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5호] ‘걷기대회’와 ‘인사 잘하기’ 열려
늦은 공지·개최시간·현실성 문제 거론돼
최근 우리학교에서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두 가지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지난 9월 25일에는 ‘청람벌 걷기대회’를 개최했고, 그 이튿날부터는‘인사 잘하기’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두 행사 모두 학생들을 대상으로 좋은 취지에서 시작한 프로그램들이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진행에 있어서 현실적인 요건을 고려하지 않은 점이 엿보여, 내실이 부족하다는 평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 두 행사의 진행
제1회 ‘청람벌 걷기대회’는 지난 9월 25일 오후 4시부터 개최됐다. 본 행사는 학생과 교직원 등 200여 명의 인원이 참여해 학교 주변을 약 두 시간 동안 걸으며 진행됐다. 이번 대회가 개최된 계기와 의의에 대해 학생지원과 심혁보 팀장은 “김주성 총장이 문화 활동에 관심이 많은데, 이 행사도 그 일환으로 진행된 것”이라고 하면서“학생과 교직원이 자연을 벗 삼아 걸으면서 마음을 순화하고 인성교육을 함양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답했다.
대회에 참여한 학생들의 수업은 공결 처리됐고, 그 중 사도교육원생에게는 사도교육원 점수 5점을 부여했다. 학생지원과에서는 이번 1회 대회에 이어 내년부터 매년 한 차례씩 걷기대회를 개최할 예정이고, 걷는 코스는 매 대회마다 달리할 계획이다.
‘인사 잘하기’ 캠페인의 발대식은 지난 9월 26일 1시에 교양학관 앞 잔디광장에서 있었다. 발대식은 교양학관 앞 잔디광장에서 시작해 학생회관 앞까지 10여 분 간 플래카드를 들고 걸어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학생지원과 측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번 캠페인은 “우리학교의 학생·교직원들을 대상으로 인사 잘하기 캠페인을 실시하여 밝고 친절한 보다 품위 있는 대학 문화 조성”하기 위해 추진됐다. 이번 캠페인의 시행에 대해 심 팀장은 “지난 8월 13부터 17일까지 도서관과 학생회관에서 총 117명의 학생들이 참여한 설문조사를 거쳐 시행하게 됐다”고 답했다. 또 이후 캠페인의 진행 방식에 대해서 심 팀장은 “청람광장 게시판, 총학생회, 동아리연합회를 통해 학생들에게 홍보를 하고 직장교육, 전체교수회의를 통해 교직원들에게 홍보를 할 것”이라며 “학생들이 캠페인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 두 행사에서 나타난 문제점
‘청람벌 걷기대회’를 개최한 의의와는 달리, 그것에 동조하는 학생들은 많지 않아 보인다. 사도교육원생의 경우 대회의 의의를 생각하기보다 사도교육원 점수를 얻기 위해 참여한 경우가 더러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에 참여한 이정주(초등교육·12) 학우는 “매일 걷는 길인데 걷기대회를 한다는 것이 불필요한 것 같다”며 “이번 걷기대회에 참여하면 사도교육원 점수를 준다고 해서 반강제적으로 참여했다”고 하면서 이번 대회 참여가 자발적이지 않았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대회의 개최가 평일 오후에 이루어진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학생들은 분명 수업을 들을 권리를 가지고 있는데, 대회를 평일 오후에 개최하는 것은 학생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원형(역사교육·11) 학우는 “수업이 있는 시간에 대회를 열고, 공결 처리를 해주는 것으로 참여를 유도한 것은 수업권을 침해한 일이다”라고 하면서 “학교에는 공부하러 온 것이지, 걷기대회를 하려고 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대회가 평일 오후에 개최된 것에 대해 심 팀장은 “주말에 개최하면 참여인원이 저조할 것이라고 생각해 평일에 개최하게 됐다”면서 “다음 대회 때 어떻게 할지는 추후에 구체적으로 생각해 볼 예정”이라고 답했다.
또 대회의 공지가 불과 1주일 전에 이루어지면서 학생들의 참여가 저조해지고, 교수와 강사의 수업 진행에도 다소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해당 시간에 수업이 있었던 한 교원은 익명을 요청하며“이 대회가 꼭 수업 시간에 진행돼야 했는지 의문이다”라고 하면서 불만을 이야기했다. 대회 공지가 늦어진 것에 대해 심 팀장은 “코스를 선정하는 일이 지체되어 대회 공지 역시 늦어졌다”고 답했다.
‘인사 잘하기’캠페인은 캠페인의 실효성이 얼마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다. 인사를 잘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당위적인 명제여서 캠페인으로 권장하기에 무리가 따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청한 한 학우는 캠페인의 발대식을 보고 “저기(발대식)에 참여한 학생들도 전혀 자발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면서“너무 보여주기식의 행사 같다”고 이야기했다. 또 이가영(교육학·12) 학우는 ‘인사 잘하기’ 캠페인을 하고 있는지도 몰랐다”면서 홍보가 부족했다는 점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