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7호/기획] 사라져 가는 동물들, 이들과 공존하려면

한 생물의 멸종, 그 자체로 끝이 아니다

2023-11-13     박진희 기자, 김승수 기자

지구온난화 환경의 변화 불법 포획 사냥 서식지 파괴 등 여러 이유로 한 종류의 생물이 완전히 없어지는 것을 멸종이라고 한다. 한 생물의 멸종은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생태계는 하나의 연결된 고리이기 때문에, 고리 하나가 끊어진다면 또 다른 종이 멸종될 수도 있다. 이번 기획면에서는 이처럼 멸종 위기에 놓여있는 여러 동물을 살펴보고 이들을 지키기 위해 실시하고 있는 국가 차원의 노력과 앞으로 우리가 이들을 위해 해야 하는 노력을 살펴보고자 한다.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보호하기 위한 세계와 우리나라의 기준을 알아보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자연보전 생물다양성 기후변화 등 지구환경 문제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의 해결을 도모하는 국제단체로 1948년 설립되었으며, 유엔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이곳에서는 멸종의 위기 등급을 분류하고 체계적으로 조사하여 적색목록(Red List)’을 만들어 멸종위기종을 등록하고 있다. 종을 위기의 속 개체 규모 지질학적 분포 지역 개체 및 분포 정도에 따라 9개의 그룹으로 분류한다. 이들 중, 위급 위기 취약의 세 부류를 '멸종위험(threatened)'으로 분류하고 종의 생존에 대한 뚜렷한 위험 없는 종은 안전(SE : secure)으로 분류한다. 자세한 멸종 위기 등급 분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절멸(EX : extinct) : 분류군의 마지막 개체가 죽었다는 점에 대해 합리적으로 의심할 여지가 없는 상태

-야생절멸(EW : extinct in the wild) : 분류군이 자연 서식지에서는 멸종한 상태지만 동물원이나 식물원 등에서 인간에 의해 보호된 상태에서 관리되고 있는 상태

-위급(CE : critically endangered) : 분류군이 야생에서 이른 시일 안에 극심한 멸종 위기에 처하게 되는 상태

-위기(EN : endangered) : 분류군이 야생에서 가까운 미래에 매우 높은 멸종 위기에 처하게 되는 상태

-취약(VU : vulnerable) : 분류군이 야생에서 몇 달이나 몇 년 안에 높은 멸종 위기에 처하게 되는 상태

-준위협(NT : near threatened) : 취약 등급으로 분류될 수 있으나 그 조건에 충분히 맞지 않는 상태

-관심대상(LC : least concern) : 위 등급에 포함되지는 않으나 주시할 필요가 있는 낮은 강도의 위험에 처해 있는 상태

-정보부족(DD : data deficient) : 분류군의 직ㆍ간접적인 멸종 위기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정보가 부족한 상태

-미평가(NE : not evaluated) : 평가가 이루어진 바 없는 상태

 

우리나라의 경우, 환경부에서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야생생물을 효과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멸종위기 야생생물을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은 자연적 또는 인위적 위협요인으로 인하여 개체 수가 현저히 감소하거나 소수만 남아있어 가까운 미래에 절멸될 위기에 처해 있는 야생생물을 말하며, 법으로 지정하여 보호·관리하는 법정보호종이다. 현재 멸종위기 야생생물 (68)과 멸종위기 야생생물 (214)으로 나누어 지정·관리하고 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자연적 또는 인위적 위협요인으로 개체 수가 현저하게 감소하여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생물

-멸종위기 야생생물: 자연적 또는 인위적 위협요인으로 개체 수가 현저하게 감소하고 있어 현재의 위협요인이 제거되거나 완화되지 않을 경우, 가까운 미래에 멸종 위기에 처할 우려가 있는 야생생물

 

우리에게 친숙한 동물들도 멸종 위기 동물이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1. 세계의 여러 멸종 위기 동물

 

북극곰 (사진 / 아이클릭아트 제공)

-북극곰

북극곰은 이름에 걸맞게 북극권에 분포하며, 섬 또는 대륙의 해안이나 툰드라에 서식한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북극에서 발생하는 이상기온으로 위기종으로 분류되었으며, 적색목록 취약단계에 해당한다.

-자이언트 판다

영화 <쿵푸팬더>의 주인공이자, 우리나라에서는 푸바오로 인기를 끌고 있는 자이언트 판다는 적색목록 위기단계에 해당하는 멸종 위기 동물이다. 이들의 서식지인 대나무 숲이 기후변화로 인해 빠른 속도로 사라져 가고 있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북부흰코뿔소(사진 / 조선비즈 제공)

-북부흰코뿔소

전 세계를 통틀어 단 2마리만 존재하는 북부흰코뿔소는 이전에는 사하라 이남 동부, 중부 아프리카 등의 여러 나라에서 발견되었으나, 현재는 적색목록 야생절멸단계에 해당하는 동물이다. 흰코뿔소의 뿔이 약재로 귀하게 쓰여, 밀렵이 성행하고 서식지가 파괴된 것이 그 이유이다.

 

#2. 우리나라의 멸종 위기 동물

 

늑대(사진 / KBS 제공)

-늑대

늑대는 우리나라 멸종위기 야생생물 급에 해당하는 동물로,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한국을 포함하여 시베리아 중국 인도 몽골 등에서 분포하며, 우리나라의 경우 북부 및 중부에 분포한 기록이 있으나 사실상 멸종한 것으로 여겨진다.

반달가슴곰(사진 / 부산일보 제공)

-반달가슴곰

반달가슴곰은 우리나라 멸종위기 야생생물 급에 해당한다. 밀렵과 서식지 파괴 등으로 인해 지속해서 개체수가 크게 줄어 완전한 멸종에 처할 위기에 놓여있으며, 계속해서 복원 및 보호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호랑이(사진 / 인사이트 제공)

-호랑이

호랑이는 우리나라 멸종위기 야생생물 급으로 지정되었다. 현재 국내에서는 완전히 멸종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중국 동북부 지역에서 극소수로 서식하고 있다. 호랑이의 먹이가 되는 노루, 사슴, 멧돼지 등이 밀렵으로 인해 줄어들고 서식지가 축소되었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이외의 우리나라 멸종위기 야생생물은 링크를 통해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https://species.nibr.go.kr/endangeredspecies/rehome/exlist/exlist.jsp?1=1)

 

멸종 위기 동물 보호를 위한 우리나라의 노력

우리나라 정부에서는 멸종 위기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우리나라는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에서 멸종 위기 동물을 보호하는 여러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국립생태원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호시설 설치·운영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전·증식 및 복원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대표적으로 에코케어센터 CITES동물 보호시설 멸종위기종복원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 각 기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국립생태원 에코케어센터(사진 / 김승수 기자)

에코케어센터

에코케어센터는 AI 등 주요 전염성 질병 발생 시 국립생태원 내 조류를 피신시키고, 불법 거래로 압수된 국제적 멸종위기 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공간이다. 에코케어센터에서 보호하고 있는 동물로는 긴팔원숭이 비단원숭이 회색앵무 붉은이마앵무 등이 있다.

에코케어센터 내 회색앵무(사진 / 김승수 기자)
에코케어센터 내 긴팔원숭이(사진 / 김승수 기자)

 

 

국립생태원 CITES동물 보호시설(사진 / 김승수 기자)

CITES동물 보호시설

‘CITES동물이란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CITES)’으로 보호받는 국제적 멸종위기 동물을 말한다. CITES 협약으로 보호받는 동물로는 대표적으로 호랑이 고릴라 수달 사막여우 등이 있다. 국립생태원 CITES동물 보호시설은 밀수·밀거래하다가 적발되어 몰수된 ‘CITES동물을 보호하는 시설이다. 이곳으로 옮겨진 동물은 검역으로 건강성을 점검하고 동물복지에 기반한 사육·관리로 좋은 환경을 제공받는다. 보호시설 내부의 전시실에는 CITES동물에 대한 소개와 밀수·밀거래로 희생되는 CITES동물의 현실, 그리고 동물보호를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사진 / 경북일보 제공)

멸종위기종복원센터

201810월 경상북도 영양군에 개원한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생물 복원을 위해 보전계획을 수립 멸종위기 야생생물 증식복원 기술개발 멸종위기 야생생물 서식지 보전방안 연구 멸종위기종 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멸종위기종 복원과 보호, 어떻게 할까?

그렇다면 실제로 멸종위기 동물의 복원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 우리가 생활 속에서 멸종위기 동물을 보호하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한국교원대신문은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복원연구팀 문정찬 연구원과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1.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에서 진행하고 있는 멸종위기 야생생물의 보호 및 복원 연구에는 무엇이 있나요?

멸종위기종복원센터에서 하는 멸종위기종의 보전과 복원 연구는 크게 2가지입니다. 첫 번째가 서식지 내 보전·복원 연구, 두 번째가 서식지 외 보전·복원 연구입니다. ‘서식지 내 보전·복원 연구는 멸종위기종이 사는 서식지의 환경을 연구하고 환경을 개선하여 자연적으로 멸종위기종의 개체수가 늘어 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입니다. ‘서식지 외 보전·복원 연구는 센터 내 사육시설에서 대량 증식을 하고 자연 적응 훈련을 거쳐 원래 살던 서식지에 방사하여 복원해 나가는 방법입니다.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환경부 우선복원대상종(수달, 저어새, 황새, 따오기, 금개구리 등) 25종 중 반달가슴곰, 여우, 산양, 따오기를 제외한 21종의 복원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 외에도 연구시급종(장수하늘소, 수염풍뎅이 등)을 따로 선정하여 추가적인 연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2.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복원에 성공한 사례가 있나요?

2018년 멸종위기종 복원센터가 만들어진 후 현재까지 28번의 방사·이식을 통한 복원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제일 최근에는 2년에 걸쳐 몽골에서 도입한 소똥구리에서 증식한 200개체를 태안의 신두리 해안사구에 방사하여 소똥구리의 복원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또한 인천 저어새 번식지에서 수몰 위기에 있던 저어새 알을 구조하여 부화시키고 사육하여 저어새 복원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3. 이 외에도 멸종 위기 야생생물을 보호하기 위해 멸종위기종복원센터에서 하고 계신 일들이 궁금합니다.

멸종위기종복원센터에서는 국내 다양한 서식지 외 보전기관(멸종위기종을 서식지가 아닌 특정 장소에서 증식하여 연구하는 기관)과 연계하여 멸종위기종 복원에 힘쓰고 있습니다. 또한 국제적 멸종위기종의 복원에도 힘쓰고 있는데 최근에는 러시아, 중국 등과 아무르표범(한국표범)의 보전을 위한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4. 멸종 위기 야생생물 보호를 위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노력에는 무엇이 있나요?

가장 쉬운 일은 환경보호가 있습니다. 폐비닐, 낚싯줄 등 인간이 버리는 생활 쓰레기에 죽는 야생동물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또한 하천을 끼고 있는 도시에서는 수달과 같은 야생동물의 로드킬을 방지하기 위해 안전하게 서행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야생동물의 미아(새끼 개체)를 발견한다면 어미가 새끼를 발견해서 데려가거나 보호할 수 있게 가급적 위치를 이동시키지 않는 것이 좋으며, 부득이한 경우 야생동물 구조센터로 연락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입니다.

 

5.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세요.

멸종위기종의 복원은 단지 한 종을 멸종위기에서 막아보겠다는 노력이 아닙니다. 한 종의 멸종은 도미노 현상처럼 다른 수많은 종의 멸종을 불러오고 결국은 인간에게도 큰 영향을 가져오게 됩니다. 저희는 멸종위기종 보전과 복원을 위한 전문가 집단으로서 다양한 노력을 하지만, 일반 시민분들도 멸종위기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멸종위기종 보존과 보호에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시기를 바랍니다.

 

지구상의 생물 중 어느 한 종을 잃는 것은 비행기 날개에 달린 나사못을 빼는 것과 같다라는 말이 있다. 생물종 하나가 사라지는 것은, 비록 하찮아 보이는 생물이라도 생태계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끼친다는 말이다. 지금이라도 멸종 위기 동물의 보호를 위해 멸종위기 동물 포획, 무분별한 서식지 파괴 등을 자제하고, 멸종 위기 동물의 보호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동물이 멸종한다면 끝내 그 피해는 인간에게 돌아올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