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4호] 마지막 직선제 총장선거
학생들 투표권은 어디로 갔는가?
우리학교의 마지막 직선제 총장 선거가 11월 16일에 치러진다. 9대 총장선거에는 7명의 교수가 후보로 등록해 경합을 벌일 예정이다. 이와 관련하여 11월 14일 2시에 교수지원과의 주관으로 교원문화관 대강당에서 합동 소견 발표 및 토론회가 개최된다.
선거는 11월 16일 오전 9시 30분부터 투표가 진행되며 당일 당선자가 발표된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50%) 득표를 한 후보자가 당선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1차 투표에서 당선자가 나오지 않으면 득표수 상위 3명의 후보가 2차에서 경합을 벌인다.
2차에서도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상위 2명의 후보자가 3차에서 대결을 벌이게 된다. 1, 2위자가 확정이 되면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연구실적을 검증한다. 그 후에 문제가 없다면 2명의 후보자 모두 교육과학기술부에 차기 총장 후보로 추천하게 된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1위 득표자가 대통령에 의해 차기 총장으로 임명된다.
이번 우리학교 총장선거에는 전임교원 194명과 직원 178명 등 372명의 유권자가 표를 행사한다. 하지만 직원은 전임교원의 11%인 21.34표만이 실제 투표수로 인정되어 직원 1인당 0.12표를 행사한다. 우리학교 직원들이 투표권을 가지게 된 것은 7대 총장선거부터이며 직원들의 지속적인 요구와 협의에 의해서 이루어질 수 있었다.
우리학교의 총장 선거는 학생의투표권이 보장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투표권이 없는 학생들은 총장선거가 자신들과 무관한 선거라고 여기며 선거에 대하여 무관심하다. 총장 후보자들 역시 학생들이 총장선거 과정에서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기에 다른 공약에 비하여 학생과 관련된 공약사항이 부족하다.
대부분 후보의 핵심공약에서는 학생의 복지에 대한 공약을 찾아볼 수 없다. 2007년 우리학교 8대 총장선거 당시 총학생회는 학생의 투표참여를 요구하는 피켓팅이라도 했지만 현재에는 아무런 목소리도 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경북대학교의 경우 낮은 비율이지만 16대 총장선거 때 재직 중인 전임교원뿐만 아니라 일정비율로 직원·학생도 투표권을 보장받았다.
진주경상대 또한 상징적인 차원에서 1%의 학생 참여 비율을 반영하였으며 경상대학교 역시 2003년 총장선거에서 직원 8.1%, 학생 0.9% 비율로 득표율을 반영한 '비율제 투표 방식'을 도입하여 학생들의 투표권을 보장하였다.
앞으로 우리학교 총장 선출의 방식은 직선제에서 간선제로 바뀌게 된다. 그러나 어떤 방식으로 총장을 선출하는 가와 같은 세부적인 사항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다. 이와 관련하여 전국교육대학생대표자협의회(교대협)는 3일 '교대 총장 직선제 폐지 및 공모제 도입에 대한 교육대학생 입장'에 대한 보도자료를 내고 “교과부가 총장 직선제 개선의 해외 선도 모델로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독일 등 5개국을 제시했는데 이들 나라의 총장선출위원회는 교수, 직원뿐 아니라 학생 대표를 포함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학생을 비롯한 모든 대학 구성원을 고르게 포함하라”고 요구했다.
23년 만에 총장 직선제를 폐지하고 간선제 총장 선출 방식을 채택한 연세대학교는 총장 선출 심사위원회에 학생대표를 참여시켰다. 채택된 선임안에 따르면 이사회 산하에 교계 대표, 교수 대표, 직원 대표 등 7개 대표로 구성된 총장후보 물색위원회(15명)와 이에 학생대표 1명이 추가된 심사위원회(16명)를 두었다. 총장 선출 과정에서 학생의 참여가 조금이나마 보장이 된 것이다.
올해 총장선거가 치러진 조선대학교는 직·간선제를 혼용하여 총장을 선출하였으나 선거의 과정에서 학생들의 참여가 보장되었다. 조선대학교와 같은 경우 총장추천위와 선거인단을 구성하여 총장 후보를 3명으로 압축하는데 추천위와 선거인단의 구성에 학생들의 참여가 보장되어 있다. 또한 후보가 3명으로 압축되면 이 3명을 대상으로 직선선거를 치르는데 이 직선선거에도 교직원과 총학생회가 참여할 수 있다.
총장은 학교 경영의 책임자이자 대표로써 학교의 운영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학생들 또한 학교를 구성하는 주체로써 누가 학교의 대표가 되는가에 따라 생활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그렇지만 현재 우리 학교에서는 총장선거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도 미비하며 투표권에 대한 요구의 목소리도 낮다.
경북대학교의 경우 15대 총장선거가 치러지는 2002년에 직장협의회 및 교원조교협의회·대학노조·교직원·총학생회로 구성되어 있는 ‘총장선출 교직원·학생 공동 대책 위원회’를 결성하고 총장 선출권 확대를 요구하였다. 그에 따라서 16대 총장선거에서 합의된 교내 제 단체 합의서에 의하여 직원과 학생들의 참여가 보장될 수 있었다.
우리학교도 이번 선거 이후로 직선제가 폐지되고 간선제 방식으로 총장을 선출하지만 타 학교의 예를 통해서 볼 수 있듯이 간선제의 방식에서도 학생들의 참여가 이루어 질 수 있다. 따라서 학생들은 진정으로 학교의 운영에 투표권 및 참여권을 원한다면 이에 따른 요구를 통해 목적을 달성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