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9호/사설] 매일 10분, 마법 같은 힘
일상에서 작은 무엇인가를 ‘반복’하는 것은 루틴이라 불리며 안정감을 주기도 하지만 지루한 습관으로 치부되기 쉽다. 그러나 교육에서 반복은 배움과 성장의 본질적 과정으로 작용한다. 아이가 새 학년 새 담임 선생님을 만나 등교 후 아침 활동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활동(예: 독서, 감사 일기 쓰기, 수학 문제 풀기, 주제 글쓰기 등)을 준비해 꾸준히 실천하는 습관을 기르게 되었다. 아이는 매주 선생님께서 올려주시는 학생들의 흥미와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주제를 확인하고, 경험과 떠오르는 생각, 관련된 이야기 등으로 자유 글쓰기 개요를 작성하는 노력을 하였다. 매일 아침 10분, 이와 같은 단순한 활동은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아이에게는 생각하는 힘을 기르고 자기 삶을 이끄는 힘을 길러주는 토대가 된다. 반복은 단순하고 사소하기만 한 게 아니라, 미래의 전문성을 축적하는 보이지 않는 마법이라 불러도 좋을 만한 힘을 지닌 인간을 성장시키는 원동력이다.
하고 또 하고 끝까지 해서 지속하는 노력은 변화를 일으키고 결국 큰 차이를 만들기도 한다. 대부분의 작은 성취나 놀랄만한 성공도 사소한 습관과 노력이 시간이 지나면서 가져온 결과이다. 반복의 힘은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확실하고 기본이 되는 방법임을 보여준다. 아이 사례를 통해 필자는 선생님께서 학생들에게 꾸준함의 가치를 가르치고자 매일 학급 활동을 챙기고 매주 주제를 제시하며 학생들과 함께 1학기에 이어 2학기에도 실천하는 과정에도 주목하였다. 교사가 매일 하루 10분의 학급 활동을 준비하고 그 과정을 점검하고 성찰하는 일련의 실천은 수동적인 기다림이 아니라 과정을 신뢰하고 실천으로 이어가는 능동적인 선택이자 교육적 신념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더 많이 그리고 더 빨리 성과를 요구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조급함은 반복을 무너뜨리는 가장 큰 적이다. ‘반복’은 지루함과 포기하고 싶은 마음과 싸우는 과정이며 인내 없이는 지속될 수도 작은 성취와 기대하는 성과를 단숨에 만들어내기 어렵다. 인내는 단순히 참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을 믿고 버티는 능동적인 기다림 즉, ‘인내심’이 있어야 한다. 많은 영역에서 그러하듯이 지나치게 빠른 성장은 밀도가 높아질 시간이 없는 탓에 모든 것이 원활한 최적의 상태를 지속하기가 힘들다. 지루함과 조급함과 싸우면서 포기하지 않는 것, 간단해 보이지만 쉽지만은 않다. 이런 태도야말로 우리가 미래 교육을 준비하며 가정과 학교에서 사회 전반에 걸쳐 기본적이면서도 핵심적인 원리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개인의 작은 습관과 인내는 결국 개인의 성장을 넘어 공동체와 사회를 변화시킨다. 꾸준하게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습관으로 교실을 바꾸고, 학교를 변화시키며, 나아가 우리 사회에도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이끈다. 제아무리 위대한 포부나 다짐도 단번에 완성하기 어렵다. 거창한 계획보다는 각자 그리고 함께 오늘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수행은 무엇인가, 꾸준함과 인내로 가깝고 먼 미래를 향해 차곡차곡 쌓아갈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