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호/맥짚어주는자] 미닝아웃

2018-04-06     김예빈 기자

‘미닝아웃(Meaning Out)’은 의미, 신념을 뜻하는 ‘미닝(Meaning)’과 ‘벽장 속에서 나오다’라는 뜻의 ‘커밍아웃(coming out)’이 결합된 단어이다. 남들에게 밝히기 힘들어 함부로 드러내지 않았던 자기만의 의미나 취향 또는 정치적, 사회적 신념 등을 소비행위를 통해 적극적으로 표출하는 현상을 뜻한다. 전통적인 소비자 운동인 불매운동이나 구매운동에 비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며, 흡사 놀이나 축제와 같은 특징을 지닌다.

◇ 미닝아웃의 형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해시태그
요즘 떠오르는 미투운동과 이를 지지하는 위드유 운동은 ‘Me Too’와 ‘With you’에 해시태그를 달아 sns에 올리는 방법으로 확산되고 있다. 또한 2015년 네팔의 지진과 프랑스 파리의 테러가 발생했을 때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PrayForNepal’(네팔을 위해 기도한다)과 ‘#PrayForParis’(파리를 위해 기도한다) 등의 해시태그를 자신의 SNS에 올린 덕분에 당시 네팔 지진 구호단체들은 재해현장을 더 빠르게 파악하고 움직일 수 있었다고 한다. 이처럼 SNS에 해시태그를 올리는 활동은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 대중의 사회운동을 촉구하여 사회를 변화하게 만드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슬로건 패션
디올의 ‘We Should All Be Feminists’(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한다) 티셔츠, 프라발구릉의 ‘I Am An Immigrant’(나는 이민자입니다) 티셔츠와 같이 옷이나 가방 등에 메시지가 담겨있는 문구를 새긴 슬로건 패션은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패션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리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확산되면서 인기를 끌었던 ‘하야 티셔츠’와 같이 슬로건 티셔츠는 정치참여수단이 되기도 한다.
▲사회적 신념이 담긴 제품 구매
업사이클링(재활용품에 디자인 또는 활용도를 더해 그 가치를 높인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 제품, 동물의 털을 잔인하게 뽑는 것을 반대하는 인조 모피 제품, 친환경 포장, 공장식 밀집 사육에 반대하는 동물 복지 인증 제품, 위안부 문제의식이 담긴 팔찌, 가방 등. 사람들의 소비 기준이 달라졌다. 기존에 제품을 구매할 때 가격과 안정성 등이 기준이었다면 이제는 환경보호와 동물복지, 사회적 문제까지 고려하고 있다.

◇ 미닝아웃의 의의
미닝아웃을 통해 자신의 신념을 거리낌 없이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서로의 신념을 존중하는 문화가 퍼졌으며, 사회적 이슈에 대한 생각을 드러내는 것이 조심스러워 숨기려하는 분위기가 사라지고 있다. 미닝아웃은 단순히 물품을 구매하는 것을 넘어 신념을 구매함으로써 사회적, 윤리적 의식을 키울 수 있으며, 개인은 이러한 소비행위를 통해 사회를 변화시키는 주체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