관계된 부분은 아무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대학들이 코로나를 유념하여 평가하더라도 교과세부특기사항 안에서 교과활동 위주로 본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즉, 코로나19로 인해 외부 봉사활동이나 대외활동 등은 줄어들었을지 모르나 독서활동과 교과세부특기사항 등 생활기록부를 이루고 있는 다른 부분들은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다른 교사는 “학종은 재학생을 위주로 선발하기에 재수생에 비해 불리할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
B교사는 재수생과 현역 고3의 경쟁에 대해서도 “대외활동은 재수생 측이 풍부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으나, 중요한 것은 교과활동 내의 교과세부특기사항이다. 교과세부특기사항은 원격수업을 한다 하여 달라지는 것이 없기에 코로나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B교사는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호소하기보다 학생과 학교차원에서 코로나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학교 간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하였다.
◇ 수험생들은 어떤 상황인가?
그렇다면 현역 고3들은 어떨까? B교사는 “고3은 대한민국의 무엇과도 무관할 것이다. 그만큼 중요한 시기이며, 코로나로 인한 10대 사망자가 공식적으로 보도된 바 없기 때문에 고3들이 입시에 유리하게 작용할 행위들을 멈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진술하였다. 또한 해당 학교에는 입시 준비 과정에서 코로나로 인해 어려움을 호소하는 학생은 없다고 말했다. A교사는 “야간자율학습 운영을 통해 수능 준비를 하고 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렇다면 수험생들의 의견은 어떨까? 한 고3 학생은 “학생 수가 적어 내신에서 불리하기에 약 70%의 학생들이 학생부종합전형을 주로 준비한다”라고 말했다. 코로나로 인해 생활기록부를 채우는 것이 예년에 비해 힘들지 않냐는 물음에 “작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활동을 하지 못해 창의적 체험활동(▲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을 쓰는데 어려움이 있다”라고 답했다. 재수생과의 경쟁에서 불리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느냐는 물음에는 “언론과 주변에서 그렇게 말하기는 한다. 심증은 가지만 막연히 불리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학종은 재학생을 위주로 뽑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입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을 느끼느냐는 질문에는 “일정이 여러 가지로 바뀌어 생활패턴이 규칙적이지 않은 점에서 어려움을 느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