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8호/교육탑] 2024 대학수학능력시험 … “사교육 경감 위해 킬러문항 배제”
지난 9월 모의평가에 이어 이번 2024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에서 ‘킬러문항’ 출제 여부와 킬러문항 없이 어떻게 변별력을 확보할 것인지에 대해서 이목이 집중되었다. 지난 9월 모의평가는 킬러문항이 배제되고 EBS 연계율을 강화하였음에도 상위권 변별력을 확보했다는 평을 받았다. 그러나 역대 최다 N수생이 수능에 응시하면서 이들의 학력 수준에 따라 변별력이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예측했다.
◇ 킬러문항 없는 첫 수능 … 28년 만에 최고 수치 기록한 ‘N수생’
2024 수능의 경우 지난 11월 16일 전국 84개 시험지구 1,279개 시험장에서 치러졌다. 올해 수능에는 지난해보다 3,442명 줄어든 50만 4,588명이 원서를 냈고, 이 가운데 44만 8,228명이 응시(1교시 기준)했다. 2024 수능 원서 접수자 중 검정고시생을 포함한 졸업생은 17만 7,942명(35.3%)으로 1996학년도(37.4%) 이후 2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찍었다. 이는 킬러문항이 배제되자 수능이 비교적 쉬워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재도전하는 수험생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올해 반수생 등이 증가한 상황에서 이들의 학력 수준도 상당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4학년도 수능부터 기존 수능 출제위원, 검토위원과 별도로 킬러문항을 점검하기 위한 ‘공정 수능 출제점검위원회(이하 출제점검위)’가 새롭게 운영됐다. ▲국어 ▲수학 ▲영어의 경우 3명씩, ▲사회탐구 ▲과학탐구의 경우 각각 4명씩 구성되었다. 현직 교사로 구성된 출제점검위는 수능 출제위원과 검토위원이 최종으로 제출한 문제에서 킬러 요소가 있는지만을 집중적으로 검토했다.
◇ 킬러문항 관련 논란 … “킬러문항 없이 변별력 확보했다”, “불수능 수준이었다”
지난 11월 16일, 수능 출제위원장인 정문성 경인교대 교수(이하 정 위원장)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2024 수능은 교육부의 사교육 경감 대책에 따라 소위 ‘킬러문항’을 배제했다”라며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도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정 난이도의 문항을 고르게 출제했다”라고 밝혔다.
출제 당국과 EBS 현장교사단의 경우 2024 수능은 초고난도 문항 없이 변별력 있게 출제되었다고 평가하는 입장이 우세하다. 특히 EBS 현장교사단은 표준점수 최고점 비교를 통해 ▲국어 ▲수학 영역에서 킬러문항이 사라졌지만, 문항 자체의 난도는 높았다고 평가했다. 또한,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초고난도 문제는 없었다”라며 “그러나 매력적인 오답이 많아 수험생 입장에서는 작년 수능이나 올해 9월 모의평가보다 다소 어렵게 느껴졌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평가 덕분에 교육계 일부에서는 사교육의 영향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희망적인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올해 수능이 ‘불수능’ 수준이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킬러문항이 배제된다고 사교육이 경감될지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도 존재한다. 실제로 많은 입시업계에서는 정답률 한 자릿수의 초고난도 문항도 존재한다고 예측하고 있다. 이는 ▲이전까지 보지 못했던 문제가 나왔음 ▲기존의 기출만 공부해서 고득점은 어려움 등의 반응과 함께 수능의 변화가 또 다른 형태의 사교육을 양산할 뿐이라는 우려와 함께 제기되고 있다.
◇ 소년수 10명, 최고령 수험생 김정자 할머니까지 수능 전국 동시 실시돼
역대 최다 N수생들이 정부의 2024 수능의 ‘킬러문항’ 배제 방침으로 대학에 재도전했다. 특히나 올해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4년 만에 ‘노 마스크’로 치러져, 수험생들은 자율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할 수 있었다.
이뿐만 아니라 이번 수능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만델라 소년학교’ 소속 소년수 10명이 교도소 내에 마련된 수능 시험장에서 수능을 치렀다는 점도 살펴볼 수 있다. 만델라 소년학교는 올해 3월 서울남부교도소에 문을 연 17세 이하 소년 수용자를 위한 교정시설로, 소년수들은 그간 검정고시 시험과 함께 수능을 준비해 왔다. 지금까지 성인 수감자들이 교도소에서 수능을 치른 적은 있었지만, 교도소 내에 수능 시험장이 마련되는 것은 처음이다.
또한, 최고령 수험생인 김정자 할머니 또한 이번 수능에 응시했다. 늦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학업에 정진해 끝내 수능 최고령 응시생이 된 김정자 할머니의 근황에 많은 이들의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평가원은 수능 종료 후부터 지난 20일까지 문제 및 정답 이의신청을 받고, 심사를 거쳐 28일 정답을 확정해 발표한다. 이후 2024학년도 수능 성적은 12월 8일에 수험생들에게 통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