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4호/오늘의 청람] 학교 생활의 활력소, 기숙사 식당 최인영 영양사를 만나다
우리학교는 사도교육과정 등을 이유로 기숙사를 활용하는 학생이 많다. 높은 기숙사 이용률과 더불어 ‘기숙사 식당’의 운영도 특징적이다. 학생들의 삼시세끼를 책임지고, 학교생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급식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많은 분들의 노력이 들어간다. 이번 504호 오늘의 청람에서는 기숙사 식당의 총책임자이신 최인영 영양사님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한다.
Q1. 교원대학교 기숙사 식당에서 근무하신 기간과 만족도에 대해 궁금합니다.
2014년 7월에 처음 발령을 받았고 그때를 기준으로 하면 10년 이상 일하고 있어요. 중간에 육아 등을 이유로 휴직을 사용한 기간이 있어서, 실제 근무 시기는 좀 더 짧고요. 기숙사 식당에서 일하기 전에 타 관공서의 영양사로 근무했지만, 한국교원대학교 기숙사 식당에서 근무한 초기에는 적응하는 것도 그렇고 힘든 일도 많았어요. 그래도 지금은 10년 가까이 조리원 선생님들, 행정실 선생님들과 함께 일하다 보니 합이 잘 맞고, 소통과 역할 분담도 잘 되어서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Q2. 평소 영양사님의 음식에 대한 선호가 식단 설정에 반영되기도 하는지 궁금합니다.
저의 음식 선호는 식단 설정에 반영되지 않고 전적으로 학생들의 선호를 반영하려고 노력해요. 영양사인 제가 좋아하지 않아도, 학생들이 좋아하는 음식이라면 식단에 편성하는 편이에요. 예를 들자면, 저는 돈가스, 파스타 등의 음식을 좋아하지 않아요. 제가 좋아하지 않는 음식인 마라탕을 조리하는 날에는 다른 영양사님과 함께 마라탕 대신 컵라면을 먹은 일화도 있답니다. 기숙사 식당의 식단은 식사를 하는 학생들에게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만, 식단 편성 시에는 학생의 선호뿐만 아니라 예산, 조리법, 조리원의 작업 동선, 배식 방법, 하루 영양 권장량 등을 고려합니다.
Q3. 식당에서 맛있는 음식을 드실 경우, 레시피를 떠올리며 식단에 이를 직접 재현하시려고 하는지 궁금합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경우에는 식단에 재현하려고 시도하는 편이에요. 우선, 새로운 음식을 먹게 되면 70~80% 정도는 레시피를 떠올릴 수 있어요. 완벽히 똑같이 만들 수는 없을지라도, 오랫동안 업계에 종사해 온 만큼 대략적인 조리법이 생각나더라고요. 직접 먹어 보지 않았는데 유행하는 음식이 있다고 하면 조리를 시도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작년에 만든 마제 덮밥이나 호랑이 치킨, 베테랑 칼국수 등이 그 예라고 할 수 있겠네요. 식단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조리원이나 다른 영양사와 함께 음식을 먹어 보고, 직접 재현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Q4. 기숙사 식당 식단을 편성하고 준비할 때, 학생들은 알지 못하는 영양사님만의 고려사항이 있다면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우선 기숙사 식당의 식단을 짤 때에는 학생들이 아침, 점심, 저녁 세 끼를 식당에서 먹는다는 것을 전제로 해요. 세 끼를 먹으면 하루 영양 권장량이 충족되도록 식단을 편성하는 것이죠. 가끔 고기 반찬이 없다고 ‘단백질이 부족하다’라는 이야기를 하는 학생들도 있는데, 그날 식사 중 다른 끼니에는 분명 단백질을 공급할 만한 식단이 편성되어 있었을 거예요. 물론 예산을 이유로 소고기를 주고 싶지만 돼지고기를 주게 되고, 돼지고기를 주고 싶지만 닭고기를 줄 수밖에 없을 때는 저 역시 마음이 아파요. 그러나, 육류가 되었든 생선류가 되었든 그밖의 음식이 되었든 단백질을 충분히 제공하지 않는 날은 없음을 말씀드리고 싶네요. 아침, 점심, 저녁 세 끼 중에서는 점심을 먹으러 오는 학생들이 가장 많아서 끼니별로 준비하는 양이 조금씩 다르고, 세 끼에 모두 정성을 다하지만 특별히 점심 식단 구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도 고려사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5. 영양사로 근무하시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셨던 순간은 언제인지 궁금합니다.
고민과 걱정을 하며 준비한 메뉴를 조리원 선생님들께서 잘 만들어 내시면 보람을 느껴요. 그리고 학생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무척 보람되더라고요. 감사하다며 간단한 선물과 쪽지를 들고 찾아오는 학생들도 있는데, 물질적인 선물에 대한 기쁨보다는 감사한 마음을 표현해 준다는 사실에 무척 감동을 받게 돼요. 덧붙이자면, 음식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을 확인하기 위해 재학생을 대상으로 ‘급식 모니터 요원’을 모집 받기도 하고, 에브리타임도 꾸준히 점검하고 있는데요. 특별히 ‘멧지’라는 이름의 학생이 올려주는 글을 보며, 힘을 얻고 있어요. 만약 이 기사를 보시고 ‘멧지’님께서 연락하시거나 직접 찾아오신다면, 음료이든 밥이든 사 드리고 싶네요. 꼭 연락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6. 이외에도 우리학교 학생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편하게 부탁드립니다.
학생들이 원하는 메뉴를 모두 다 넣어주고 싶지만, 식재료비 예산은 한정되어 있고, 물가는 계속 올라서 식단 작성에 어려움이 많아요. 최대한 많은 학생들이 만족할 수 있는 급식을 제공하기 위해 급식과 관련된 직원 모두 노력하고 있으니, 애정 어린 시선과 관심을 부탁드려요. 기숙사 식당의 급식에 대해 더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잔반을 남기지 말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