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1호/교수의 서재] 운동을 하면, 공부가 잘되나요?
건강(健康).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아무 탈이 없고 튼튼한 상태’라는 뜻이다. 그렇지만, 보통 ‘건강’을 떠올리면 육체적으로 튼튼한 상태‘만’을 떠올리기 십상이다. 튼튼한 몸을 만들기 위해서 운동을 해야 하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정신적으로도 평온하고 별 탈이 없는 건강한 상태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에 대한 정답 또한, 바로 운동에 있다. 이번 491호 교수의 서재에서는 뇌를 건강하게 하는 방법을 다루는 「운동화 신은 뇌」를 소개한다. 체육교육과 전원재 교수의 서재를 통하여 뇌를 젊어지게 하는 엄청난 운동의 효과와 비밀을 파헤쳐 보자.
Q1. 교수님께서 학부 시절 감명 깊게 읽으셨던 책은 무엇이며, 어떤 내용인가요?
제가 소개할 책은 존 레이티와 에릭 헤이거먼이 지은 「운동화 신은 뇌」입니다. 이 책은 어느 정도의 빈도를 갖추고, 어느 정도의 강도를 갖춘 운동을 하면 뇌가 건강해진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운동이 결국 학생의 학업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더 간단히 말하자면, ‘운동하면 공부를 잘할 것이다’라는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인 것이지요. 우리의 신체 활동이 가지는 가치는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어 이 책을 소개합니다.
Q2. 교수님께서는 그 책을 언제, 어떤 계기로 만나게 되셨나요?
이 실험과 관련 내용을 처음으로 접하게 된 것은 제 학부 시절입니다. 제가 실험 내용이 무엇인지, 또 결과가 어떻게 됐는지 등 직접 논문이나 강의를 찾아보았습니다. 책 자체로서는 그 이후에 접하였습니다. 2005년, 제가 학부 시절일 때 책의 저자가 고등학교에 가서 ‘early morning exercise’ 실험을 진행합니다. ‘early morning exercise’는 ‘early morning physical activity’라고도 하고, 우리나라에서는 ‘0교시 체육’이라고도 합니다.
‘0교시 체육’의 정확한 명칭은 ‘이른 아침 운동’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른 아침 운동’은 고등학생에게 중강도 이상의 운동을 학생들 수준에 맞게 운동시키는 것입니다. 수영, 헬스, 축구 등 학생들이 원하는 운동을 매일 아침에 중강도 이상으로 시키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강도 운동이라고 하면, 약간 숨이 차오르고 땀이 나는 운동이라고 보면 됩니다. 다시 본론으로 넘어가서, 이 운동을 했을 때 학생들의 성취도 평가가 좋아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운동을 하면 공부를 잘할 것이다’라는 명제가 일대일 공식은 아닙니다. 아침에 뇌를 깨우는, 약간 숨이 차오르고 땀이 나는 운동을 하면 뇌에서 세로토닌 등 호르몬이 분비됩니다. 뇌 공장이 돌아간다고 볼 수 있겠죠. 이로써 뇌의 작용이 활발히 이루어져 기억 등 여러 가지 학습 능력 상승이 성적과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Q3. 이 책이 교수님께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학자로서의 길을 가게 되었던 여러 원동력 중 하나가 바로 이 실험 내용이기도 합니다. 제가 석사 들어가기 전에 이 학문을 할 수 있게끔 하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졸업하고 교육실습을 다녀와 학교에서 일을 할 때 우리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적인 아이디어나 원동력을 많이 얻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이 주제와 관련하여 국제 학술지에도 여러 편의 논문을 작성하고, 연구의 원동력을 얻은 만큼 저에게 상당히 인상 깊은 내용이었습니다.
우리나라도 ‘0교시 체육’이 도입되었는데, 지금은 학부모의 인식, 학교 내 운영 문제 등 여러 가지 이유로 흐지부지되었습니다. ‘0교시 체육’이라는 테마 자체가 교육계와 체육계에서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평생 체육이라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심어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운 마음도 있습니다.
Q4.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거나 기억에 남는 구절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이 책의 여러 챕터 중에서도 ‘뇌 건강의 주요 변수는 운동’이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 부분 중에서도 인상 깊은 구절이 하나 있는데,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운동이 뇌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가정하고 실험을 했는데, 실험 결과를 보면 운동이 뇌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나이 들어서 뇌가 노화되는 것은 치매, 다시 말해 뇌 건강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건강이라는 것은 학생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중요한 사안입니다. 건강은 모두에게 중요한 만큼 운동의 중요성을 알았으면 합니다.
Q5. 이 책은 어떤 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으신가요?
제가 이 학교에서 근무하면서 교양 수업과 전공 수업에서 매 학기 이 테마와 관련된 이야기를 조금의 시간을 할애해서라도 매번 소개하고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우리나라 청소년부터 대학생을 포함한 성인까지의 생활 패턴을 보면, 급격하게 신체 활동이 증가하는 시기가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절입니다. 지금 상황으로서는 옛날보다 학교 체육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져 그러한 양상을 보입니다. 그런데, 고등학교 시기부터는 신체 활동량이 줄어들기 시작하고, 대학교 시기부터는 그 양이 급락합니다. 이것은 무엇과 연관되냐면 우리가 현재 겪고 있는 고령사회와도 연관됩니다. 고령사회의 문제가 훗날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는 것이 ‘노인 인구 증가’와 ‘출산율 감소’보다도 노인 인구를 부양하는 데 필요한 의료비 지출이 될 것입니다.
2022년 기준 OECD 국가 중 우리나라가 2번째로 기대수명이 높습니다. 1등인 일본 바로 다음이고, 이는 굉장히 오래 산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불과 10년 전에는 19위였는데, 10계단을 뛰어넘었다는 것은 굉장한 수치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승은 순전히 의료기술과 의료서비스 덕분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바로 건강수명입니다. 우리나라는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차이가 17년이 넘습니다. 그렇다면 노후에 17년 동안 사람들이 어디에 있을까요? 병원에 있습니다. 선진국들은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차이가 5~6년 안팎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본인 스스로가 주기적인 신체 활동을 통해 자신의 건강을 지속해서 지켜 나가야 한다는 의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우리나라는 대학생부터 신체 활동이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계기, 환경, 시설 등 어떠한 문제들로 인하여 줄어듭니다. 우리 학생들이 ‘운동을 하면 뇌 건강에 좋다’는 생각을 가지고, 운동을 습관 자체로 고착화했으면 합니다.
Q6. 마지막으로 책과 관련하여 20대를 살아가는 우리학교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세요.
정말 학생들에게 학내에서 개인형 이동 장치를 타지 않고,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 다니라고 부탁하고 싶습니다. 안전 문제보다도 학생의 건강을 위해 운동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개인형 이동 장치를 타지 말라는 것입니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말처럼 차근차근 신체 활동을 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요즘에는 저녁에 모여서 자전거를 탄다든지, 같이 걷는다든지 크루로 모여서 신체 활동을 하는 것이 유행이기도 합니다. 우리 학생들도 신체 활동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자기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 걷다가 괜찮으면 뛰어도 보고, 뛰는 것이 좋아지면, 다른 스포츠도 해보는 식으로 차근차근 스포츠에 대한 시야를 넓히는 방식으로 운동량을 점차 늘려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