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3호]UFO 제작하는 교육정보화 사업

2018-03-23     김종주 기자

지난 8월 16일 유은혜 민주통합당 의원과 사단법인‘좋은교사운동’은 국회에서‘스마트교육 이대로 괜찮은가’토론회를 열었다. 그들은 교사, 학생 6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학교에서 외면받은 교육정보화사업 실태를 고발했다.

문경민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장은“교사들이 예산을 많이 낭비한 교육정보화 사업은 사이버 가정학습과 에듀넷이라고 지목했다”고 주장했다. 사이버 가정학습 예산에 2004년부터 올해까지 1968억 원이 소비되었다. 하지만 전국 5115명의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사이버 가정학습을 '일주일에 한 번도 활용하지 않았다'고 답한 학생이 80% 이상을 차지했다. 이에 우리학교 정현우(생물교육 12)학우는“학생들의 사이버 가정학습 참여에 대한 지속적인 홍보와 관심이 부족한 것 같다. 사이버 가정학습이 있는지도 몰랐다”며 사이버 가정학습에 대한 홍보와 관심이 부족함을 지적했다. 에듀넷 역시 1996년 사이트 개설 이후 300억원 가량 투입되었지만, 500여 명의 초중고 교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일주일에 한 번도 활용하지 않았다'고 답한 교사는 84%였다.

교과부가 지난해부터 도입한 'e-교과서' CD는 활용도가 낮음을 넘어 장난감으로 쓰이고 있다. 5674명의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활용하지 않는다'에 응답한 학생이 85%이상으로 CD활용도가 매우 낮았다. 심지어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e-교과서' CD로 비행접시 날리기 놀이를 하거나 쓰레기로 버리고 있다고 조사되었다. 이에 우리학교 최대열(불어교육12)학우는“학교에서 영어교과서 CD를 사용한 적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수업시간 간간히 동영상 자료로이용한 적은 있지만 개인 학습자료로 이용하는 학생은 드물었다”고 말했다. 이 UFO 제작 사업에 지난해와 올해 각각 380억 원과 268억 원이 소비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과부는 2조2000억 원의 예산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 스마트교육추진 전략을 시작하고 있다. 이에 문경민 정책위원장은 "교과부와 교육학술정보원은 연이은 실패 속에서도 영역을 확대해온 사업 추진 방식에 대한 반성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성과주의에 빠져 사업만 확장할 것이 아니라 학교 현장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논의기구를 신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