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0호/사설] 현재와 미래 사회의 세대 갈등의 해결책을 찾아서
최근 저출생 현상으로 인해 유치원 및 초등학교 입학생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는 뉴스를 자주 접하게 된다. 학생 수의 감소는 신규 임용 교사 인원의 감축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우리 학교 구성원들에게는 초미의 관심사이다. 저출생과 함께 우리 사회의 큰 변화를 일으키는 인구구조의 또 다른 변화는 고령화 현상이다. 2025년은 우리나라의 역사에 크기 기억될 해가 될 것이다. 전체 인구 대비 65세 인구의 비율이 20%를 넘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즉 우리나라 국민의 5명 중 1명은 65세 이상이라는 뜻이다. 또한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이미 작년(2023년)에 70대 이상의 인구수(약 631만 명)가 20대의 인구수(약 620만 명)를 넘어섰다.
2000년에 65세 이상의 인구 비율이 7%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약 25년간 우리나라의 고령 인구의 증가는 매우 가파르게 이루어졌다. 이러한 가파른 65세 이상의 인구수 증가 현상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 계속해서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특히 노인인구 집단과 젊은 세대 간에 한정된 사회적 재화와 서비스를 두고 지금보다 심한 갈등이 벌어질 수 있다. 세대 간 갈등의 대표적 현상은 국민연금의 빠른 고갈과 이에 대한 해법을 둘러싸고 일어나고 있다. 국민연금을 납부할 젊은 세대는 지속해서 줄어드는 반면, 국민연금을 받을 고령 세대는 계속해서 늘어나기 때문에 약 30년 뒤인 2057년에 ‘국민연금’이 고갈될 것으로 예상된다. 젊은 세대 입장에서는 내가 열심히 일해서 나의 노후를 위해 국민연금을 납부했음에도 불구하고 고령 세대에게 지출하는 부분이 많아서 정작 자신은 국민연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과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 노인 세대 입장에서는 그간 우리 사회의 버팀목이 되기 위해서 젊었을 때 열심히 일을 했고 지금까지 국민연금을 납부했기 때문에 국가가 약속한 수령금을 노년의 시기에 받는 것은 당연하다.
이렇듯 노인 인구수가 늘어나면서 젊은 세대와 노인 세대 간의 갈등은 지하철의 노약자석 양보 및 일부 카페에서 노인의 출입을 금한 것과 같은 우리 주변의 작은 일에서부터 노인 세대의 의료보험 혜택 확대, 현 60세의 정년 시기 연장 등과 같은 사회제도까지 앞으로 더 많이 발생할 것이다. 특히 다음 달에 치러질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일부 정치권에서는 세대 간 갈등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어느 젊은 정치인은 현재 광역시에서 제공하는 65세 이상 노인의 지하철 무임승차 제도를 없애고 대신 연 12만 원의 선불형 교통카드(지하철, 택시, 버스 등 모두 이용 가능)를 노인에게 제공하는 방안을 제안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정책을 두고 대한노인회에서는 이는 노인에 대한 학대라고 하면서 노인의 지하철 무임승차는 노인의 행복권 박탈이라는 날이 선 비판을 제기하였다. 정치권에서는 연일 세대 간 갈등을 조장하는 정책안과 메시지를 내고 있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전혀 보여주고 있지 못하다.
남녀 갈등, 이념 갈등, 계층 갈등 등 우리 사회 내 존재하는 다양한 갈등현상과 세대 갈등이 다른 점이 있다면 현재 노년 세대는 한때 젊은 세대이었으며, 한편 현재 젊은 세대는 앞으로 노년 세대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지금보다 더 심해질 세대 갈등을 풀기 위해서는 정책적 측면에서의 논의와 함께 일상생활에서 사회 구성원 간의 양보와 합의를 통한 해결책도 동시에 진행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바쁜 대학생 시기이지만 잠깐이라도 시간을 내어 부모 세대와 조부모 세대가 어떠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관심을 두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려는 작은 실천이 필요하다. 그럴 때 현재 노년 세대뿐만 아니라 내가 속할 미래의 노년 세대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조금이라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