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7호/기획] 다가서다⑬ - 학교 밖에서 자신만의 삶을 찾는, 학교 밖 청소년에게 다가서다
“여러분은 학교 밖 청소년이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우리학교 학우들에게 물어 보았다.
- 조은비(일반사회교육·25):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이미지는 긍정적이지도 부정적이지도 않다. 최근 여러 유형의 학교 밖 청소년이 증가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특정한 이미지를 형성하고 있지 않다.
- 이성준(초등교육·25): 부정적 이미지가 떠오른다. 학생으로서 의무를 다하지 않고 놀러 다니는 비행 청소년 같은 이미지가 떠오른다.
- (특수교육·25): 불법적인 일을 할 것 같다. 부정적인 이미지가 느껴진다.
- 박인후(영어교육·20): 학교의 범위 밖에 있어서 도움이 필요한 존재처럼 느껴진다. 가출 등의 안 좋은 사건이 있을 것 같아 걱정된다.
- 서예진(윤리교육·25): 꿈이 되게 확고하게 있고 이를 바탕으로 학교 밖에서까지 자기 꿈을 위해 노력하는 것 같아 멋있다. 학교가 안 맞고 공부가 진로와 무관하다면 학교 밖에서 꿈을 찾는 것도 좋은 일인 것 같다.
▲자신의 꿈을 위해 주체적으로 노력하는 것 같아 멋있다는 의견부터 ▲부정적이다는 의견 ▲도움이 필요할 것 같다는 의견 ▲중립적인 이미지라는 의견까지 다양한 생각이 존재했다. 그러나 대체로 학교 밖 청소년을 부정적이라거나 도움이 필요한 존재로 인식하는 학우가 많았다. 예비 교사로서 그리고 사회 현상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민주 시민으로서 학교 밖 청소년이 어떤 존재인지, 보다 정확히 인식할 필요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에 이번호 다가서다를 통해 학교 밖 청소년에게 한 걸음 다가가 보고자 한다.
◇ 여러 이유로 학교를 그만 둔 학교 밖 청소년, 그들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 많이 존재해
학교 밖 청소년이란 무엇일까? 한국 생활 법령 정보 사이트에 따르면 학교 밖 청소년이란 초·중·고등학교에 입학하지 않았거나, 자퇴·퇴학했거나, 3개월 이상 결석하거나 취학을 유예한 청소년을 말한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이와 같은 학교 밖 청소년의 인구가 16만 6천 500명가량으로 추산되었음을 밝혔다. 이는 지속적인 청소년 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2021년에 비해 2만 명가량이 증가한 수치이다.
학교 밖 청소년들은 학교를 그만 둔 이유에 따라 ▲학업형 ▲직업형 ▲무업형 ▲비행형 ▲은둔형으로 나뉜다. 학업형은 검정고시 공부, 대학입시 준비 등의 이유로 학교를 그만둔 경우이며 직업형은 직업기술 배우거나 아르바이트·취업 등을 위해 학교 밖에 있기를 선택한 경우이다. 이처럼 자신의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이를 위하여 학교 밖으로 나오는 것을 선택한 경우와는 달리 그렇지 못한 경우 또한 많다. 특정 목표 없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무업형과 가출하거나 보호시설·사법기관의 감독을 받는 비행형, 사회적 관계를 맺지 않고 집에서 나오지 않는 경우인 은둔형이 그렇다. 이렇듯 학교 밖 청소년들은 여러 이유로 학교를 나서지만, 기성세대와 일부 사람들에게는 단순 학교 부적응자 혹은 문제아 정도로 취급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 꿈드림, 학교 밖 청소년들의 어려움에 귀를 기울이다
학교 밖 청소년들이 겪는 어려움은 이뿐만이 아니다. 여성가족부의 ‘2023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학교 밖 청소년 중 62.2%가 고등학생 때 학교를 그만두었다. 또한 이와 같은 고등학생 학교 밖 청소년들이 학교를 그만둔 이유로 우울, 불안 등 심리·정신적인 문제인 경우가 37.9%로 가장 많았다. 학교 밖 청소년들의 대다수가 불확실한 진로의 문제를 겪으며 학교 밖으로 나와 또래 관계와의 단절 등을 겪고 외로움과 고립감을 강하게 느끼고 있었다.
이러한 학교 밖 청소년들의 어려움을 지원하기 위해 형성된 것이 바로 ‘꿈드림 프로그램’이다. 꿈드림 프로그램이란 ‘꿈(Dream)’과 ‘드림(드리다)’의 합성어로, 청소년에게 꿈과 희망을 드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와 같은 꿈드림 프로그램은 학교 밖 청소년들의 진로 고민 및 정서적 문제 해결을 위하여 ▲상담지원 ▲교육지원 ▲진로지원 ▲자립지원 등의 활동을 구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청소년들이 학업에 복귀하거나 사회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일례로 꿈드림 프로그램은 2015년부터 전국 222개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를 기반으로 청소년 250여 명을 모아 꿈드림 청소년단을 조직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청소년 인권 감수성 교육과 조직 강화 활동 등을 진행하였으며 꾸준히 권리 지키기 모니터링, 봉사활동과 같은 사회참여 활동 등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왔다.
이뿐만 아니라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대학 입시설명회를 열어 각 지역의 2·3·4년제 대학 입시 전형 주요사항과 지원전략을 소개하는 등의 대학 진학을 돕는 프로그램도 선보였다. 해당 프로그램은 개인별 적성을 고려한 1대1 맞춤형 상담까지 제공되며, 이후 교육청, 대학교 등과 연계한 ▲입시 박람회 ▲학과 체험 ▲캠퍼스 방문 ▲모의면접 특강 등을 지역별로 운영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여성가족부는 “학교 밖 청소년들이 학업을 이어갈 수 있게 전국 222개 꿈드림센터를 통해 검정고시 대비, 학습교재 및 인터넷 강의 등을 지원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와 같은 꿈드림 프로그램은 지역별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를 방문하거나 청소년 1388 대국민 포털 (www.1388.go.kr) 속 온라인 신청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우리 지역에는 ▲청주시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서청주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충청북도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등의 지역 센터를 통해 꿈드림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다.
◇ 학교 밖 청소년에게 한 걸음 더 다가서다
학교 밖 청소년이 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그중 학업형 학교 밖 청소년에 주목해 보고자 한다. 한국교원대신문은 대학 입시 준비를 위해 자발적으로 고등학교 자퇴를 결정한 학업형 학교 밖 청소년 A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A는 고등학교에서 대학 입시를 준비하지 않고 자퇴를 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 “수시전형으로 대입을 준비하기에는 내신 점수 및 생기부가 부족하다고 생각했고, 또 인문계에서 자연계로 전향하고자 하였기에 기존 학교 수업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자퇴를 한 후 수능 공부만을 전념하고자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인관계에 있어서도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고 오히려 대입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해 복합적인 이유로 자퇴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대입 준비에 있어 학교 교육의 필요성에 의문을 품고 학업형 학교 밖 청소년이 된 학생이 많다. 실제로 여성가족부의 ‘2023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학교 밖 청소년을 대상으로 학교를 그만둔 이유를 면담 조사한 결과, 학교의 교육과정이나 학교 특성이 본인의 적성에 맞지 않거나 친구 관계의 어려움으로 인한 학교 부적응을 이유로 자퇴를 결정한 학생이 많았다.
또 A는 학교 밖 청소년 지원 제도 이용 경험을 묻는 말에 대해 “자퇴를 하고 나서 학교 밖 청소년 지원 제도에 대해 관심을 갖고 알아보았으나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홈페이지에 접속해 보면 형식적인 지원 방안만 소개할 뿐 구체적인 지원 내용에 대해서는 안내되어 있지 않았다”라고 답했다.
이처럼 각 시·도 지방자치단체의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에서 학교 밖 청소년을 지원하는 각종 장치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마련되어 있지만, 그 인지도와 정책 홍보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평가된다.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관계자는 “매년 전국에서 4만 명 정도가 센터를 이용한다”라고 말했는데 전체 학교 밖 청소년의 수를 고려했을 때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인 학교 밖 청소년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임명호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청소년들이 학교로 되돌아올 수 있게 하는 것이 가장 핵심이다. 그렇지 않으려면 사각지대에 놓인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해 학교와 비슷한 수준의 지원을 해 사회 진출을 도와야 하고, 사회적으로 낙인찍거나 차별하지 않아야 한다. 한마디로 말해 따뜻한 지원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A는 “저조차도 자퇴를 하는 것에 대해 부끄럽고 알리고 싶지 않았기에 (처음에는) 어느 친구에게도 (자퇴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라고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학교 밖 청소년이 되는 것을 부끄러운 것으로 인식할 정도로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부정적 시선과 편견은 여전히 존재한다. 여성가족부의 ‘2023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학교를 그만둔 후 겪고 있는 어려움 1순위로 ‘학교를 다니지 않는 것에 대한 사람들의 ▲선입견 ▲편견 ▲무시’가 가장 많았고(14.3%), ▲1순위 ▲2순위 ▲3순위 응답이 포함된 상위 10개 항목에 대한 응답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해당 항목이 26.2%로 가장 많았다.
이와 같이 여전히 학교 밖 청소년을 비행형, 은둔형 청소년과 동일시 하는 편견이 팽배한 것이 현실이다. 설령 비행 소년으로서 학교 밖 청소년이 되었더라도 “모든 국민은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정신적으로 어려운 상태에 있는 청소년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이들이 보다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는 청소년 기본법 제7조 제4항의 내용처럼 그들은 우리 사회가 보호해 주어야 할 대상이지 차별과 무시의 대상이 아니다. A의 사례처럼 대입이라는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거나(학업형), 전문적인 직업기술을 익혀 취업하기 위해(직업형)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목표 의식을 가지고 자발적 선택으로서 학교 밖 청소년이 된 고등학생들이 많다. 이제는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고 그들의 선택과 결정을 이해하고 존중할 때이지 않을까라고 생각해 본다.
끝으로 학교 밖 청소년의 이야기를 담은 도서 몇 권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책들을 통해 학교 밖 청소년을 더 쉽게 이해하고 그들에게 더 깊이 있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므로, 이 기사를 보고 학교 밖 청소년에 관심이 생겼다면 한 번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우리들의 이야기(이동훈): 학교를 그만둔 청소년들의 다양한 삶과 고민을 진솔하게 담은 자서전적 소설.
학교 밖 학교(장재현):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 ‘꿈드림’의 이야기를 통해 학교 밖 청소년들의 현실과 성장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