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3호/청람원] 교육에서평가의역할에관한고찰아아
교육에서 평가의 역할은 굉장히 중요하다. 교육 과정에서 배워야 하는 내용들에 대해 학생들이 잘 학습하였는지를 평가하기도 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평가하는가에 따라(특히 고부담 검사의 경우) 교육 과정의 내용 및 방법이 정해지는 이른바 워시백(역류)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대학수학능력시험은 학생들에게 근 20년간 그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얻기 위해 그 시험에 맞는 교육의 형태가 이루어지는 강한 워시백(역류) 현상을 가져온다. 이외에도 학업성취도평가의 경우, 성적을 학교 알리미에 공개하는 형태가 이루어지다보니 초등학교에서는 일제고사 대비 야간학습이 생겨나고 일제고사 대비 수업이 일반 교과교육과정을 대체하는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 심지어 성적 나쁜 학생을 학습 장애아로 분류해 제외하는 편법도 사용한다는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평가가 이러한 부정적인 워시백(역류) 현상을 가져올 수 있기에, 더욱더 평가에서 다뤄야 하는 내용 및 방법과 평가 결과의 활용에 많은 관심과 고민을 기울여야 한다. 이러한 고민들과 더불어 가장 근본적인 질문인 평가가 이루어져야 하는 까닭과 그 필요성에서 이러한
고민들의 실마리를 풀어나가야 한다. 그렇다면 평가가 이루어져야 하는 까닭과 그 필요성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답은 사람들 각자 다를 것이나, 필자의 생각은 다음과 같다. 평가의 진정한 역할은 교육에서 추구하는 성취수준(즉, 정상적인 학교 교육의 교육과정을 받았다면 학습되어 있어야 하는 기능들)에 도달하지 못한 학생들을 찾아내어, 그 학생들이 성취수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계속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는데 있어야 한다. 물론 평가의 역할 중 학생들의 선발 및 배치라는 기능 또한 무시할 수 없고 중요한 기능이나 더 강조점을 두어야 하는 평가의 역할은 전자라고 본다. 교육의 목표 및 역할은 무엇인가? 필자는 교육이란 학생들이 학교 교육과정을 마친 후 사회생활을 하는데 필요한 기초적인 기능들을 갖출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모든 학생들이 모든 과목에서 뛰어나기를 바라는 것보다는, 기초적인 수준 이상이 된
다면 학생들 스스로가 관심 있어 하며 더 공부하기를 원하는 분야에 관한 심화된 형태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다면 평가 또한 이러한 교육의 목표 및 역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그리고 이루어졌는가를 평가하는 방향으로 행해져야하지 않을까?
우리는 학생들에게 사회에 나와서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자 할 때 기반이 될 수 있는 필수 요소들을 가르치고 평가해야 한다. 또한 그러한 평가가 점수 1점 2점, 등수 1등 2등의 평가로 산출되어서는 안 된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평가는 학생들이 정규교육과정에서 꼭 배워야 하는 내용이 학습되어 있는지를 확인하는 Pass/Fail 형태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마음
가짐으로 평가를 행해야 한다.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여러 평가들, 예를
들어 앞에서 예로 든 대학수학능력시험 · 학업성취도평가와 무수한 학생 능력 평가 관련 시험들에 대해 평가의 근본적인 이유와 역할과 부합되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또한 아무리 좋은 이유들로 앞의 시험들이 행해지더라도 평가의 결과를 활용하는 데에서 본래의 평가 취지에 맞지 않는 형태를 취한다면 이 또한 평가를 하는 근본적인 이유와 역할에 충실하지 못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현행 평가는 학생들을 이리 저리 재보는 무수한 잣대들과 보이지 않는 양날의 검을 지닌 존재이다. 그러나 그러한 무수한 잣대들로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가며 측정해야 할 것을 측정하고 있는지, 측정한 내용으로 측정의 원래 목적을 이루었는지는 의문이다. 평가에 대해 모든 사람들(교사, 학생, 학부모들을 비롯한 교육이해당사자)이 평가의 내용이 타당하고 평가를 통해 진정으로 필요한 것들을 얻을 수 있다는 인식을 지닐 수 있도록 평가의 방향이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평가가
올바르게 정착되어 교육과정의 내용 및 방법에 대해 부족한 부분 및 개선 방향에 관한 피드백을 줄 수 있는 긍정적인 워시백(역류) 효과를 가져 올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