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4호/섹션] 2,500 청람 학우들에게 2,500개의 행운을 가져다주는 황새에 대해 알아보다

2025-03-23     김승훈 기자

황새는 예로부터 우리 민족과 함께해 온 새이다. 황새를 비유한 다양한 속담이 있을 만큼 6·25 전쟁 이전에는 한반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새였다. 하지만 전쟁 이후 남획과 생태계 파괴, 농약 문제 등 우리 민족은 황새를 위협하기 시작했고, 1994년 황새는 우리나라에서 사라지게 되었다. 1996년을 시작으로 30여 년간 황새를 지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의 결과, 2024년 연말 기준 국내에 최대 231마리(전 세계 2,500여 마리)의 황새가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한국교원대신문 504호에서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황새와 황새를 지키기 위한 노력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우리 민족과 함께 한반도에서 살아온 황새

황새의 어원은 +이며, 순우리말로 큰 새라는 뜻이다. 황새는 조강 황새목 황새과 황새속에 속하며, 몸길이 100~120cm 날개 길이 200~270cm 부리 길이 30cm 몸무게 4~5kg 정도의 동물이다. 몸 전체는 흰색이고, 부리와 날개깃 가장자리 및 꼬리 부분은 검은색이다. 수컷이 암컷보다 몸집이 크며, 부리가 두껍고 길다. 민물과 습지대 또는 해안과 갯벌에 살며, 습지를 걷기 유리하게 발가락 사이에 작은 물갈퀴가 있다. 황새는 육식성이며, 개구리나 잠자리, 미꾸라지 등 작은 동물과 물고기들을 먹는 먹이사슬 최상위 포식자이다. 주로 4살이 넘어야 배잉이 가능하며, 4월에서 7월경 번식해, 한 달가량 품은 흰 알 2~6개를 5~6월에 낳는다. 러시아와 중국의 경계에 있는 우수리 강변에서 번식하는 황새들이 겨울철이면 우리나라의 큰 강 하류나 연안에 나타났다 다시 돌아가기도 한다. 하지만 황새는 과거에 한반도 전역에 마을마다 고루 분포하여 우리 민족과 사계절을 더불어 살아온 텃새이다.

 

이제는 우리가 지켜야 할 천연기념물, 멸종위기종 황새

황새는 예로부터 동서양 모두에서 행운을 가져다주는 길조(吉鳥)로 생각돼 왔다. 서구의 신화에서 행복 끈기 인내를 상징하는 새로 등장하였고, 유럽에서는 황새가 오면 아기를 낳는다는 전설이 있다. 선조들은 부모가 나이 들고 병들면 먹이를 물어다 주고 날개로 보호하는 황새의 습성을 보고 황새를 효도새로 여겼다. 효자를 도운 황새와 같은 설화에서 황새는 은혜를 갚고, 부모새와 인간에게 효를 다하는 동물로 묘사되었다. 황새는 우리 선조들의 사랑을 받아 온 진귀한 새임을 인정받아 1968530일 천연기념물 제199호로 지정되었다.

20세기 초까지 황새는 다른 조류만큼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새였다.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 가랑이가 찢어진다황새 논두렁 넘겨 보듯등 황새와 관련한 다양한 속담이 있는 것이 그 증거이다. 그러나 6·25 전쟁을 겪으며, 밀렵 환경 오염 전쟁으로 인한 서식지 파괴 등의 원인으로 황새는 우리 곁에서 사라지기 시작하였다. 전쟁으로 큰 나무들이 많이 없어져 황새들이 둥지를 틀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전쟁 이후 먹고 사는 문제 때문에 새에 관심을 가지지 못하였고, 효율적인 인간의 식량 생산을 위한 농약이 동물들에게 큰 피해를 미칠 줄 몰랐을 것이다. 또한 알껍데기가 얇고 수정률이 40%로 다른 조류보다 현저히 낮아 번식에 불리하다. 이후 황새는 급격한 환경 변화 탓에 자연에서 점차 사라져 우리나라에는 한 쌍의 황새만 남게 되었다. 이 한 쌍의 황새마저 1971년 밀렵꾼의 총에 맞아 수컷이 생을 마감하였고, 1994년 암컷 황새가 우리 곁을 떠나 우리나라의 자연에서 황새를 찾아볼 수 없었다.

황새가 살 수 없는 땅 사람도 살지 못해요우리학교 황새생태연구원의 설립자이자 초대 원장인 박시룡(생물교육) 명예교수의 저서이다. 간단한 한 문장이지만, 황새를 보호해야 하는 이유를 잘 드러낸다. 나무가 없고, 물고기와 동물이 없으며, 농약이 뿌려진 땅에서는 사람도 살지 못한다. 황새가 전 세계에 2,500여 마리밖에 남지 않은 오늘날, 황새를 지키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

 

황새를 지키기 위한 노력들

주요 황새복원사업 타임라인 (표 / 김승훈 기자)

우리나라에서는 국가유산청 우리학교 황새생태연구원 예산군(황새공원) 등에서 황새를 보호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 시작은 1996년에 문화재청이 주무기관으로 설립한 우리학교 황새복원연구센터이다. 이후 약 20년간 황새복원연구센터가 운영되다가 사단법인 황새복원연구센터는 해산하게 되었고, 우리학교의 부속시설로서 2013년 황새생태연구원이 출범하였다.

충청남도 예산군은 2곳 이상의 황새 번식지가 확인되었고, 1970년대 이전까지 황새가 서식하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을 끼고 넓은 농경지와 습지가 발달해 있어 습지에서 생활하는 황새에게는 최적의 서식지로 여겨진다. 이후 2010년부터 2014년까지 135,669부지의 공원을 조성하였으며, 20146월 황새 60마리가 예산황새공원에 둥지를 틀었다. 이후 2015년 첫 자연 방사를 시작해 매년 황새를 자연으로 돌려보내고 있다. 더불어 매년 전국황새모니터링을 실시해 201940마리 2020105마리 202160마리 2022129마리 202382마리 2024년 최대 231마리인 것으로 발표했다.

 

◇ 여러분은 황새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

황새 이모저모 (사진 / 김채영 기자)
연못에서 미꾸라지 사냥 중인 황새들 (사진 / 김승훈 기자)
등지고 있는 황새들 (사진 / 김승훈 기자)
사육 중인 황새 (사진 / 김승훈 기자)
높은 곳에 있는 황새 (사진 / 김승훈 기자)
붙어 있는 황새들 (사진 / 김승훈 기자)
먼 곳을 바라보는 황새 (사진 / 김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