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7호/교육탑] 한국학력평가원 역사 교과서, 친일 옹호‧편향된 서술‧검정 자격 논란 일어

2024-09-30     한소연 기자

내년 3월부터 중고등학교에서 사용하게 될 2022 개정 중학교 역사 및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처음으로 검정에 통과한 한국학력평가원의 교과서를 두고 친일 옹호와 편향적인 서술에 대한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뿐만 아니라, 해당 출판사가 애초부터 출판 자격이 없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해당 교과서 검정 취소 요구에 교육부 측은 검정 절차상 문제가 없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108일, 국회 교육위원회는 해당 논란과 관련하여 감사에서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한국학력평가원 역사 교과서 두고 갑론을박 이어져 편향된 서술 및 오류에 지적 잇따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830, 내년부터 사용되는 새 중학교 역사 교과서 및 한국사 교과서의 검정 결과를 공개하였다. 중학교 역사 , 교과서는 동아출판 리베르스쿨 미래엔 등 7곳의 출판사가, 고등학교 한국사 1, 2 교과서는 비상교육 씨마스 한국학력평가원 등 9곳의 출판사가 제작한 교과서가 검정 심사를 통과하였다. 그러나 9곳 가운데 처음으로 검정에 통과한 한국학력평가원의 교과서를 두고 갑론을박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친일 옹호 등 편향적인 교과서 내용과 출판사의 검정 자격 등이다. 한국학력평가원의 교과서에는 타 교과서와 다르게 친일 인사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친일 논란이 있는 서정주 시인에 대해 어떤 사람들은 그가 쓴 아름다운 작품들은 우리 문학의 중요한 유산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는 표현이 담겨있다. 위안부와 관련해서는 젊은 여성들을 끌고 가 끔찍한 삶을 살게 했다라는 내용이 전부이다. 대신 연습 문제로 위안부 문제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와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 등을 넣었다. 또한, 타 교과서에서는 이승만 정부에 대해 독재 체제라고 기술하고 있지만, 해당 교과서는 장기집권’, ‘자유당의 집권연장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다.

민족문제연구소는 해당 교과서를 이준식 전 독립기념관장 등 학계 전문가와 교과서 집필 경험이 있는 역사 교사들에게 의뢰하여 검증하였다고 밝혔다. 검증 결과, 일관성 없는 용어 사용 부적절한 사진도표자료 인용 등을 비롯하여 모두 338건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준식 전 독립기념관장은 한 교과서 안에서 조선인과 한국인, 조선어와 한국어 등의 용어가 혼재되어 있거나 잘못된 자료나 사진을 제시했다는 점을 가장 치명적인 오류로 꼽았다.

 

교육부 절차상 문제없어야권 교육부 교과서 검정 취소해야

지난 924, 국회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역사 교과서 관련 현안 질의를 개최하였다. 야권은 한목소리로 한국학력평가원의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검정 취소를 요구했다. 그들은 해당 교과서 집필에 자격이 없는 집필진이 참여한 것은 물론, 출판사 또한 검정 신청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평가원의 검정 실시 공고에 따르면, 출판사는 3년 이내 해당 교과와 관련한 책을 1권 이상 발간해야 한다. 한국학력평가원은 2023년 역사 문제집 1권을 발간하였으나, 2007년에 발간했던 문제집과 내용이 동일하고, 표지만 바뀐 채로 발간되어 일명 표지갈이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야당 의원들은 집필 자격이 없는 교육부 직원인 부총리 청년보좌역이 집필에 참여한 데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하였다. 교육부 직원은 교과서 집필진으로 참여할 수 없다는 규정이 안내 책자에는 명시되어 있지만, 공고문에는 빠져 있다. 집필진에 대한 질의에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판단 기준은 공고문이며 공고문에는 교육부 직원은 안 된다는 조항이 없다고 답했다.

이어 교육부 측은 교과서 검정은 평가원에서 담당하고 있으며, 절차상의 문제는 없었다라고 밝혔다. 한편, 108일 국회에서 교육위의 감사가 열린다. 교육위는 감사에서 평가원장, 해당 출판사 대표와 편집장을 비롯하여 교육부 청년보좌역 등을 증인으로 부르기로 확정하였다. 해당 교과서에 대한 감사 이후, 이번 논란과 관련한 의문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송호정 교수 학계에서 합의인정한 합리적인 내용 서술해야10월부터 새 교과서 검토 진행

한국교원대신문은 교과서 집필 및 검정 경험이 있는 우리학교 역사교육과 송호정 교수와 관련 사항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송호정 교수는 역사에는 정답이 없으며, 시각에 따라 서술이 달라질 수 있다라면서도 그러한 서술도 사료 등을 바탕으로 전문가가 모여 가장 합리적인 사실을 이끌어 내 모두가 사실이라 합의한 부분, 흔히 말하는 정설을 서술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번 교과서 집필 논란과 관련하여서는 식민통치 기간을 미화하거나 위안부를 축소하여 서술하는 것은 식민통치를 부정하는 것이며, 사실과 어긋난 부분이다라며 문제를 지적했다. 또한, 학교 현장에서는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여 오류가 있는 교과서는 선택하지 말아야 할 것임을 강조했다.

교육부가 수정보완 작업에 착수하지 않으면 교과서는 학교 선택에 달려있다. 이후 학교 내 교과협의회를 통해서 학생들이 사용할 교과서 후보를 택하면,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학교장이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일선 학교들은 102일부터 새 교과서에 대한 검토를 진행한 뒤, 사용할 교과서를 채택할 예정이다.

 

다가오는 20253월부터 바로 현장에서 역사 교과서 및 한국사 교과서가 사용된다. 한국사가 모든 학생이 필수로 배우는 과목인 만큼 중요성을 지닌다. 이에 모두가 해당 논란에 관한 관심을 가져야 할 중요성이 엿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