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2호/독자의 시선] 남산타워 앞에서

김성욱(국어교육·24) 학우

2025-11-02     한국교원대신문

비 내리는 여름날이면

자물쇠들은 노래한다

사랑을 모르면서

 

굳게 닫힌 자물쇠는

녹슬은 몸통에는

사랑의 노래를 품었고

고백의 가사를 품었고

() 젖었다

슬픈 사랑인 줄도 모르면서

 

자물쇠가 채워지면서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그는 사랑의 무게를 알았을까

 

철창에 걸린 그가

내게 말을 건다

사랑을 아는듯이

 

닫힌 자물쇠는

자신의 몸통에

사랑의 추억을 새기고

영원한 기억을 남기고

여름() 젖어간다

진정한 사랑을 아는듯이

 

내가 그를 철창에 걸고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나는 사랑의 무게를 깨달으리라

 

그때 함께 쓴 한 줄의 글을 기억하겠지

영원히 기억하겠지

한여름밤의 꿈속에서 여름이었다...”

 

비 그친 가을날이면

자물쇠들은 노래하리라

사랑을 깨닫고 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