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3호]다름보다 인정하는 열린마음 필요하다

외국인 유학생에 관용의 자세 필요

2018-03-23     김종주 기자

 

국어교육과 3학년 은탁군

국어교육과 1학년 이서율

 

교원대 학습 환경 만족… 김치·비빔밥 등 한국 음식 입에 맞아

Q: 우리학교 학습 환경은 만족스러운가요?

A: 매우 만족스러워요. 중국(기린사범대학교)에서는 학교 주변에 유흥시설이 많아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많았어요.

그런데 교원대학교(이하 우리학교) 주변에는 당구장, 노래방 등 유흥시설이 적고 옷가게, 식당, 커피점 등의 시설도 수가 적기에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또 우리학교는 도서관이 정말 좋아요.

기린사범대학교에서는 밤 9시 30분이면 문을 닫았는데, 우리학교는 밤 12시까지 개방해서 공부에 많이 도움이 되요. 그리고 우리학교 교수님들 너무 잘해주세요. 가끔 강의가 너무 빠를 때도 있지만 수업 끝나고 교수님께 질문하면 친절하게 답변해주셔서 너무 고마웠어요.

교육과정 강의는 기린사범대학교에서 없었던 강의여서 낯설었지만 교수님께서 설명을 쉽게 잘해주셨어요. 그런데 한국어는 다의어도 많고 사전에 나오지 않는 단어도 많아요. 시험 볼 때도 중국어로 작성하면 교수님이 모르시니 한글로 작성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어려움이 있어요. 그래도 참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중이에요.

아, 그리고 우리학교는 토론, 발표하는 시간이 많은 것 같아요. 기린사범대학교에서는 교수님만 말씀하셨는데 우리학교는 강의시간에 학생들 참여가 많아요. 이런 활동들이 사고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제가 3학년이라 이번 학기에 교육실습도 나갈 예정이라 기대가 많이 되네요.

Q: 기숙사 생활 불편하지는 않으신가요?

A: 기숙사 정말 마음에 들어요. 지난 학기에 충북대학교 역사교육과 교환학생과 룸메이트였는데 봉사활동도 같이 가고, 화장실 청소도 같이하고, 궁금한 것 있으면 서로 물어보기도 하고 정말 사이좋게 지냈어요. 또 기숙사 청소 아주머니께서 제시간마다 청소를 해주셔서 기숙사가 깨끗해요. 그리고 침대, 에어컨, 선풍기도 좋고, 인터넷도 무료여서 모르는 것도 언제든 찾아볼 수 있어서 편해요.

그런데, 한국사람과 습관이 달라서 조금 불편해요. 중국 사람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편이에요. 기린사범대학교에서 도 11시가 되면 소등하고 7시에 일어나요. 그런데 우리학교 기숙사에서는 새벽 1시~2시 늦게까지 불 안 꺼요. 그래도 한국학생이랑 생활하는 거 좋아요. 의사소통도 몸짓 써가면서 하면 서로 통하니까 불편하지 않아요. 덕분에 한국어 실력도 많이늘었어요.

Q: 한국 음식과 술문화는 적응하셨나요?

A: 한국 음식 입에 맞아요. 김치, 비빔밥, 닭갈비, 철판 쭈꾸미, 낚지, 불고기, 부대찌개 다 좋아해요. 엄마께서는 요리 못하시는데 한국사람들 요리 너무 잘해요. 저는 오히려 중국음식보다 한국음식이 맛있어요. 기숙사 식당 음식도 맛 좋아요. 환경이 깨끗하고, 우유나 과일 같은 후식도 줘서 정말 좋아요. 한국 음식이 좋아서 방학 동안에는 청주 시내에서 음식점 아르바이트도 했어요. 한국어 연습도 할 수 있었고 돈도 벌어서 이번 학기 등록금은 제가 냈어요. 아르바이트 하면서 술 많이 봤는데 한국 소주, 맥주는 중국에서도 유명해요. 근데 한국 술과 다르게 중국 술은 40~50도인데 전 술을 잘 못해서 중국에서 38도짜리 술 마셨어요. 한국 술은 도수가 낮아서 중국에서보다 술 더 잘 마실 수 있어요. 그리고 중국에서는 술을 다른 음료와 섞어 마시지 않는데, 한국은 술을 다른 음료에 섞어 마셔서 맛이 쓰지 않아 더 좋아요.

중국은 술을 마실 때, 선후배가 평등한데 한국은 후배가 선배 너무 무서워하는 것 같아요. 술 마실 때 고개 돌려 마시고 선배들이 후배한테 술 많이 따라줘요. 후배가 선배에게 술 따를 때도 예의 많이 생각하는데 중국에서는 이렇지 않아요. 한국은 선후배간 너무 어려워요.

Q: 유학 준비과정은 어땠고,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A: 필요한 서류도 많고 너무 복잡했어요. 교원대에 오려고 기린사범대학교에서 30명 정도 지원했어요. 저도 기린사범대학교 한국어과 다니다가 2학년 말에 교원대 유학 신청했어요.

30명중에 6명을 선발했는데, 시험을 봐야 되요. 시험은 한국어 읽기, 말하기, 쓰기를 봐요. 교원대 졸업하면 기린사범 대학교 졸업장도 나와서 정말 좋은 것 같아요. 평소 중국에서 한국 드라마, 한국 가수 많이 접해봤어요. 중국 여자들이 한국 가수들 많이 좋아해요. 그래서 한국이 친근하고, 한국 생활 해보고 싶었어요. 교원대 학사 졸업하면 교원대 대학원에 진학하고 싶어요. 대학원은 국어교육, 유아교육 쪽으로 진학할거에요. 대학원 졸업하면 중국 대학교에서 교수님 도와주는 선생님 되고 싶어요. 아니면 중국에 있는 한국어 학원에서 한국어를 가르쳐줄 수도 있어요. 그리고 중국 동쪽 연안에 한국 회사 많이 있어서 거기서도 취업할 수 있고요. 중국에서 취업이 어려우면 한국에 다시 와서 박사까지 공부하고 싶어요.

 

Q: 자유롭게 하고 싶은 말 있으시면 해주세요.

기린사범대학교에 다녔을 때 한국 유학생들이 슬리퍼 신고 옷이 너무 커서 촌스러워 보였어요. 그런데 한국 대학교에 와보니 여자들이 다 예쁘고 남자들이 다 멋있는 것 같아요. 옷 입는 스타일이 좋아요. 그리고 전반적으로 한국 생활이 중국에서 생활보다 마음에 들어요. 버스에 에어컨도 있고 화장실도 깨끗해요. 그리고 한국 사람들 예의가 무척 발라요. 새로 입학한 유학생들은 가족이 보고싶어서 울어요. 혼자 한국에서 생활하고 말도 잘 안통하고 한국 음식 입에 안 맞는 사람이 많아요. 유학생끼리 만나면 중국어로 말을 하는데, 한국 학생들 중에 중국사람 시끄럽다고 싫어하는 사람 있어요. 중국어가 빠르기도 빠르지만, 외국어라서 한국 학생들에게 특별히 잘 들려요. 그러니까 한국 학생들이 너무 화내지 말아주세요. 한국 학생들이 유학생들 미워하지말고 서로 잘 지냈으면 좋겠어요.

 

한국학생들 적극적 자세로 유학생과 교류 필요

Q: 유학생과 같이 생활하면서 불편했던 점이나 좋았던 점 있나요?

A: 특별히 느껴본 적 없어요. 언어 장벽도 많이 느끼지 못했어요. 기초적인 한국어를 잘 하시니 의사소통에 불편함이 없었어요. 오히려 지난 학기에 기초한문 강의 같이 들었을 때 언니한테 도움 많이

받았어요. 국어교육학과 내에서 징검다리 활동이라고 유학생과 교류하는 활동이 있어요. 그 활동을 통해 중국 유학생과 교류를 많이 할 수 있어서 한국 사람에 국한되지 않고 더 넓은 인간관계를 가질 수 있었죠. 중국 유학생과 이야기 하면 중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생생하게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 나중에 중국 여행갈 때 정말 도움 될 것 같

아요. 또, 중국 유학생들에게 중국어 배우고 한국어를 가르쳐 주기도 했어요. 한국어 가르치는 과정에서 외국인이 바라보는 한국어가 어떤지 알 수 있어서 뜻깊었고, 앞으로 국어교사가 될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Q: 유학생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 있으신가요?

A: 우선, 유학생 분들이 학교에 처음 오시면 적응을 잘 못하세요. 한국 학생들과 어울리지도 못하구요. 그런데 한국 학생들도 유학생과 친해지고 싶어 하니 소극적인 태도를 버리고 적극적으로 친해지려고 노력해줬으면 좋겠어요.

한국 학생에게 먼저 다가가서 한국 학생들에게 한국문화와 한글을 많이 배우고 잘 받아드려서 한국어 실력 많이 늘고 한국어 문화에 익숙해지길 바라요. 또 학교 동아리 활동을 통해서도 한국 학생과 많이 어울리면 좋을 것 같아요.

 

Q: 유학생과 많이 접해 본 사람으로서 청람학우에게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요?

A: 유학생이 다른 나라 사람이라서 경계를 하기 마련인데, 막상 이야기를 해보면 우리나라 또래들과 다를 바 없으니까 경계 하지 않으셔도 되요.

또 유학생들에게 말이나 문화적으로 하는 실수를 지적해주면 고마워하니까 잘 가르쳐 주세요. 그리고 타지에 혼자 와서 외로워하는 그들에게 먼저 인사도 해주고 친근하게 다가가주세요. 유학생들이 수업내용 관련해서 질문하면 친절하게 답변해주시구요.

 

 

역지사지 마음… 교육현장에서 부터 실천해야

역지사지, 예비교사인 우리도 학창시절 끊임없이 배워온 말이다. 우리가 교육 현장에 나아가서도 학생들에게 역지사지의 태도를 가르치고 권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역지사지를 직접 실천하고 있는가? 진정한 가르침을 위해서는 이론뿐 아니라 경험이 필요하다. 우리는 미래의 학생들에게 진정한 가르침을 줄 수 있는가 항상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 학교에는 여러 나라에서 온 89명의 외국인 유학생이 있다. 그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어떠한가? 우리나라 사람이 타국에 유학 가서 공부하는 것과 그들이 우리나라에 유학 와서 공부하는 것은 똑같다. 우리나라 사람, 혹은 자신이 외국에 유학을 가서 따가운 눈총을 받고 한국어를 쓰면 시끄럽다고 비난받는다면 우리의 심정은 어떨까. 역지사지가 간단한 생각일지 몰라도 현실에서는 이런 생각을 하기가 쉽지 않다. 우리는 교육을 담당할 인재들이다. 역지사지를 실천해보지 않은 사람이 누군가에게 역지사지의 가르침을 줄 수 있을까. 간단한 생각이라고, 이미 알고 있는 것이라고 쉽게 넘기지말고 우리는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과 다르면 경계하기 마련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단일민족을 강조해와서인지 폐쇄성이 짙다. 그러나 세상은 변했다. 자신과 생각이 다르고 생김새가 다르고 언어가 다른 사람끼리 함께 사는 것이 불가피한 세상이다. 바뀐 세상에 맞춰가기 위해 우리에게는 관용의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와 다른 ‘그들’이 틀린 것이 아니라 우리와 다른 것이다. 그들의 다름을 인정하고, 그들을 존중해주는 관용을 실천해야 글로벌 시대의 흐름에 맞는 처사임이 분명하다.

2012년 청주시 인구는 약 67만명, 청원군과 합치면 약 83만명을 웃돌고 있다. 2012년 우리나라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주민 수는 약 141만 명으로 청주 청원 통합시보다 훨씬 높은 수치이다. 그들은 우리나라 전체 주민등록인구의 2.8%에 해당하며 지난해 조사 때보다 약 14만 명이 늘었다. 한국 사람들은 아메리칸 드림을 외치며 자국을 떠났었다. 그러나 현재는 사정이 바뀌었다. 여러 나라에서 많은 사람들이 코리안 드림을 외치며 우리나라로 몰려오고 있다. 우리나라에 공부하러 오거나, 일자리를 찾아 고향을 떠나 우리나라에 온다. 뿐만 아니라 국제 결혼도 활발히 이루어져 우리나라에서 가정을 꾸리는 다문화 가정도 늘어났다.

하지만 그들을 대하는 우리 태도는 성숙치 못하다. 당연하다고 생각해왔던 관용, 역지사지의 정신은 우리학교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학교서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왕따를 당하고, 외국인 아내는 폭력을 당하고, 외국인 노동자는 공장에서 착취를 당하고 있다.

교육자가 될 인재들이 모인 우리학교에서도 외국인과 조화롭게 생활하지 못한다.

지난 20세기 우리나라는 무시당하고 핍박받는 나라 중 하나였다. UN의 조치로 선거가 치러져 세워진 나라에서 UN 사무총장을 배출하고, 세계 최빈국 중 하나에서 세계 7번째로 2050 클럽에 가입하는 등 세계 곳곳에서 코리안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세계가 서로 섞이고 있는 지금, 우리나라도 폐쇄성을 벗고 그들과 공존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 현장부터 다름을 인정하는 분위기, 역지사지의 자세, 그리고 관용의 자세를 갖춰야한다. 그 시작은, 지금 우리들 자세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