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2호/교육탑] 역사 왜곡 도서 여전히 남아있어 … 폐기 조치의 필요성 대두돼
지난 10월 1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문체위)에 소속된 손솔 의원은 ‘리박스쿨’에서 추천한 도서 2종이 전국 초·중·고등학교 670곳에 총 802권 비치되어 있음을 밝혔다. 이어, 10월 22일 열린 문체위 국정감사에서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하 박수현 의원)은 대한민국교원조합(이하 대한교조)이 출간한 〈대한민국 사회 교과서〉의 허위사실 설파를 지적했다. 이번 512호 교육면에서는 역사 왜곡 도서와 그에 대한 의견 및 조치에 대해 알아보았다.
◇ ‘리박스쿨’ 추천 도서 2종, 전국 초·중·고 670개 학교와 공공도서관 192곳에 비치된 상태
지난 10월 1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문체위)에 소속된 손솔 의원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리박스쿨 추천 도서 2종이 전국 초·중·고등학교 670곳에 총 802권 비치되어 있음을 밝혔다. 리박스쿨은 2025년 5월 31일 뉴스타파의 보도를 통해 알려진 단체로, ▲편향적인 역사관 주입 ▲대선 관련 여론 조작 활동 등의 의혹을 받았다. 해당 단체가 추천한 ‘엄마가 들려주는 이승만 건국 대통령 이야기’와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6·25전쟁 이야기’는 리박스쿨이 양성한 늘봄학교 강사들의 교재로 활용되었으며, 국사편찬위원회는 해당 도서가 “6·25전쟁 피해를 축소하고 이승만 대통령의 업적을 과도하게 강조하는 등 일부 내용에 왜곡이 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조사 결과 부산·경남·울산·전북·광주·전남 등은 해당 도서를 폐기하거나 폐기할 예정이지만, 서울·경기·인천·대구·강원 5개 지역은 비치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문체부가 관리하는 지방자치단체 공공도서관의 경우, 1,296곳 중 192곳에 해당 도서가 비치되어 있다. 그밖에 ▲국회도서관 5권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2권 ▲국립중앙도서관 2권 ▲국립세종도서관 4권 등 국립도서관 4곳에도 총 13권이 비치되어 있으며, 열람 제한 조치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손솔 의원은 교육청과 지자체가 폐기 결정을 내리고 있는 상황에서 역사 왜곡을 바로잡아야 할 국립도서관이 해당 도서를 보존 및 열람하게 하는 것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이어 “문체부는 출판·유통·공공도서관을 관리·감독하는 주무 부처로서, 각 기관의 자율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공공도서관 비치 기준을 명확히 마련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 극단적인 역사관 드러나는 〈대한민국 사회 교과서〉 … 조치 취할 필요성 언급돼
한편, 지난 2024년 9월 28일, 대한교조는 청소년용 역사 도서(대안교과서)를 출간하며 기념행사를 가졌다. 대한교조가 출간한 도서명은 〈대한민국 사회 교과서〉로, 교육부의 검정을 받은 정식 교과서는 아니지만 제목에 ‘교과서’란 단어가 포함되어 있다. 이에 대해 뉴스타파는 “표지 안쪽에 ‘학생들이 편향되지 않은 자유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만든’ 책이라고 적혀있으나 내용에는 극단적인 역사관이 드러난다”라고 표현했다. 해당 역사관이 드러나는 대목들은 다음과 같다.
당시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군인이 되는 것은 입신출세나 다름없었다. 그들은 엄격한 선발 과정을 거쳐야 했으며, 선발된 군인들은 중일전쟁과 태평양전쟁에서 여러 전장을 누볐다.
〈대한민국 사회 교과서〉 178쪽에서는 위와 같이 과거 일본의 강제 징병으로 인해 전쟁에 동원된 조선인들을 마치 출세한 것처럼 표현하고 있다.
위안부 문제에서 논쟁거리는 모집할 때 강제 연행이 있었는지, 그들의 생활이 성 노예적 상태였는지에 있다. … 대부분의 증언에 따르면 강제 연행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한다.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 문제에 대해 〈대한민국 사회 교과서〉는 강제 연행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서술하며 위안부가 겪은 현실을 논쟁거리로 전락시키고 있다.
혼돈의 회오리가 몰아칠 무렵, 시대의 부름에 따를 능력을 갖추고 준비하고 있던 집단이 바로 전두환을 중심으로 뭉친 ‘하나회’였다.
〈대한민국 사회 교과서〉 523쪽에서는 5·18 학살을 지시한 전두환과 12·12 군사반란 일당을 마치 능력 있는 영웅인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
이에 관해, 박수현 의원은 지난 10월 22일 열린 문체위 국정감사에서 〈대한민국 사회 교과서〉를 “독재를 민주화하고 민주화운동에 대한 명백한 허위사실을 설파하고 있는 책”이라고 지적했다. 박수현 의원은 해당 도서에서 ▲5·18 학살을 지시한 전두환과 12·12 군사반란 일당을 찬양한 점 ▲5·18 학살을 공산당 간첩과 김대중 지지자들의 합작품으로 서술한 점 등을 근거로 국정감사에 참석한 김희섭 국립중앙도서관장(이하 김희섭 도서관장)에게 즉각적으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김희섭 도서관장은 “도서관에 대해 납본 의무는 있지만, 폐기에 대해서는 민감하게 다뤄야 할 부분”이라 답했으며, 송윤석 문화체육관광 지역문화정책담당자는 유해도서로 지정되면 폐기가 가능하다고 알고 있다며 관련 내용을 장관에게 보고하고 상의할 것임을 밝혔다.
역사는 늘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인류에게 하나의 이정표가 되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역사가 왜곡 없이 진실되게 전해질 때, 우리는 과거의 잘못을 반면교사 삼아 옳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