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4호] 대학생 생활, 어느 선까지 넘어 봤니?

유니브엑스포

2017-03-25     방정은 기자

♦ 기자의 말

  이 시대의 일부 대학생들은 학업뿐 아니라 대외활동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그들이 공모전, 동아리, 봉사활동 등의 대외활동을 통해 얻고자 하는 건 제각각 다양하다. 취업을 준비하기 위해 대외활동으로 스펙을 쌓는 학생도 있고, 아직 찾지 못한 그들의 꿈을 찾기 위해 다양한 것을 도전하는 학생도 있다. 이렇듯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대외활동을 하는 학생들도 있는 반면 대외활동에 별 관심이 없거나 두려움을 가진 학생들도 많다. 대외활동은 뭔가 특별한 사람만 하는 것이라는 편견을 가지거나 왜 대외활동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대외활동을 잘 아는 학생도, 대외활동이 낯설게 느껴지는 학생도 반길만한 엑스포가 있다. 바로 대외활동에 대해 설명해주고 학생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주려는 의도에서 개최된 유니브엑스포가 그것이다. 대학생이 계획하고, 주도하고, 홍보하고, 준비한다는 유니브엑스포는 대학생들이 대학생활의‘선’을 넘을 수 있게 도와준다. 50여개의 부스와 강연, 컨설팅, 공연은 대학생의 눈높이에 맞춰 주제와 대상을 설정하여 많은 대학생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냈고 그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줬다. 참여자뿐 아니라 이 행사를 주최한 대학생들 역시 그 과정에서 자신의 한계를 넘고, 자극을 받는다. 대학생의 열정으로 주최하고 젊음의 도전을 제시해주는 이 청춘의 장(場)에 대해 알아보자.

 

♦ 기자가 경험한 유니브엑스포

  기자가 부산대학교 넉넉한터에 도착하니 수많은 부스들이 즐비해 있었다. 각 부스에는 기업에서부터 동아리, NGO, 대학생언론 등 각각 그 주최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각 부스는 인형탈을 쓴 사람이라든지 사다리게임, 이벤트 등을 통해 행사참여자들의 이목을 끈다. 그리고 이에 관심을 가지는 참여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자신들이 어떤 활동을 하는지 설명해준다.
  그런데 이 부스의 스태프들의 얼굴이 앳돼 보인다. 나이를 물어보니 같은 대학생이란다. 운영은 기업에서 하는 단체일지라도 이 행사에는 대학생을 내보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참여자들도 아무 거리낌 없이 스태프들과 웃고 즐기는 분위기다. 행사장에 밝고 활발한 기운이 느껴졌다.
  계속해서 사진만 찍고 다니던 기자를 한 부스에서 “사진찍느라 힘들죠? 쉬었다 가세요”라는 넉살스러운 말로 잡아 이끌었다. 그리곤 사다리 스티커를 직접 무작위로 붙인 뒤 사다리를 타는 게임을 함께 했다. 결과는 'High Pass'였다. 알고 보니 ‘부산 청년 일자리 사업단(BJR)’이란 단체의 다양한 프로젝트 중 하나였다. 게임 선물이라며 건네주는 알사탕을 먹으며 설명을 들으니, 흥미롭다. 여러 가지 내용 중 기자의 귀를 사로잡은 것은 ‘High Heel’프로젝트였다. 여성들만 참여할 수 있는 이 프로젝트는, 여성 커리어우먼과 여대생들이 만나 연애부터 취업까지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를 할 수 있단다. 기자가 부산에 있는 대학에 다녔다면 당장 참여하겠다고 할 만큼 매력적인 이야기였다. 이런 프로젝트들이 대학생들을 상대로 진행되고 있는데 그간 누리지 못했단 게 안타까웠다.
  조금 더 돌아다녀보니 ‘한국취업신문 함성기자단’이라는 부스 이름이 기자의 눈을 사로잡는다. 기자여서 그런지 역시 신문이라는 단어에 관심이 갔다. 들어가 보니 성격유형검사를 해준다. 직접 검사를 해본 뒤 취업신문이 뭐하는 곳인지 물어봤다. 최초의 취업신문으로, 인터넷신문인데 말 그대로 대학생의 취업과 자아실현을 위한 신문이라고 했다. 이 역시 처음 듣는 얘기였다.
  한 구석에는 안과, 치과 등의 부스에서 각종 검사와 무료상담을 해주고 있었다. 안과와 치과에서는 이 엑스포에 후원까지 해준단다. 엑스포를 주최한 조직위원장의 말에 의하면 모든 후원은 주최위원들이 발품을 팔아 받은 것이라고 했다. 발품을 팔아 후원을 받은 곳은 병원 뿐 아니라 CGV 같은 학교 앞 영화관도 있고, 부산 내 향토기업이라는 ‘동일기업’같이 전문적인 기업도 있다. 또한 가배공방이라는 학교 앞 카페에서는 ‘컨설팅을 할 장소’를 후원받았다고 한다. 이렇듯 주최 측의 노력이 있어서인지 기자가 현장에서 즉석 조사한 ‘참여자들의 만족도’가 거의 100점 만점에 100점에 수렴했다.
  부스를 떠나 1시부터는 컨설팅을 받아봤다. 패션, 자기관리, 선배와의 대화 등의 컨설팅을 받을 수 있는데 기자는 ‘자산관리’를 주제로 삼성생명에서 재직 중인 김민정 컨설턴트에게 대여섯 명의 다른 사람과 함께 컨설팅을 받아봤다. 컨설팅은 꽤 구체적이었고 대안까지 자세히 제시해주었다. 생각보다 새는 돈이 많았던 기자는 앞으로 지갑에 기름종이를 붙여, 돈을 쓸 때마다 줄어든 금액을 적어놓는 방법으로 충동구매를 하지 않기로 했다.
  컨설팅을 받고는 부랴부랴 강연을 들으러 갔다. 때마침 제일기획의 마스터라는 김홍탁 마스터가 강연을 하고 있었다. 부산 출신이라는 이 사람은 제법 유명한지 강연장엔 수많은 사람이 빼곡히 차있었다. 또 다른 강연관으로 이동하니 현대백화점에 근무 중인 백소연 주임이 특강을 하고 있다. 2011 부산유니브엑스포의 기획실장으로 활동했던 백소연 주임은 인턴으로 들어간 현대백화점에서 현재 주임으로 일하기까지의 스토리를 얘기해줬다. 많은 학생들이 동기부여를 받았는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메모를 한다.
  아침 10시 30분에 도착한 부산대를 오후 5시 30분에 떠나기까지 많은 부스를 둘러보고 컨설팅을 받고 강연을 보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기자는 피곤한 줄도 모르고 즐겁게 취재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대학생들이 주최했음에도 굉장히 체계적이면서 다양한 내용으로 구성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중간 중간 다양한 행사와 이벤트를 통해 물과 간식, 상품을 나눠주는 등 지칠 때쯤 재미와 웃음을 주는 요소가 숨겨져 있었다.
  이번 10월 5일부터 6일까지, 대전에서도 유니브엑스포가 개최된다. 단순히 대외활동이 어느 것이 있는지 알아보려는 학생 외에도, 꿈과 도전을 찾고 싶은 청춘의 대학생들, 같은 대학생들의 열정을 느끼고 싶은 대학생들 역시 참여해볼 것을 권장하고 싶다. 대학생의 특권은 다양한 기회를 통해 도전을 할 수 있고 거기에서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이 특권을 누릴 수 있는 도움닫기를 제공해주는 유니브엑스포에서 어쩌면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 유니브엑스포 효율적으로 즐기는 법

  지난 14~15일에 부산대학교에서 열린 부산유니브엑스포는 지역 대학생들에게 대외활동 및 취업 관련 정보를 공유하려는 행사이다. 이 행사에는 부스·컨설팅·강연·이벤트·공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되었다. 이후 예정된 유니브엑스포로는 10월 5~6일에 충남대에서 열리는 대전유니브엑스포가 있다.
  부산유니브엑스포의 경우, 총 50여 개의 연합동아리·기업·NGO등의 참여단체로 부스존이 꾸며졌다. 또한 이틀간 국내 유명 대학생 및 연사 20명의 특강과 패션·메이크업·유학/취업·스피치/자기관리·자산관리 등을 주제로 소수정예 컨설팅이 열렸다. 뿐만 아니라 각종 깜짝 이벤트와 난타 등의 공연이 마련됐다.
  이렇듯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모두 즐길 수는 없다. 최대한 효율적으로 즐기기 위해선 미리 목적에 따라 계획을 세워 가는 것이 좋다. 만약 대외활동 자체에 생소하다면 먼저 연합동아리 부스존을 천천히 둘러보자. 각 부스에서 제공하는 이벤트와 함께 동아리에서 하는 일이 무엇인지 들으면서 자신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다. 대외활동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기업·NGO 부스존에서 자신의 시야를 확대시킬 수 있다.
  강연과 컨설팅의 경우 미리 홈페이지 및 책자(현장 배부)를 참고하여 관심 있는 강연과 컨설팅을 놓치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컨설팅의 경우 사전·현장 접수를 미리 해야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한다.
  이외의 대전유니브엑스포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유니브엑스포 공식 블로그(www.univexpo.net)에서 얻을 수 있다.

 

♦ 대전 유니브엑스포 가는 법

  2012 대전유니브엑스포는 10월 5일에서 6일까지, 충남대학교 정문 바로 옆에 있는 정심화국제문화회관에서 열린다.
  우리학교에서 충남대학교에 가려면 학교 정문에서 502번을 타고 조치원버스터미널에서 내린 뒤, 대전유성터미널로 가는 것을 타면 된다. 유성에서 충남대를 가는 버스 번호로는 ‘140’,‘ 715’,‘ 마을버스 5번’등이 있다.

 

♦ 부산유니브엑스포 조진만 학생조직위원장을 만나다

  대학생이 주최하고 기획하고 홍보한다는 대학생 대외활동 박람회인‘유니브엑스포’. 부산유니브엑스포의 조진만 학생조직위원장(동의대 경영정보학)은 하루 종일 동분서주했다. 같은 학생으로서 이런 큰 행사를 맡는다는게 부담스럽지 않았을까? 유독 부끄러워하면서도 막상 대답을 할 땐 누구보다 진지하던 그를 만나보았다.

Q. ‘학생이 주최’하는 유니브엑스포인데, 맨 처음 시작은 누가 했나요?
A. 대학내일에서 20대 연구하시는 신익태 서장님이 동아리들을 한자리에 모아놓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셔서 각 동아리 회장들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 만들어보라고 해서 시작한게 2010년 서울유니브엑스포에요. 그리고 3년째 계속 열리고 있죠.
Q. 같은 학생끼리 몇 개월간 준비하면서 트러블이 있을 수도 있는데 그런 일은 없었나요?
A. 물론 트러블이 일어날 수 있어요. 하지만 처음 제가 기획단을 모집할 때부터 생각한건 능력도 중요하지만 뜻과 마음이 맞는 게 더 중요하단 것이었어요. 대외활동을 잘 모르는 대학생들에게 알려줘야겠다는 취지에 대한 열망이 서로 강하다보니 그게 구축이 돼서 트러블이 일어나도 잘 풀렸어요.
Q. 같은 학생이신데 학업에 방해가 되거나 주변의 안 좋은 시선을 느낄 때는 없었나요?
A. 사실“내가 왜 이러고 있지”하는 회의감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유니브엑스포의 슬로건이 ‘대학생활, 선을 넘다’이듯 저 또한 선을 넘고 싶었어요. 우리 부산 친구들은 지방대생이다, 학생이다, 학점을 맞춰야지 하는 생각에 갇혀서 스스로 너무 많은 선을 긋는 것 같아요. 또한 자극을 받을만한 여건이 안 되는 상황이기도 하고요. 사실 저도 이걸 하면서 제자신이 너무 선을 긋는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사실 학점이 그리 좋지 않아서 학점으로 승부 볼 수 있는 입장도 아니고요.(웃음) 이런 것(조직위원장)을 통해 다른 하나의 저만의 스토리를 만들고, 다른 친구들과 공통적으로 생각하던 부분을 나누는 것을 체험하는 것이 저에겐 더 큰 일을 해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요. 부모님도 많이 걱정하셨지만 이런 제 생각을 진지하게 대화하고 나니 나중엔 이해해주시더라고요.
Q. 아무래도 한국교원대학교는 임용고시라는 한정된 취업을 준비하다 보니, 아웃캠퍼스 활동에 집중하기 힘들어요. 이와 관련해서 한국교원대 학생에게 하고 싶은 말이라도 있나요?
A. 교사 되실 분들께 제가 감히 어떤 말을 해야 할진 모르겠지만요.(웃음) 전 취업이 문제가 아니고 어떤 일을 하든지 다양한 것을 경험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결국 다양한 것들을 경험하는 것이 자기가 하는 일에 적용된다고 생각해요. 학생들은 교과만을 가르치는 선생님보단 다양한 것을 가르치고, 다양함을 이해해주려는 선생님이 좋은 선생님이라고 생각하잖아요. 그처럼 교과서보다 넓은 것을 가르치실 수 있는, 인생을 가르쳐 주실 수 있는 선생님이 되시려면 다양한 경험이 그 길을 좀 더 잘 갈수 있게 도와주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