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0호] 버섯찌개집을 가다
코너 <유지민의 食客>
친구들과 같이 성안길 또는 가경으로 놀러 나갈 때 영화관이나 카페에 가서 노느라 밥은 패스트 푸드점에서 대충 해결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 교원대학교 학우들에게 가경이나 성안길이라는 먼 곳까지 나가면서 패스트 푸드만 먹지 않고 다른 맛있는 음식을 먹어 보게 하기 위해 식객이라는 코너를 시작하게 되었다. 우리 학우들이 이 글을 보고 멀리까지 밥을 먹으러 나간 보람을 느꼈으면 좋겠다.
이번에는 9월에 표고버섯이 제철이라 하여 성안길에 있는 버섯찌개집 ‘경주집’을 가게 되었다. 경주집은 향토음식 지정업소로 겉에서 보기에 매우 허름해 보였다. 하지만 들어가 보니 생각보다 주방시설이 좋아보였다. 벽에는 표고버섯, 소고기, 소 등뼈의 원산지를 표기하였고 메뉴는 버섯찌개, 공기밥, 사리면만을 판매하였다. 아쉽게도 이곳에서는 술은 판매를 하지 않았고 가격은 버섯찌개, 라면사리, 밥 추가 각각 8천원, 1천원, 1천원이었다.
이번 식객에는 김형석(지구과학교육·11) 학우와 유동식(지구과학교육·11) 학우가 동행해 주었는데 처음에는 생각보다 고급스러워 보이지 않는 식당의 모습에 약간 당황하였지만, 음식이 나오자 냄새가 좋다며 빨리 먹어보고 싶다고 하였다. 반찬은 부지깽이와 깍두기가 나왔는데 반찬 역시 맛있어보였다. 찌개가 끓어 냄비 뚜껑을 여니 김이 모락모락 나면서 약간 매콤하면서 구수한 냄새가 났다. 버섯찌개 안에 들어있는 표고버섯은 흐물거리지 않고 쫄깃했고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났으며 국물은 약간 매콤한 맛이 있고 시원하여 해장국을 먹는 느낌이 들었다.
유동식(지구과학교육·11) 학우는 “원래 버섯 찌개를 먹을 때 팽이버섯 정도 깨작깨작 먹는 것이 고작이었지만 표고버섯이 고기처럼 씹히고 딱딱하지도 않아서 먹기에도 아주 편했다. 또한 육수도 버섯으로 제대로 우려내서인지 깊은 맛이 났다”고 하였고, 김형석(지구과학교육·11) 학우는 “처음에 오늘의 음식이 버섯찌개라는 말을 듣고 실망을 했다. 나는 원래 버섯을 먹지 못하기 때문이다. 음식이 나왔을 때는 그저 국물에 밥만 먹고 말자는 생각이었지만 버섯까지 먹어 보았더니 정말 맛있었다는 말 밖에 나오질 않았다.”라고 하였다.
양도 많아서 남자 셋이서 2인분에 사리를 추가해서 먹었는데 모두들 배부르게 먹었다. 깔끔한 국물 때문인지 배불리 먹은 후에도 불쾌한 느낌도 별로 들지 않았었다. 하지만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바로 종업원의 표정이었다. 사람이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항상 웃으며 지낼 수는 없는 것이지만, 손님들이 들어왔는데도 그런 표정을 짓고 있다면 음식을 먹는 사람의 기분도 그리 좋지는 않을 것이다. 맛있는 음식을 파는 이곳에서 먹는 사람들의 기분까지 좋게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동안에도 위 사진을 보면서 그곳에서의 버섯찌개 냄새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자칫하면 마음이 허해지고 우울해질 수 있는 가을, 얼큰한 버섯찌개를 먹으며 마음을 달래 주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한다.
표고버섯
표고버섯은 고대 그리스인과 로마인들에게 신의 음식이라 불려졌다. 한국과 일본의 표고버섯, 중국과 동남아시아의 풀버섯, 유럽과 미국의 양송이버섯은 세계 3대버섯으로 널리 사랑받고 있다. 본초강목에 따르면 표고버섯은 기를 도와주고 허기를 느끼지 않게 하며 풍을 고치는가 하면 피를 잘 통하게 한다고 기록되어있다. 표고버섯의 영양성분에는 단백질, 당질, 나트륨, 식이섬유, 아연, 철분 등이 포함되어있어 항암효과, 콜레스테롤과 고혈압의 예방, 성인병 예방 등의 효능이 있다.
부지깽이
부지깽이나물은 비타민 A 및 C가 풍부하고 단백질, 지방, 당질, 섬유질, 칼슘, 인 등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 산나물로서 전초에는 사포닌이 함유되어 있고 뿌리에는 프로사포게닌이 함유되어 있다. 부지깽이나물의 종류는 많으나 어느 것이든 다 같이 먹을 수 있으며 튀김, 깨무침, 쑥부쟁이 밥, 된장국 등 다양하게 이용된다. 정유를 함유하고 있어 쑥갓 같기도 한 독특한 향기가 있어 입맛을 돋우어 준다. 부지깽이 나물은 어린순을 나물로 먹으며, 식물 전체를 건조시켜 해열제나 이뇨제로 쓴다. 전초는 식용으로 사용되어 왔으며 천식, 기관지염, 거담, 감기루 등에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