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4호/생생 정보통 아이들과 소통하기] 성공의 비결! 실패의 비결?
아이들과 소통하기 네 번째
한 학급에 40명이 넘는 아이들은 재능도 40여 가지 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다양한 아이들이다. 성적에도 다 다른 재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같은 내용을 배우더라도 이해정도도 다르고 성취정도도 다르다. 그 안에는 당연히 1등도 있고 마지막 등수도 있다.
우리는 이런 다양한 아이들 중에 수업시간에 소외되고, 배움으로부터 도주하고 있는 아이들을 잘 살펴야 한다. 시험이 끝나고 나서 아이들의 성적을 가지고 상담을 하게 되는데 상담을 할 때 선생님들은 보통 어떤 말을 하게 되는가? ‘열심히 해야겠다. 조금 더 공부하면 더욱 좋아질꺼야. 머리는 좋은데 노력을 안하네. 그렇게 매일 노는데 어떻게 성적이 오를 수 있겠니?’라고 말하면서 나름 자극을 통해서 아이들의 학습 동기를 불러 일으키려 하지만 성적이 나쁜 아이들 중에는 사실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더욱 많다.
‘열심히’라는 방법은 공부 방법에서 성공의 비결이 아닌 실패의 비결이 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공부를 어려워하는 아이들에게는 ‘열심히’가 아닌 ‘어떻게’가 성공의 비결이 될 수 있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사실 선생님들의 도움 없이도 자신감 있게 어떻게 해야 할지 잘 알고 있다. 하위권 학생들은 공부에 대한 흥미를 잃었고,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모르고, 마냥 어렵기만 하다. ‘공부해라’라는 말은 그 아이들에게 아무런 감동도 힘도 동기도 되지 못한다.
중간고사에서 사회 38.8점을 맞은 상진이와 상담을 하게 되었다. 상진이의 성적은 사회뿐이 아니라 그 외 과목들도 많이 부족한 상태였다. 평균 40점대 학급 인원 44명중 35등이 넘는 이 아이, 수학? 영어? 상진이가 배움의 즐거움을 알까? 어렵게만 느껴지는 교과수업시간에 상진이는 떠들지도, 수업에 참여하지도 않는다. 선생님에게 눈에 띄지 않으면서 조용히 자신만의 시간을 보낸다. 시험이 끝나고 학급 아이들에게 과목별로 어떻게 공부했는지 적어보게 했다.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공부해야할 지도 생각해서 적어보게 했다.
공부 잘 하는 아이들은 아주 구체적으로 교과서를, 공책을, 참고서를, 문제집을 어떻게 언제 몇 번이나 공부하는지 적었지만 상진이는 구체적으로 적지 못했다. 상진이가 적은 것에는 공부를 ‘안했다’, ‘못했다’는 과목도 여러 개 있었다.
요즘은 학기별 집중이수제 때문에 8과목 정도만 공부하면 되지만 공부가 어려운 아이들에게는 예전처럼 10여 과목이나 지금의 8과목이나 어려운 공부이긴 마찬가지이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공부에 대한 성공의 비결을 갖게 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을 발견하게 된다면 그 성공이 발판이 되어 만족과 자신감을 얻게 될 것이다. 그래서 상진이에게 성공의 비결을 갖게 해주기 위해 시험 보는 과목 중에 하루에 한 과목만 집중적으로 공부하라고 했다.
이 때 선택한 과목은 잘 할 수 있거나 재미있거나 관심있는 과목이어야 한다. 중요성 때문에 평소에도 쉽지 않은 영어, 수학을 선택하는 것은 실패의 비결을 또 하나 만들게 될 가능성이 높다. 상진이가 한 과목에 집중해서 큰 효과를 보게 되면 그 성공의 비결이 다른 과목에도 성공할 수 있는 비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에 한 과목, 시험기간이 4일이니까 상진이는 네 과목만 공부하면 된다. 그리고 암기하는 방법을 물어봤다. 책을 여러 번 읽는다고 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책을 여러 번 읽으면서 암기하려한다. 하지만 공부하는데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이런 방법은 다른 잡생각을 하게 만들고 공부한 내용도 머릿속에도 남지 않는다. 그래서 상진이에게 공책에 정리하면서 쓰는 방법을 이야기 해주고 예를 들어서 연습장에 쓰는 방법과 여러 번 쓰는 방법을 직접 보여줬다. 공부의 방법에 대해 ‘어떻게’를 배운 상진이는 기말고사 사회시험에서 100점을 맞았다. 사실 나도 믿을 수 없을 만큼 놀라웠다. 너무나도 신기해서 상진이를 불러서 칭찬해주고 어떻게 공부했는지 물어보았다. 상진이가 말하는 공부의 방법이 상진이에게 성공의 비결이 된 것이다.
공부 잘 하는 아이는 공부 방법에서 ‘어떻게’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성적이 나쁜 아이들에게는 ‘어떻게’ 를 더 구체적으로 말해줄 필요가 있다. 이런 구체적인 방법이 성공의 비결이 되어 아이를 더욱 성장시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