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5호] 사회적 과제들과 함께해 온 한국 진보의 산증인에게 한국교육을 묻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심상정(정치인·17대 국회의원·정치바로 연구소 소장)

2018-10-14     노준용 기자

심상정이 걸어온 길

▲ 1959년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출생

▲ 1977년 명지여자고등학교 졸업

▲ 1980년 구로공단에 위장 취업한 것을 시작으로 25년간 노동운동에 헌신

▲ 1983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역사교육과 졸업

▲ 2004년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1번으로 국회에 입성, 재정경제위원회에서 최우수 국회의원으로 선정

▲ 2007년 17대 대선에서 민주노동당 대선 경선후보,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역임

▲ 2008년 18대 총선 경기도 고양시 덕양갑 선거구 국회의원 후보(진보신당)

▲ 2008년 진보신당 창당과 동시에 상임공동대표로 활동

▲ 2009년~현재 사단법인 마을학교 이사장

 

Q: 교사의 정치참여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한국사회는 오랜 기간 독재 등의 권위주의 통치가 이루어져 왔습니다. 시민들은 여전히 정치에 대한 두려움이 있습니다. 특히 공무원과 교사는 정권의 시녀로서 강요당해 왔는데요. 공직자로서의 윤리의식을 지키면서 시민의 권리를 적극 행사하고 의무를 다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봅니다. 유럽 선진국가에서는 공무원들의 정치참여가 보장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회에서 하급공무원들은 정치활동이 금지되어 있는데 상급공무원들은 다 정당인과 정치인입니다. 이는 논리적으로 맞지 않습니다. 무론 공직과 교직을 이용하여 정치활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교사도 학교 밖의 사적영역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핀란드와 같은 북유럽식 교육이란 무엇입니까?

A: 교육은 한 사람의 인간이 주체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핀란드의 교육목표는 첫째로 개인의 개성과 잠재력을 발현하는 것이고 두 번째로는 좋은 시민이 되게 만드는 것입니다. 물론 핀란드의 상황과 우리나라의 상황은 달라서 핀란드의 교육모델을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성공의 경험을 참고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홍익인간’다운 전인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것이 핀란드입니다. 한국식의 평등은 모두에게 똑같은 혜택을 주는 것을 평등이라고 보지만 핀란드식 평등은 평균 이하의 성취도를 보이는 사람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것을 평등으로 봅니다. 한국은 1등을 만드는 교육 효율성을 추구하는 엘리트 교육이지만 핀란드는 꼴찌를 없애는 교육, 한 사람의 자기실현이 곧 국가발전이라는 생각을 가지는 다양성과 평등을 추구하는 교육입니다.

 

Q: 핀란드식 북유럽식 교육을 적용하기 위해서 어떠한 방법들이 있습니까?

A: 핀란드와 스웨덴과 같은 경우 GDP의 7%가 교육비입니다. 한국 또한 7%가 교육비이지만 공교육비는 4.6%이며 사교육비가 2.4%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공교육을 혁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우선 대학서열화를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됩니다. 지역 대학의 위상을 높여야 된다고 생각되는데 이를 위하여 미국식 주립대와 비슷한 도립대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해당 지역 학생은 아주 낮은 등록금으로 각 지역의 대학을 다닐 수 있게 하고 지역의 공무원·기업 등의 채용과 연계시킨다면 지역의 대학들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다양한 선발기준과 입학정원을 확대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너무나도 높은 대학진학률을 가지고 있습니다. 북유럽에서는 50%정도만 대학을 갑니다. 학문하는 사람만이 대학에 주로 진학합니다. 또한 핀란드와 같은 경우는 직업학교를 다니는 학생도 인문학교의 수업을 수강 가능합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도 직업학교가 해당 지역 산업계와 연계될 수 있도록 하고 진로 재검토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핀란드와 같은 경우 1학급당 학생 수는 20명이며 한 학급을 운영하는 교사는 2명입니다. 주교사와 보조교사가 함께 수업을 합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도 교사와 학교를 증가하여 학급당 학생 수도 줄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현재의 암기식 주입식 교육은 지식 정보화시대 국가 경쟁력에도 맞지 않습니다. 이러한 시대변화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교육 개혁이 필요합니다.

 

Q: 우리나라의 진보교육감과 혁신학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우리나라에서 군대와 교육관료가 가장 보수적인 집단입니다. 핀란드의 교장은 학교관리역할만 할 뿐 교사가 커리큘럼과 수업방식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교육은 교육과정과 수업방식을 국가수준에서 결정합니다. 이러한 한국교육의 현실 속에서 보수와 진보를 떠나 모두가 교육현실에 불만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교육계 기득권층의 저항을 깨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혁신학교는 수업방식을 토론식으로 혁신하는 학교입니다. 물론 현장 교사들에게는 생소한 교수법이며 교사들에게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혁신학교의 시도는 현재의 상대평가 위주의 평가방식에서 개개인이 평가받는 절대평가방식으로 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현재 진보정당 통합의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정치는 권력을 잡아서 선용(善用)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권력의 자원을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진보노선과 대중노선은 긴장관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17대 국회당시 진보정당이 제기했던 과제들이 현재에야 쟁점화되었습니다. 진보정치의 세력화에는 실패한 것입니다. 제가 진보신당을 탈당한 것은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을 위해 진보신당의 틀을 벗어난 것입니다. 국민참여당과 같은 경우 친 자유시장 정책에 대해 성찰은 했으나 검증은 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교사들이 앞으로 교육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한다고 생각하십니까?

A: 한국사회의 개혁은 교육개혁으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교사·학생·학부모등 교육주체들이 정치에 관심을 두고 참여해야만 합니다. 그 가운데 교사의 역할은 특히 중요합니다. 극단적인 경쟁교육의 현실에서 교사는 교육자가 아닌 ‘입시기술자’로 전락합니다. 사회 재생산의 중요한 수단으로서 교육은 중요합니다. 따라서 한국 사회 변화의 중추적 역할을 교사들이 담당해야 합니다.

 

Q: 한국교원대학교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십니까?

A: 자기이유의 줄임말이 자유입니다. 즉 자유로운 삶이란 자기이유가 분명한 삶입니다. 실존적 결단을 가지고 자기 이유가 분명한 선택을 하며 자기 자신에게 충실한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