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4호/컬처노트] 겨울왕국, 내 인생은 결국 나의 것이다

2025-03-23     박예담 기자

겨울왕국, 어린 시절 모두가 한 번 정도는 보았을 디즈니의 유명한 명작이다. 겨울왕국은 얼음의 마법을 가진 아렌델의 여왕 엘사와 동생 안나가 중심이 되어 이야기가 전개된다. 겨울왕국은 기존의 디즈니 작품들과는 달리 공주 캐릭터들이 조금 더 주체성을 가지고 행동하며, 왕자와의 사랑이 아닌 자매 간의 사랑을 그렸다는 점에서 많은 관중들에게 새롭게 다가왔다. 기존의 디즈니에서 보기 어려웠던 스토리 전개와 생동감 있는 캐릭터들이 성공의 열쇠가 된 것이다. 하여 이번호의 컬처노트에서는 영화 겨울왕국을 각자의 가치를 위해 살아가는 두 자매의 관점에서 재구성해 보고자 한다.

 

새로운 전개 속에서 발견한 자매간의 갈등사랑

겨울왕국의 주인공인 두 자매, 엘사와 안나는 엘사의 조절할 수 없는 마법으로 인해 어린 시절과 달리 서먹한 사이로 지낸다. 하지만 이후 부모님이 돌아가시자 엘사는 왕위를 물려받고 안나 또한 밖의 새로운 세상을 마주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 자신의 능력이 밝혀질까 스트레스가 극에 달한 엘사는 숨겨왔던 마법을 드러내며 도망쳤고 안나는 그런 언니를 찾아가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 과정에서 두 인물의 성향과 추구하는 가치는 대비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이는 특히 엘사의 즉위식에서 삽입된 OST‘For the First Time in Forever’에서 드러난다. 적극적인 성격으로 사람들과 만나는 걸 기다릴 수 없어라고 했던 안나와 달리 숨겨야 해, 생각하지 마라고 이야기하며 스스로를 두려워하는 엘사의 모습이 대조를 이루었던 것이다. 이후로도 둘은 각자가 추구하는 삶의 방향에 따라 자신의 삶을 선택해 나가는 모습을 보인다. 엘사는 자신만의 성을 만들고 안나는 언니와 왕국을 구하기 위해 어려운 여정을 선택한다.

이후로도 언니와 왕국을 구하려는 안나와 스스로를 두려워하는 엘사는 갈등을 겪게 되며 결국 조절할 수 없는 엘사의 마법에 안나는 죽을 위기에 처한다. 하지만 안나를 잃을 위기에 처하자, 동생을 향한 자신의 깊은 사랑을 자각하며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게 된 엘사가 동생과 왕국을 구하며 해피엔딩을 맞이하게 된다. 자신에게 중요한 가치를 위해 선택하고 실수하며 싸워가던 자매가 마침내 사랑으로 함께하게 된 것이다.

 

서로에 대한 사랑을 자각한 엘사와 안나 (사진 /  네이버 블로그 ppippi 제공)

 

내 인생은 결국 나의 것이다 성찰하는 삶에 대하여

초등학생 때 처음으로 이 영화를 접한 나는 희망적인 메시지와 아름다운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역설적으로 두려움을 느꼈다. 모두의 반대에도 언니와 왕국을 위해 적극적으로 여정을 떠난 안나의 모습에서 결국 내 인생의 선택은 내가 해야 한다는 것을 어렴풋이 체감하게 된 것이다. 이 사실은 어렸던 나에게 큰 두려움을 안겼다. 우리는 미래를 알 수 없고 내 삶을 대신 살아줄 존재란 없으며 인생에 대한 선택의 책임 또한 오직 나에게 있다는 것을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이제 그때의 초등학생이 아닌 성인이 되었다. 입시와 대입이라는 내 인생의 중요한 일부분을 지났으며 또한 그 과정에서 다시 한번 이 영화를 시청해 두려움에서 조금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내가 찾은 답은 바로 성찰이다. 마치 엘사가 자신 속의 사랑을 발견하고 스스로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난 것처럼, 내 인생의 답은 항상 내 안에 있는 것이다. 우리는 물론 여전히 미래를 알 수는 없다, 또한 디즈니 영화처럼 해피엔딩이 보장되지도 않았다. 우리가 미래라는 미지의 미로를 헤쳐 나가야 함에는 여전히 변함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그러한 미로를 밝혀줄 수 있는 등불이 있었다. 다만 그것이 자기 자신이었기에 누군가는 그것을 깨닫지 못했던 것이다.

내 인생은 나의 것이다당연하지만 동시에 어려운 문장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여러 어려움을 직면한다. 실패하고, 헤어지며, 좌절한다. 이는 살면서 누구라도 겪을 수밖에 없는 고통이자 인생의 벽일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러한 벽에 조금이라도 덜 부딪히도록 조금이라도 덜 아프도록 자신만의 길을 찾아갈 수밖에 없다. 내 인생의 답은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으며 동시에 누구도 나 자신만큼 나를 잘 알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오늘은, 나의 미래와 행복을 위해 심도 있게 나만의 등불을 들여다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