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호/기획] 청주 이모저모㉓ - 따뜻한 남쪽의 청와대, 청남대를 방문해 보다

2025-04-27     서수연 기자, 심재왕 기자

과거 대통령들의 별장으로 이용되었던 따뜻한 남쪽의 청와대, 청남대는 우리나라의 역사를 품고 있다. 청남대기념관 대통령기념관 청남대 본관을 통해 볼 수 있는 역대 대통령들의 일화 등 청남대는 과거 속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이번 주말에 청남대로 짧은 휴가를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청남대의 역사를 담은 곳, 청남대기념관

청남대기념관 (사진 / 서수연 기자)

청남대는 대통령 전용 별장으로, 1980년 대청댐 준공식에 참석한 전두환 대통령이 대청호 일대의 경관에 매료되면서 중부권 별장의 필요성이 논의된 것이 그 시작이었다. 이후 경호실장의 주관 아래에서 19836월 착공되어 약 6개월 만인 12월에 완공되었다. 준공 당시의 청남대는 봄을 맞이하듯 손님을 맞이한다는 의미의 영빈관 개념으로 영춘재로 불리다가 19867월 전두환 대통령에 의해 따뜻한 남쪽의 청와대란 의미를 가진 청남대로 개칭되었다. 청남대는 휴양 중에도 국정을 수행할 수 있도록 시설이 갖춰진 국가 1급 경호시설로, 청와대에서 관리하며 4중 경계 철책과 경비 수행이 이루어졌다. 이러한 청남대가 일반 시민들에게 개방된 것은 2003418일 노무현 대통령에 의해 관리권이 충청북도로 이양된 후이다.

 

청남대기념관 내부 전시 (사진 / 심재왕 기자)

역대 대통령들은 여름휴가와 설 휴가를 비롯해 매년 4~5, 많게는 7~8회씩 청남대를 이용하였다. 청남대가 대통령 별장으로 기능한 20여 년간 방문한 대통령들의 기록을 종합하면 총 88회 방문하여 471일을 보냈다고 한다.

 

11~12대 대통령 전두환

청남대가 조성되도록 한 장본인으로, 임기 중 18회 방문하였다. 방문 중에는 각 기관장 및 군 지휘관을 초청하여 오찬을 하고, 가족들과 축구 테니스 국궁 낚시 게이트볼 스케이트 등을 즐겼다.

 

16대 대통령 노무현

청남대를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은 하루 간 머문 뒤, 다음날인 2003418일 소유권 이양식을 진행하였다. 김진표 부총리와 이원종 충북지사가 청남대 소유권 이양 협의서에 서명, 교환하였으며 청남대 열쇠를 건네받았다. 이렇게 청남대의 소유권이 충청북도로 이관되었다.

 

17대 대통령 이명박

2013115, 취임 이후 처음으로 청남대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길개장식에 참석하고 직접 길을 산책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또 역대 대통령들을 소개한 대통령역사문화관을 관람한 후 지역 인사들과 환담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대통령이 되어보다, 대통령기념관과 청남대 본관

# 청와대를 본떠 만든 대통령기념관

대통령기념관 전경 (사진 / 심재왕 기자)

대통령기념관은 2015년에 개관한 대통령 체험 시설이다. 청와대 본관 건물을 60% 축소해 만든 대통령기념관은 지하의 대통령 체험관, 1층의 역대 대통령들의 생애와 업적을 담은 기록화 전시실, 2층의 세미나실로 구성되어 있다. 지하의 대통령 체험관에서는 대통령의 일상을 체험할 수 있다. 대통령 전용 집무 책상에 앉아 대통령의 24시 일과를 모니터로 살펴보고, 연설대에 올라 대국민담화를 하고, 또 국가 최고 예우인 의장대 사열까지 받아볼 수 있는 것은 대통령기념관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 지하의 한쪽에 재현된 국무회의실은 작년 7월 충청북도 대표단과 국무조정실 사이에 개최된 규제혁신토론회와 올해 4월 충북문화재단과 중국 웨이하이 시 대표단 사이에 이뤄진 관광·과학기술 교류 협력 때 개방되어 사용했다. 1층의 기록화 전시실에는 이승만 대통령부터 이명박 대통령까지 대통령들의 가장 빛났던 순간을 담아놓은 그림이 놓여있다. 대통령별 테마는 이승만 대통령 생애 영웅행진 박정희 대통령 업적 조국 근대화 전두환 대통령 업적 한강개발 노태우 대통령 업적 북방외교의 초석 김영삼 대통령 업적 금융실명제 청남대 구상 김대중 대통령 업적 평화통일의 꿈 노무현 대통령 생애 사람 사는 세상 이명박 대통령 생애 샐러리맨의 신화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 손님을 맞이하는 장소, 청남대 본관 1

청남대 본관 (사진 / 서수연 기자)

청남대는 1983년 전두환 정부 때 건립되고, 20034월 노무현 정부 때 개방되어 충청북도로 이관되기까지 5명의 대통령이 머물렀다. 청남대 본관은 분수대가 있는 정원과 함께 청남대에서 가장 오래된 모과나무(수령 235)로 조경되어 있다. 정문과 가까이 있는 접견실은 대통령이 휴가 중일 때 외빈을 맞거나 업무를 보고받는 방이다. 거의 드물게 사용되었지만, 이곳에서 문민정부 김영삼 때 김광일 비서실장이 공식 보고를 올리거나 권양숙 여사가 2003년 지역 유지들과 비공식 담소를 나누기도 하였다. 접견실 복도 끝에는 대통령 거실이 위치해 있고, 한편에는 2003년 달력이 설치되어 있다. 달력이 2003년에 멈춘 이유는 2003418일 청남대 소유권이 청와대에서 충청북도로 이양된 날을 기념하기 위함이다. 대통령 거실은 만찬 장소로 자주 사용되었으며, 거실 바로 옆에 있는 대식당 또한 손님이나 가족이 많이 방문할 경우 만찬을 위해 사용되었다.

 

# 휴가 중 정부의 정책을 결정하다, 청남대 구상

청남대 본관 2층에 위치한 집무실 (사진 / 심재왕 기자)

역대 대통령들은 청남대에서의 휴가 중에 정책 구상을 많이 하였다. 특히 김영삼 대통령은 청남대에서 휴가를 마치고 바로 역사바로세우기 운동 금융실명제 등의 커다란 정책들을 발표하여 청남대에서의 휴가 동안 새로운 국정 현안이 구상될 것이라는 뜻의 청남대 구상이라는 정치 용어를 만들었다.

대식당 옆 복도 계단을 통해 연결된 2층에는 대통령 침실 대통령 집무실 대통령 거실 대통령 식당 가족 침실 한실 가족 거실이 있다. 1층은 주로 손님을 응대하는 곳이었다면, 2층은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사용하여 정책을 구상할 수 있는 장소이다. 일반 국민들에게 개방되지 않았던 예전에, 베일에 싸인 청남대에서 가장 큰 논란거리는 대통령 침실 옆 목욕탕이었다. 1988년 제5공화국 청문회에서 어느 국회의원이 청남대 목욕탕은 금으로 되어있다고 하여 국회의원단이 확인차 방문을 한 일화가 있다. 청남대 관리팀장 김찬중은 이러한 과거를 회상하며 대통령 목욕탕은 사실 황금이 아닌 도금이라고 MBC 인생내컷 프로그램에서 밝혔다.

 

과거 대통령들의 발자취를 따라 걸어보다, 청남대 내 산책 시설

대한민국 임시정부 광장

대한민국 임시정부 광장 (사진 / 서수연 기자)

대통령 전용 골프장으로 이용됐던 곳으로, 대한민국 임시정부 행정 수반 8이승만 박은식 이상룡 홍진 이동녕 송병조 양기탁 김구를 기념하기 위해 조성되었다. 이들의 동상이 세워져 있으며 임시정부의 역사와 행정 수반의 활동을 전시한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관이 있다.

 

오각정

오각정에서 바라본 대청호 (사진 / 심재왕 기자)

1983년 본관 신축 때 33규모로 건립되었다. 20여 년 동안 대통령 내외와 가족들의 산책코스로 많은 사랑을 받아온 곳으로, 야생화와 숲이 어우러져 산림욕에 적합하다. 오각정은 본관에서 350m, 해발 104m에 위치하여 대청호를 바라볼 수 있는 무궁화 모양의 오각형 정자이다.

 

기자들의 청남대 방문기

서수연 기자

전망대에서 대청호를 보는 모습 (사진 / 심재왕 기자)

어릴 때 가족들과 한 번 방문했었는데, 이번에 다시 방문하니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느낌이었다. 대통령 별장 본관 뒤쪽의 정원에서 단체 사진을 찍어주는 분을 발견했을 때는 똑같은 장소에서 옹기종기 모여 가족사진을 찍었던 게 기억나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또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된 지식도 많았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관을 통해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활동과 독립운동가들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었다. 대통령기념관에서는 역대 대통령들을 그린 작품을 통해 그들의 일생을 한눈에 볼 수 있었고, 대통령 별장에서는 각 공간들의 용도와 그곳을 이용했던 대통령들의 일화를 들을 수 있었다. 건물들 주변에 탐방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 정자에 올라 대청호도 바라보고, 숲속을 걸으니 정말 휴양을 온 듯한 느낌이었다.

 

심재왕 기자

대통령 체험관에서 대통령이 된 모습 (사진 / 서수연 기자)

초기에 영춘재라는 이름을 가졌던 청남대는 완공 이후 20년 동안 5명의 대통령을 거쳐 지금은 국민의 품으로 들어왔다. 실제 대통령들이 머물렀던 장소를 방문하니 철없을 적 대통령의 꿈을 이룬 기분이 들어 신이 났다. 지금은 대통령보다는 행복한 일상을 원하는 나에게 청남대는 과거를 환기하는 재미있는 장소이다. 곳곳에 있는 대통령기념관과 설명을 보면 각 대통령들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300여 종의 조경수목과 야생화, 수달 두루미 꿩 등의 다양한 야생 동물이 서식하는 산책로가 여러 개 존재한다. 마치 구불구불한 산책로처럼 인생은 예측할 수 없고 국정은 어려운 일일 것이다. 대통령들도 가끔은 아름다운 청남대 길을 걸으며 힐링을 하지 않았을까? 그들이 걸었던 길을 나도 체험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