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2호/생생 정보통 생생한 학급운영] 함께 살아가는…
계절의 여왕 5월.
드디어 수학여행의 계절이 왔다. 첫 중간고사도 끝내고, 아이들은 수학여행에 몰두한다.
각 반에서는 단체 티셔츠 디자인을 고르고, 장기 자랑으로 무엇을 할까 연일 회의와 연습으로 바쁘다. 담임 선생님은 학급별로 수학여행을 가게되면서 어디로 가야 재미있으면서도 안전한 수학여행이 될 수 있을지 고민이 커졌지만, 아이들은 친구들과 2박3일 동안 함께 먹고, 같이 잔다는 생각에 마냥 들떠있다.
그 설레임에 부응하여, 즐겁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수학여행을 만들어주고 싶은데, 무엇을 해야할까? 어디에 가서 무엇을 할까. 여러 선생님들의 경험과 정보가 필요하다. 선후배, 이전에 알고 지냈던 선생님, 온라인(교컴eduict.org도 각 학교급별 다양한 정보와 경험에서는 최고라고 하겠다) 여기저기를 뒤져 지금의 내 상황에 맞는 계획을 세운다.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여행 일정을 짜는 것보다도 힘든 것이 아이들간의 문제이다. 그 첫 시작은 방배정부터이다. 번호순으로 잘라 방배정을 하는 것은 너무 딱딱할 것 같아서 자유롭게 자고 싶은 친구끼리 자라고 하면 여기에도 저기에도 함께하지 못하는 친구가 나온다. 이 친구와 함께 누가 잘래? 물어봤을 때 어느 방 친구들도 함께하고 싶지 않다고 피하는 경우면 담임 선생님 입장이 참 곤란하다. 학교에서 크고 작은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들도 곤란한 상황에 수시로 노출될 수 있어서 너무나 불안해 한다. 심지어는 스스로 수학여행 가기를 꺼려해서 결국 학교에‘잔류학생’으로 남아있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함께 공유한 추억이 없어서 수학여행 이후 한동안 친구들과 더욱 어울리기가 어려워진다.
결국 담임은 ‘우리 함께’를 강조하면서 동시에 수시로 아이들을 들여다보며 같이 어울려 놀 수 있도록 돌봐야 한다. 그 많은 아이들을 동시에 돌보는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야 한다.
교사의 입장에서 지나친 긴장감에 아이들에게 계속 꾸지람만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면 아이들과 함께 즐겁게 놀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할 테고, ‘아이와 같이’가 아니라 ‘아이처럼’ 여행의 즐거움에 빠져 한 명의 아이가 되어 있다고 생각된다면 그 선생님은 어디에서 어떤 사고나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고 챙겨야 할 것 같다.
수학여행과 관련된 이런저런 일들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최근 수학여행과 관련한 불행한 사고가 발생하여 안타까운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래서 아이들이 여행에 대한 설레임으로 들떠 혹시 모를 위험에 대처하지 못할 때 선생님들은 각종 안전사고에 대한 걱정으로 밤잠을 설친다. 더욱이 올해는 학년 별로 가던 수학여행을 학급별로 가도록해서 안전에 대한 걱정이 더욱 커졌다.
밤 시간, 안타깝게도 학생들에게 치킨과 맥주를 배달시켜 주는 사람도 있고, 베란다를 통해서 다른 방에 가려다가 떨어져서 병원에 실려가는 학생도 있다. 여학생이 남학생 방에 혹은 남학생이 여학생 방에 들어가 있는 경우도 있다. 또는 몰래 빠져나가 술을 먹고 인사불성이 되어 겨우 돌아와 토하고 주정하는 학생들도 있고, 다른 학교 학생들과 패싸움을 벌이거나 도난사고가 생기기도 한다. 실내에서 놀다가 유리가 깨지는 바람에 다쳐서, 혹은 라면을 끓여먹다가 데어서 병원에 실려가는 학생들도 있고.
다양한 사건 사고 속에 아이들도 선생님도 함께 성장을 한다. 철저한 계획에 따른 여행도 즐겁지만, 곁에 있는 친구들과 함께하기에 즐거운 여행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여행이라면 더욱 즐거울 것이다.
교직이라는 여행에서 교사도 아이들, 동료들과 함께하는 속에서 즐겁고 행복할 것이다. 사람에게 가장 큰 상처를 주는 것이 사람이지만, 가장 큰 기쁨과 희망을 주는 것 또한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않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