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호] 新 한류문화 ‘비보잉’

몇 년새 높아진 국내 비보잉의 위상

2015-02-03     남보나 기자

 

발행 : 2014. 4. 21

우리나라 비보잉이 어느덧 한류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매년 해외 유명 비보잉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더니 이제는 세계 5대 비보이 대회 중 하나인 ‘R-16 코리아’를 개최하는 등 어엿한 비보잉 강국이 됐다.

◇ 우리나라 비보잉의 역사
비보잉(B-boying)은 스트릿댄스의 한 장르이자 디제잉(DJing), 엠씨잉(MCing), 그래피티(graffiti)와 함께 힙합 문화의 4대 요소 중 하나로 여겨진다. 1970년대 초반 미국 뉴욕 흑인들 사이에서 처음 생겨난 춤으로, 브레이크댄싱(breakdancing)으로 불리기도 한다.
우리나라 비보잉은 1980년대 중반 AFKN(주한미군 방송)에서 방영한 ‘소울 트레인(Soul Train, 흑인 음악 프로그램)'을 보고 이태원의 ‘문라이트’ 클럽에서 춤꾼들이 이를 흉내 낸 것이 시초이다. 이후 독일 ‘베틀 오브 더 이어 2001’에 ‘비주얼 쇼크’팀이 퍼포먼스 상을 받으면서 저변 확대의 기폭제가 되고, 젊은이들의 새로운 문화코드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후 우리나라 비보잉의 수준은 점점 높아져 현재 세계 주요대회에서 한국 비보이들이 우승을 차지하고 있다.

◇ 우리나라 비보잉의 해외·국내에서의 위상
현재 한국에서 활동하는 비보잉 댄서는 약 3,000여 명으로 추산되며, 세계 순위권 안을 국내 10여 개 팀이 독차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진조 크루가 세계 5대 비보이 대회(▲Battle Of The Year ▲UK B-Boy Championship ▲Red Bull BC one ▲I.B.E. ▲R16 KOREA)를 석권하여 세계 최초로 그랜드슬램의 업적을 달성한 이후 세계 비보이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바야흐로 현재 우리나라 비보잉은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해외에 비해 국내에서의 반응은 그다지 신통치 않다. 세계대회에서 우승하면 반짝 매스컴을 타고 그만인 상황이다. 비보이 강솔명(경북·23) 씨는 “비보잉에 대한 홍보나 지원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세계대회를 석권해도 알아주는 사람이 몇 없다는 것이 서운하다”며 “매체에서 비보잉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다뤄줬으면 좋겠고 사람들도 비보잉에 대한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 우리나라 비보잉의 환경
해외에서 위상을 떨치고 있는 비보잉이지만 실제 이들이 온전히 연습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은 조성되지 않는 실정이다. 한국힙합문화협회의 한 관계자는 “비보이 등 힙합퍼들은 오로지 춤에 대한 열정으로 뛰어든 젊은이들이지만 정상에 도달하는 동안 그들에 대한 주변 시선이 곱지 않다는 것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또한 지자체나 학교 축제 등의 공연을 통한 수입이 있지만 비정기적인데다 수입도 낮아 생계 문제가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 비보잉이 대중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시도
우리나라 비보잉은 해외의 위상을 확보한 만큼 세계인의 입맛에 맞는 힙합 공연 프로그램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2005년에는 비보잉을 소재로 한 뮤지컬이 등장했고, 같은 해 12월에는 서울 홍대에 세계최초로 비보잉 전용극장이 문을 열었다. 이에 머무르지 않고 비보잉의 저변확대를 위해 꾸준히 새로운 공연들이 제작되고 있다. 국내 주요 비보잉 공연으로는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마리오네트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S ▲아가씨와 건달들 등이 있다. 한국힙합문화협회 측에서는 “다수의 공연들이 성공을 거두고 있는 실정에 많은 공연기획·제작사에서 비보잉 공연물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성숙한 문화콘텐츠가 될 수 있도록 관계자들이 스스로 경계할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얼마 전부터 케이블 채널에서는 마니아만이 열광하는 하위문화로 인식돼있던 비보잉을 주제로 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시작되기도 했다.

◇ 앞으로의 전망
현재 국내에서 비보잉이라는 브랜드의 가치는 아직까지 비보잉 단독보다는 비보잉이 뮤지컬, 오페라 등과 함께 할 때 부가가치로서의 효과가 더 높은 편이다. 하지만 해외에서 우리나라는 이미 비보잉 강국으로 통하고 있고, 이에 일부 외국인들은 비보잉을 배우기 위해 국내로 연수를 오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이제 보다 철저한 기획력과 마케팅을 겸비한 한류문화상품으로써의 비보잉이 필요한 시점이다. 더불어 이를 위한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지원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이제 비보잉은 문화산업분야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는 무한한 문화콘텐츠로 자리매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