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호/사무사] 잊지 말아야 할 마음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등 가족과 인생의 중요한 사람들을 돌아보게 만드는 날들이 이어진다. 그러나 해마다 반복되는 이 행사를 단순한 의례로만 받아들이는 것은 아닌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과연 5월을 맞아 부모님께 진심을 다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는가, 아니면 ‘해야 하니까’ 하는 형식적 표현에 그치고 있는가.
나도 되돌아보면, 점점 커가면서 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시간과 정도가 달라짐을 요즘이 되어서야 실감하고 있다. 부모님의 희생과 사랑은 너무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감사는 일상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다. 때로는 부모님의 존재 자체를 삶의 불편으로 여기는 이들도 있다. '나를 위해 희생한 건 부모님의 선택'이라며 감사할 이유조차 찾지 않는 마음도 드러나기도 한다. 나는 기숙사 생활을 거치면서 부모님의 소중함, 그리고 지금까지 내가 편하게 살 수 있도록 해주심에 정말로 감사함을 느끼며 더 많이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가끔 우리는 핑계를 대기도 한다. ‘바빠서’, ‘시간이 없어서’ 연락하지 못한다고. 그런데 생각해 보면, 부모님은 우리를 키우면서 그러한 변명을 하지 않는다. 힘들어도, 아파도, 우리를 먼저 생각했다.
5월 가정의 달은 단순한 기념일이 아니다. 우리가 살아오면서 당연하게 누려온 사랑을 다시 기억하고, 그 사랑에 진심으로 답해야 하는 시간이다. 부모님의 존재는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다. 5월은 단순히 달력 위의 한 달이 아니다. 우리가 받은 사랑을 다시 되돌아보고, 그 사랑에 책임 있게 답하는 시간이다.
2025년 화제의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그러지 말걸. 여지없이 본 대로 자라는 것을. 귀한 자식에게 귀한 것만 보여줄 걸 그랬다. 내 거울 같은 자식에 가슴이 내려앉았다.” 엄마인 애순은 딸이 너무 아깝고, 너무 귀해서 꽉 잡으면 부서질까, 살살 잡으면 놓칠까 조심스레 품어왔지만 그럼에도 애순은 자신만을 탓한다. 이처럼, 부모님은 자식에게 모든 걸 줘도 부족하다고 느끼고 미안한 감정을 느낀다. 부모님은 늘 우리를 믿고 기다려주었다. 단 한 번도 포기하지 않고, 단 한 순간도 사랑을 멈추지 않았다. 우리에게 하는 쓴소리마저도 자식이 정말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한 것이다. 그 사랑이 있었기에 우리가 지금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남은 시간 동안 내가 느낀 그 사랑을, 내가 받았던 그 사랑을 부모님께 충분히 표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감사는 거창한 선물이나 화려한 이벤트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짧은 안부 전화 한 통, 진심 어린 고맙다는 말 한마디, 부모님을 향한 작은 배려와 관심, 그 모든 것이 진짜 감사다. 우리에게는 아직 시간이 있다. 오늘이라도 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자. 너무 늦기 전에, 너무 멀어지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