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2호] 소통, 그리고 학내정치

2018-03-26     부미선(국어교육 10)

  이 글을 읽는 독자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한국교원대학교에 얼마나 관심이 있는가?
  나는 이 글에서 교원대의 학내 정치에 대해 말하려고 한다. 지금 나의 눈으로 보았을 때 한국교원대학교의 학내 정치에는 큰 문제가 있다. 바로 소통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총학생회와 학생 간의 소통이 부족한 채로 일이 벌어지고, 그 결과를 놓고 누구에게 책임이 있느냐로 설전이 오가는 상황이 벌어지곤 한다.
  이는 누구 한쪽만의 문제가 아니라 총학생회와 학생 둘 다의 문제라고 여겨진다. 우선 총학생회는 학생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가 발견된다. 우선 단적인 예로 이번 학잠 사건을 들어보자. 총학생회에서는 각과 대표를 통해 시안 확인을 거치고 디자인이 변할 수 있다는 공지를 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 공지는 학잠을 구매하는 학생 개개인에게 혹은 전체 공지로 이루어지지 못한 것이었으며, 각과 대표가 이를 학생들에게 전달하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 이미 과학생회에서 확대운영위원회 회의 내용이나 총학과 과학생회 사이에 오고간 이야기 등을 학우들에게 알리지 않는 과는 존재하고 있었다. 만약 총학생회가 어떠한 중대한 사안을 학우들에게 공지하고자 할 때 과학생회가 그 과의 대표라는 이유로 그들을 통해 공지하려고 한다면 과연 과학생회와 학우들 간의 소통은 잘 되고 있는지 고려하고 이것이 잘 이루어지도록 강조할 필요가 있다. 또한 대자보,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서 개개인에게 공지를 하고, 이것이 무리라 여겨진다면 전체 학생들이 청람광장을 늘 주시하면서 정보를 얻으려 하거나 이를 통해 얻은 정보를 공유하는 문화를 만들 필요가 있다. 혹자의 경우 총학생회가 다른 사업들을 처리하느라 바쁘고 힘든게 얼마나 큰데 이러한 일까지 해야 하느냐 물을 수도 있다. 하지만 총학생회가 단순한 업무 처리를 하는 기구가 아니라 학생들을 위해 그들을 대표하는 기구라는 것을 생각했을 때 이는 충분히 이루어져야 할 일이다.
  또한 정보제공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목소리에 반응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청람광장을 보았을 때 학기 초부터 총학생회에 건의를 하는 글, 질문을 하는 글들이 올라왔다가 총학생회의 답변 없이 그대로 묻혀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게 있었다. 총학생회의 공식적인 답변은 드물게 나타났으며, 이와 더불어 학생들의 목소리는 사건이라 할만한 것이 생길 때를 제외하고는 점점 눈에 띄게 줄어갔다. 나의 의견으로는, 교원대에는 총학생회와 학생들 간의 정보 공유로서의 역할 뿐만 아니라 문의, 건의 등을 공개적으로 할 수 있는 장이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 이러한 장을 통해서 학생들이 학내 정치에 활발하게 참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체 학생들의 관심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총학생회의 문제와 더불어 보이는 것이 학생들의 문제이다. 글의 처음에 언급을 했듯이, 과연 교원대 학생들이 학내 정치에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 묻고 싶다. 교원대생의 정치 참여 양상은 보통 투표를 하고, 총학생회의 당선 이후에는 청람광장에 뜨는 공지를 보거나 자보만을 보면서 모든 것을 전적으로 총학생회가 알아서 하게 내버려 두는 경향이 없지 않다. 따라서 총학생회가 어떠한 사업을 하고 있는지 보이는 것 외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으며, 그 사업을 시행하는 과정 등에 대해서도 정보를 얻거나 개입하려 하지 않는다. 그나마 간접적으로 이루어지는 과학생회를 통한 정치 참여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다. 많은 이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무관심에 대해 원래 정치라는 것을 잘 모른다, 바쁘다, 귀찮다 등의 이유를 댈 것이다. 일단 그러한 핑계를 대면서 아무런 관심 없이 자기 할 일에만 신경을 쓸 때는 괜찮다. 그러나 문제는 자신들에게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일이 자신들도 모르는 새 결정되고 있는데도 ‘알아서 하겠지’라는 생각만을 하면서 아무도 알려고 들지를 않다가 결국 일이 벌어지고 난 뒤에야 난리가 난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예산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무슨 사업을 하고 있는지, 개강총회나 공지를 통해서 정보가 제공되는 것들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알려고 하지 않아 감시자로서의 역할도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이로 인해 발생할 문제들의 해결을 위해서는 학생들이 보다 학내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활발하게 참여하는, 보다 많이 알려고 하며 보다 많이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여기에는 따로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학내 정치는 나와 관련된 일이 아니다’라는 의식을 바꿔야 하는 것이다. 하나 덧붙이면, 제공되는 정보들에 대한 비판적 이해의 자세 또한 필요하다.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다른 것들 역시 그러하지만, 누가 하는 말이라도 온전한 진실만을 전하기는 어렵다. 거짓을 섞는다는 것을 넘어서 커다란 정보가 있다고 하면 여기서 입맛에 맞는 정보들이 선택되어 전달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를 변별적으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비판적 사고 그리고 전체 사실을 알려고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여기까지가 교원대라는 좁다면 좁고 넓다면 넓은 공간 안에서 이루어지는 정치에 대한 나의 작은 생각이다. 나의 의견 중 일부가 혹 옳지 않다고 여겨질 수가 있더라도, 부디 서로가 적극적으로 소통하려는 자세를 보여야 함은 분명한 일이라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