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4호/오늘의 청람] 전공서적부터 베스트셀러까지, 구내 서점 ‘문화서림’을 알아보다
수많은 콘텐츠에 중독된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 전공 서적 외에는 책을 보지 않게 되었다. 빳빳한 종이를 한 장씩 넘기며 읽었던 종이책보다는 아이패드 속 PDF 파일이 더 익숙하다. 이런 변화에도 10년 넘게 우리의 교재를 준비해 두고 있는 곳이 있다. 그곳은 바로 학생회관 1층에 자리 잡고 있는 구내 서점 ‘문화서림’이다. 이번 484호 오늘의 청람에서는 구내 서점 ‘문화서림’ 이영미 사장님과 대화를 나눠 보았다.
Q1. 문화서림을 운영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2002년부터 시내에서 서점을 오랫동안 하다가 대학교에 들어오게 되었어요. 예전에는 학내에 구내 서점이 없었고 외부 서점에서 교재를 독점했었는데 인터넷 서점이 생기고 학내에서는 학생들의 복지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면서 학내마다 구내 서점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시내 서점을 정리하고 구내 서점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처음 시작은 한국교통대학교 증평캠퍼스(구 청주과학대학)였어요. 현재도 운영하고 있고 교원대 구내 서점은 2010년도부터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Q2. 문화서림 운영에 있어 특별히 신경 쓰는 점이 있을까요?
생각보다 책 제목을 제대로 알고 오는 학생들이 많이 없어요. 뒤에 줄은 계속 서 있는데 어떤 책인지 몰라서 시간이 지체되기도 하고 잘못 산 책에 이름을 이미 적어 버려서 환불도 못한 경우도 있었어요. 이런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학생들이 제대로 모르고 왔을 때 안내할 수 있도록 매 학기 강의계획서를 뽑아서 교재를 숙지하고 있습니다. 사실 잘못 사가더라도 일단 한 권이라도 파는 게 서점에는 나을 수도 있어요. 근데 우리는 1학년 때부터 4학년 때까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서점이잖아요. 그래서 무조건 파는 것보다 학생들과의 신뢰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3. 구내 서점 운영 중 기억나는 일화나 어려웠던 점이 있을까요?
예전에는 모든 학생이 구내 서점을 통해서 책을 구매했거든요. 학생들이 4년 동안 구내 서점에서 책을 구매하다 보니까 커피도 사다 주면서 친해지는 학생들도 있었어요. 임용고사 볼 때 교육학 수험서나 면접 책도 많이 팔았었는데 임용고사를 앞둔 친한 학생들에게 수험서나 면접서 공짜로 주기도 하고 시험 잘 보라고 엿도 사주기도 했어요. 그런데 코로나 3년을 겪으면서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았기 때문에 서점이 정말 휴업 그 자체였어요. 매출이 안 되니까 외부에서 일을 해서 메꾸기도 했죠. 코로나를 겪으면서 책을 인터넷으로 주문하고 직거래나 중고 사이트 등 서점 말고도 구입 방식이 다양화되었잖아요. 학생들이 이미 다른 경로를 통해서 구매해 본 경험이 있으니까, 예전만큼 서점에서 종이책을 구매하지 않더라고요. 코로나 끝나면 나아질 거로 생각했는데 코로나 이후 교재 판매율이 코로나 이전에 비해 3분의 1 정도로 줄었어요. 실제로 공주대학교나 청주 시내에 서원대학교 등 많은 대학의 구내 서점이 없어지고 있기도 해요.
Q4. 우리학교 학생들이 알면 좋을 서점 이용 팁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지자체에서 시행하는 도서 관련 프로그램이나 독자들에게 혜택이 될 만한 제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요. 그중 ‘청주시 책값 반환제 서비스’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시립 도서관에서 도서관 회원증을 발급받고 청주시 지역 서점에서 책을 구입한 후 21일 이내 서점에 다시 가져오면 한 달에 2권 전액 환불해 주는 제도입니다. 문화서림은 학내에 자리 잡고 있지만 책값 반환제 서비스에 참여하는 유일한 서점입니다. 환불한 책은 시립 도서관이 다시 사가니까 지역 서점은 활기를 되찾고 이용자들은 소장하지 않아도 신작을 빠르게 빌려 볼 수 있는 거죠. 청주 시립도서관 홈페이지 가보시면 자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요.
이 외에도 충북 재단에서 주관하는 ‘충청북도 문화소비 365 제도’도 있습니다. 또한 문화서림 자체적으로 하는 주문 서비스도 있어요. 학생들이 구하기 어려운 책이나 전공 서적 등을 주문하면 저희가 메모해서 주문해 드리고 도착하면 문자도 발송해 드리니 하루면 책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우리 학생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데 학생들이 서점 자체를 방문하지 않으니 안타까워요.
Q5. 마지막으로 우리학교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문화서림에는 전공 서적을 비롯해 일반 단행본이나 베스트셀러 또한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어요. 근데 교원대 학생들은 교사라는 진로가 확실히 정해져 있다 보니 시험 과목과 관련된 공부밖에 안 해요. 우리 학생들이 다양한 책을 읽어서 교사가 되었을 때 현장에서 겪는 다양한 어려움들을 헤쳐 나갈 수 있는 내공을 쌓았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학내에 위치한 서점은 구성원인 학생이나 교수, 교직원들이 이용하지 않으면 존재 이유가 없잖아요. 학생들을 위해 노력하고 존재하는 구내 서점이니까 많이 이용해 줬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