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3호/교육탑] 공교육 속에 도입된 IB, 아직 제도적 과제 남아있어

2025-11-17     정경진 기자

현재 우리나라에서 700여 곳이 넘는 학교가 국제 바칼로레아(이하 IB)를 공교육에 도입하면서 IB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IB는 학생들의 주도성과 탐구력을 향상하여 교육의 본질을 되찾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공교육과의 괴리 교사 교육 문제 등 다양한 우려도 함께 존재한다. 이에 이번호 교육면에서는 IB의 현황 및 이로 인한 변화, 다양한 우려점 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빠르게 증가하는 IB 학교 748개 학교가 IB 프로그램 도입

IB는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비영리 교육재단, IBO가 개발하고 운영하는 국제 공인 교육 프로그램이다. 현재 IB는 만 3세부터 19세까지 성장 단계를 따라 네 가지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네 가지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IB 네 가지 프로그램 상세 내용 (표 / 서주원 기자)

현재 IB 학교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13개 시도교육청에서 초등학교 445개교 중학교 122개교 고등학교 123개교 총 748개 학교가 IB 프로그램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공교육 체제 안에 IB를 도입한 제주는 현재 초등학교 11중학교 5고등학교 1곳 등 17개 학교가 IB 학교로 지정되어 있다. 실제로 IB의 교육 효과가 널리 알려지면서, IB 학교로 지정된 제주 표선초등학교는 5년 전에 비해 학생 수가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에 표선고등학교 권미경 교사(이하 권미경 교사)“IB 도입으로 인해 대입에서의 유의미한 결과뿐만 아니라 인구 소멸 지역의 자구책이 되는 등 다양한 효과를 보고 있다라고 한국교원대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전했다.

 

기대와 우려 교차, ‘주도적 학습 문화’ vs ‘대학 입시와의 괴리

이러한 IB의 교육 효과에도 불구하고, IB 도입에 대한 다양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우선 가장 큰 문제는 IB와 현 대학입시 체제 사이의 괴리이다. 현재 일부 대학이 IB 성적을 인정하고 있지만, 수능 중심의 입시 체제 안에서 제한적으로 반영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국회 교육위원회와 교육부는 지난 1024IB 성적의 대입 적용을 위한 법 개정을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외에도 교사들의 업무 부담 막대한 예산 사용 교원 확보 등 다양한 우려가 존재한다. IB 교육에서는 IB의 철학을 이해하고 수업 및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교사의 역할이 절대적이나, 교원의 전출입 등으로 교사 수급이 불안정한 문제가 발생한다. 권미경 교사는 “(IB에서는) 교사의 희생과 노력이 필요하지 않은 부분이 없고, 업무 강도 역시 세기 때문에 IB를 경험하고자 하는 교원을 확보하고 어느 정도 수준까지 교육하는 일이 쉽지 않다라고 전했다. 또한 각 학교가 매년 최소 천만 원이 넘는 연회비 비용을 IBO에 지급하는 것은 문제로 지적된다.

반면, 학생 주도적 학습 문화 확산 학교 및 학급 교육과정의 자율성 확대 국제적 기준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 경험 등 긍정적 반응도 존재한다. 김아영(초등교육) 교수는 특히 학습자 중심의 평가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며, “루브릭 평가와 지속적 피드백이 자리 잡으면 현재 우리 사회가 고민하는 학생 평가 문제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루브릭 평가: 학습자의 성취를 구체적 기준과 수준으로 판단하는 명세화된 평가 도구

 

IB가 현 교육에 던지는 시사점, “교사의 역할을 전달자에서 동반자로

IB는 한국 공교육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 잡으며, ‘탐구 중심 수업학생 주도성이라는 교육의 본질을 되살리고 있다. 현재 대학과 교육청, 지방자치단체까지 참여하는 한국형 IB 모델이 현실화되고 있으며, 이는 입시 중심 교육의 틀 속에서 스스로 배우는 힘을 잃지 않게 하려는 시도다.

그러나 위와 같은 기대와 우려 속, IB가 현 교육체제 안에서 어떻게 자리 잡을 수 있을지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홍정아 IB 비즈니스 개발 매니저(이하 홍정아 매니저)는 타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IB가 우리 공교육의 수업 방식과 평가 문화, 그리고 교사의 역할을 새롭게 바꾸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본다라며, 이미 IB를 운영하는 학교들에서는 탐구 중심, 과정 중심의 학습이 자연스레 자리 잡고 있으며 그 속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사고하고, 표현하고, 배우는 즐거움을 되찾는 모습을 많이 봤다고 전했다. 이어 “IB가 우리 교육에 던지는 메시지는 교사는 더 이상 일방적인 지식 전달자가 아니라, 학생의 성장을 돕는 촉진자이자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라며 IB 교육의 철학이 국내 교육 문화에 던지는 시사점에 대해 역설했다. 권미경 교사 또한 국내 공교육도 좋은 점들이 많고 IB의 단점도 분명히 존재하기에 공교육을 완전히 대신할 수는 없지만, IB는 새로운 방식의 교육 방법으로서 기존의 공교육을 변화시키는 자극제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