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3호] 미래도서관의 위치는 재고되어야 한다
발행: 2014. 3. 17.
미래도서관 위치의 문제점
우리 대학의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미래도서관의 설계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 참여 등의 절차와 사용자 참여에 의한 위치 선정에도 불구하고 진행되고 있는 도서관의 평면 개념도에서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미래도서관 위치로 지정된 학생회관 옆 배치는 3,4대학으로 가는 도로를 포함 하고 있어 제3대학과 제4대학의 차량 진입이 어려워 후면 이면 도로를 통해 진입을 해야 한다. 설사 좁은 차량 통로(필로티 도로 포함)를 개설하더라도 보행자와 함께 이용해야하는 문제로 통행의 안전에 문제가 발생된다. 또한 이질적인 건물과 인접해서 지어야하는 궁색한 모습은 대학의 상징성과 경관 측면에서 100여년을 서 있을 대학의 대표 건물이라 볼 때 적정 위치라 할 수 없다.
반면 도로를 제외하여 배치 할 경우 진입로는 개선되나 토지면적의 협소로 도서관은 고층화되어야 하며 이 경우 저층 면적의 협소로 도서관의 기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문제점이 대두된다. 이는 1층을 요하는 어린이열람실과 지역주민 열람실 그리고 장애인열람실, 다문화열람실을 배치하고 나면 정작 학생들의 선호도가 가장 높은 문화․예술 관련 실들을 1층에 배치 할 수 없어 접근성과 편의성이 떨어진다.
특히 미래도서관의 대학 내 상징성과 기존 도서관 연계 사용에 대한 기능적인 장점을 활용 할 수 없기 때문에 그동안 추진 과정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위치에서의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위치 선정과 사용자참여디자인
일반적으로 교육시설은 상업시설과 달리 기능을 최우선으로 하는 특성을 고려하여 교육시설계획(plan)전문가에 의한 기본 계획 과정을 거친 계획설계(각층 평면 구성을 포함한 기능적 배치 대안 제시)를 진행하며 그 대안을 중심으로 건축전문가(디자이너)의 아이디어와 조언에 의해 다듬어져 가는 과정을 밟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다음 학내 사용자 참여에 의한 공간 개선과 선호도 조사에 의해 위치 및 디자인을 확정하는 단계를 거쳐 전문 건축사에 의해 본격적으로 건물 설계과정을 거처 추진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사용자 참여 과정에서 단순히 학생들이 선호하였던 위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선호하는 공간을 충분히 담을 수 있는 위치를 찾아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학생들의 주요 요구내용을 정리하면 다수의 스터디룸 확대, 카페 및 북카페 등의 휴게 공간 확대, 저층 배치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구조, 외부인과 학내 구성원의 적절한 분리 등이 해당된다.
또한 교수진의 의견으로 국제세미나 등 규모에 따른 다양한 심포지움을 할 수 있는 회의실 공간을 요구하기도 하며 이러한 요구를 수용하면서 접근 할 수 있는 과정이 바로 “사용자 참여형 설계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해야 할 기능적 검토와 사용자교육이 배제된 상태로 추진되어 온 점은 좋은 건축물을 만들기에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또한 필자의 교육시설 계획 경험상 이미 선정된 위치라 해도 평면 및 형태 단계에서 문제점이 노출된다면 당연히 다른 대안들도 검토해야 한다. 비록 적법한 절차라 할지라도 건축은 끊임없이 개선해가는 과정의 산물로 나와야한다.
미래도서관은 대학의 새로운 구조와 기능을 바꾸는 기회이어야 한다.
교원대학교의 공간 구조는 30여년 전에 구축된 배치 구조를 갖고 있다. 당시에도 대학의 중심은 도서관을 중심으로 하였으며 반면 차량도로와 건물관리 중심의 공간 구조였다. 즉 사람 중심보다는 미래 차량 증가와 건축물의 유지관리에 치중한 전통적인 대학 공간 구조였으나 최근의 패러다임은 사람 중심의 공간 재구조화를 지향하고 있다. 유럽의 중심부 차선을 보행자 중심으로 재편성하는 과정은 최근에 유럽 여행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즉 대학의 공간 구조를 사람 중심으로 전환하는 기본적인 특성에서 설계가 진행되어야 한다.
또한 미래도서관은 대학을 거주하는 학생에게나 처음 방문자에게 한 눈에 인지되는 랜드마크의 기능을 확보해야한다.
미국 대도시 거주 약 3만여 명에 대한 도시 구조 인식 조사를 실시한 “케빈린치의 도시인지론”에서 좋은 도시는 광장, 랜드마크, 길, 경계, 영역이 잘 정비된 도시라하였으며 대학의 경우도 작은 도시의 범주에 속한다고 하였다.
이를 보면 좋은 대학의 공간 구조는 강한 중심 공간을 설정하고 광장을 연계하며 학생 교육 영역과 지역 및 연수 영역을 분명히 설정하며 보행자 도로를 주 접근성으로 하는 배치 구조일 것이다. 따라서 도서관은 대학 공간 구조를 구성원들이 가장 편하게 인식하고 접근할 수 있는 영역과 구조로 재편성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한다.
미래도서관 패러다임을 바꾸어야한다.
미래 도서관은 일반적인 종합대학 도서관과 다른 면모가 반영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종합대학교의 경우 문화 공간이 잘 구성되어 있는 형편으로서 순수도서관 기능을 위주로 한 건축을 지향 할 수 있지만 교원대학교의 경우 대학 내 문화공간이 매우 적은 편에 속한 특성을 반영해야 한다. 특히 학생들은 미래 교사로서 학생들에게 단지 교과수업 만 가르치는 역할에서 벗어나 인성과 문화, 예술 및 감성을 전달하는 교사의 역할도 필요할 것이다. 이를 고려하면 학내 문화, 예술 활동에 대한 기회를 도서관과 함께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도서관 이용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일전 조사한 학생들의 요구 사항 중 가장 많은 요구 내용으로 스터디룸과 카페, 휴게실 등이 제시된 점도 그러한 맥락이라 분석된다.
기존도서관을 활용하는 연계 배치로 미래도서관으 로서의 공간 활용 시너지를 최대한 높여야한다.
미래도서관을 건축하면 기존도서관은 평생교육원과 국제교육원 등 나름대로 대학의 계획이 수립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 대학의 입지 특성상 지역주민이나 인근 관공서를 대상으로 평생교육원을 독립적으로 운영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일 것이며 국제교육원 또한 제도적으로 설립 자체의 어려움도 있지만 그 많은 시설 면적을 다 활용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따라서 설사 설립을 추진한다하여도 미래도서관과 연계하여 평생교육과 국제 교육을 상호 공간 활용 측면에서 공용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되어야한다. 일예로 일본의 많은 공공도서관이 도서관과 평생교육원을 하나의 공간에서 시설물을 상호 활용하여 운영비 절감과 공간 확대를 통해 활성화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적이 있다. 이는 우리대학의 특성 상 회의실, 강의실, 스터디룸, 세미나룸 등 다용도의 실을 다양한 크기로 다수 마련하여 기능상 필요한 부분에 우선 활용하는 방안이 미래도서관 활용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학생들의 요구에도 순응하며 우리나라 교육 중심 대학으로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기존 도서관을 연계 활용한다면 공간적 여유로 임용고사 전용실의 유지와 학내 교과 교육 및 연수원 교육과정에서 도서관 교육을 일정시간 활성화하여 타교육대학과 차별화한 도서관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도서관 배치를 위한 실천적 제언
앞서 제시한 구상을 갖기 위해서는 기존 도서관을 연계한 배치가 공간 활용 측면에서 매우 효율적일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일반적으로 기존 건물을 활용하기 위해 연계하는 방안으로는 기존 건물에 인접하여 새 건물을 배치하고 연결통로를 설치하는 방안이 있으며 공간적으로 여의치 않을 때에는 기존건물과 새 건물을 일체화시켜 하나의 건물화 하는 방안이 있다.
지금까지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필자는 미래도서관 위치와 평면구성에 대해 재 검토해주길 대학 당국에 제안한다. 또한 다수의 학내 구성원들이 우려하는 청람대로와 중앙녹지광장을 훼손 하지 않는 범위에서 기존 도서관을 활용하여 건축 할 수 있는 방안을 집중 검토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