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3호] 위기와 기회 속에 맞이하는 개교 30주년
발행: 2014. 3. 17.
30년 전인 1984년 한국교원대학교가 설립되고 이듬해 첫 입학생들과 교직원들은 지금의 인문과학관에서 대한민국 교육혁신이라는 시대적 사명과 국민의 기대 속에서 첫 학사일정을 시작하였다. 2014년 졸업식과 입학식 그리고 새 학기의 시작으로 캠퍼스는 희망과 활기로 넘친다. 올해는 개교 30주년을 맞이하며 우리 대학이 이룩한 업적과 사회에 대한 기여를 평가하며 축하와 반성을 통하여 앞으로의 30년을 시작하는 전환점이다.
우리에게 새로운 30년이 시작되는 이 시점은 우리를 포함한 전국의 모두 대학교들에게 지금까지 유례없는 고난의 시점이기도 하다.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라는 현실은 그동안 안정적이라고 믿고 있던 전국의 대학을 혼돈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국공립대학교들은 지금까지 국고지원에 지나치게 의존한 나머지 자생력이 미약한 지경이 되었고, 우리 사회의 여러 규제는 국공립대학이 자율적 발전과 번영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큰 걸림돌이 되기도 하였다. 우리 대학은 교육당국에 의해 주도되는 대학 구조조정 계획과 이에 따르는 대학 간의 치열한 경쟁을 견디는 동시에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해야 하는 큰 과제를 안고 있다. 지금 교육당국에서 강한 의지로 추진하는 수도권대학 및 지방대학 특성화사업의 방향과 후속 효과에 대하여 대학 관계자들은 우려와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 그러나 대학 특성화의 기본 방향은 어찌 보면 국가의 고등교육이 취할 당연한 구조라고 볼 수도 있다. 문제는 오랜 세월 동안 대학교육을 국가적 시각에서 관리하는(예를 들어 지역별, 대학별 특성화 지원 등) 교육당국의 노력이 매우 미흡했던 점, 사립대학의 무분별한 설립과 불투명한 경영실태의 관리-감독 면에서 크게 실패한 점에 있으며,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고등교육에서 드러난 구조적 문제점과 사회적 낭비에 대한 반성과 올바른 보완책 마련이 뒤따를 때 대학교육 관계자, 특히 국공립 대학에 종사하는 교직원들의 고통분담 차원의 정책적 지지 내지 협조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설립부터 지금까지 대한민국 교육혁신의 주체가 되는 교원양성, 교육연구 그리고 교원연수라는 특성화로 한길을 걸어온 우리대학은 모든 대학들이 당면한 이 위기의 시기를 발전, 도약의 기회로 삼기 위하여 우리의 역량을 결집해야 할 것이다.
대학의 발전과 영향력의 확대를 통하여 국가의 교육 미래를 위한 기여를 넓히고자 하는 우리의 지난 30년간의 노력은 참으로 성실하고 치열하였다. 하지만 우리 대학의 아름다운 울타리 밖의 이웃에 대한 관심과 배려는 그리 크지 못하였던 것 같다. 최근 인근 지역에 잠재적으로 환경 유해성이 우려되는 산업체의 인허가에 관하여 우리대학 식구들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의 우려가 단지 우리 캠퍼스에 미칠 수 있는 환경적 문제 인식 뿐 아니라 지역주민의 건강한 생활, 지역의 환경-생태의 가치를 염려한 공동체 의식과 책임감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은 매우 중요하다. 이번의 지역적 현안문제에 대한 참여를 시작으로 우리는 지역민들에 대한 더 큰 관심으로 그들의 문화, 교육, 환경, 안전, 상권의 번영 등 활발한 협력과 봉사를 펼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