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7호/사회] ‘응급실 뺑뺑이’ 문제 … 정부와 의료계, 여전히 평행선

2024-09-30     이아영 기자

전공의 집단사직 장기화로 인해 의료 공백 사태가 지속되고 있다. 병원들은 전공의 인력 부족으로, 환자를 받기 거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일명 응급실 뺑뺑이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부는 관계부처와 함께 9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의학교육 여건 개선을 위한 투자 방안'을 발표했다. 한국교원대신문 497호 사회면에서는 올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응급실 뺑뺑이문제와 관련하여 다뤄보고자 한다.

 

응급실 뺑뺑이전국 22% 증가 응급 의료 체계 정상 가동 안 돼

정부의 2025 의대 증원과 관련하여 정부와 의료계의 입장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채현일 의원이 14일 공개한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전공의들의 의료 현장 집단 이탈 이후 응급 의료 체계가 정상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응급 환자가 발생한 현장과 병원 간 이송 시간이 60분을 넘은 경우는 전국적으로 13940건이었으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1426건에서 22% 늘어난 수치다.

병원 간 이송 60분 초과 수치(사진/소방청 제공)

 

이러한 상황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912응급의료 종합상황 관련 브리핑을 개최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2025년 의대증원 재논의에 대해 의과대학의 지원생들이 이미 3:1, 4:1 정도의 경쟁률을 형성할 정도로 지원하고 있다. 2025년 모집 요강은 바꾸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고 그대로 진행해야 한다라며 입장을 명확히 했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 최안나 대변인은 “2025학년도 증원을 중단하지 않으면 내년에 늘어난 학생을 제대로 가르칠 방법이 없고, 또 수천 명이 휴학하는 사태가 벌어질 것이다라고 이야기하며, 과학적 검토를 거쳐 정원을 논의해 볼 수 있는 시기는 빨라야 2027년이라는 대조적 입장을 밝혔다.

 

의사 블랙리스트논란, 의료 공백 문제 집단 갈등 속 지속적인 피해 발생해

전공의 집단사직 장기화 문제로 인해 환자들을 포함한 의료계 내부에서도 여려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912일 광주의 한 대학교에서도,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환자가 사망 판정을 받은 사고가 있었다. 당시 대학 인근 응급실이 전화를 받지 않았으며, 해당 응급실에는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었다. 또한 외과 전문의 2명이 당직 근무를 하고 있었으며, 해당 전문의 2명은 긴급 수술과 다른 환자 대응으로 자리를 비우고 있어 응급 이송을 위한 전화를 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전공의 부족 사례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으나, 의료계에서는 병원에 근무하는 전공의에 대해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는 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집단행동에 참여하지 않은 의료진의 신상을 공개한 감사한 의사 명단을 만든 사직 전공의가 지난 20일 구속되며, ‘의사 블랙리스트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블랙리스트에는 응급실 근무 의사 명단은 없지만 병원에 근무하는 전공의와 전임의(펠로우) 강의실에 남은 의대생 복귀를 독려한 의사 등의 신상이 담겨 있다. 전국의대학부모연합에서는 복직 의사 블랙리스트를 작성·유포했고, 결국 구속된 전공의 J 씨를 돕기 위한 모금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블랙리스트 작성자 J 씨를 독립운동가 잔 다르크등에 빗대며, J 씨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정부에 대한 저항 동력을 키우자고 주장했다.

 

정부 입장 변화 無 … 교육부 의학교육 여건 개선하겠다

정부의 입장은 현재까지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922일 조규홍 보건복지부장관은 KBS ‘일요진단 라이브인터뷰를 통해 그간 대통령실과 정부가 밝혀온 2025년 의대 증원 논의 불가 2026년 증원 의료계 대안 제시 시 논의 가능 입장을 그대로 고수할 것임을 밝혔다.

교육부는 관계부처와 함께 9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의학교육 여건 개선을 위한 투자 방안'을 발표했다.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학생들이 현장과 유사한 실험·실습실 소그룹 학습 환경 첨단 기자재가 갖추어진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2030년까지 국립대는 약 1.4, 사립대는 약 1조를 투자하여 필요한 시설·기자재·인력을 확충할 계획임을 언급했다. 또한 국립대의 경우 3년간 국립대 전임교원 1,000명을 증원할 것이며, 사립대학은 자체 계획에 따라 2030년까지 1,327명의 전임교원을 증원해 필요 교수 인력 확충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하며 추가 입장을 밝혔다.

 

지속되는 의료 공백으로 인한 환자들의 피해가 계속되는 상황이지만 정부와 의료계의 입장은 여전히 대립적이다. 현 상황에서는 누구든 피해자가 될 수 있으며 일명 응급실 뺑뺑이문제를 겪을 수 있다. 사람의 목숨이 걸려있는 문제인 만큼 모두가 이에 대해, 보다 경각심을 가지고 상황을 지켜볼 필요성이 엿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