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3호/사회] 일상이 된 칼부림 … 대한민국, 더 이상 치안 강국이 아니다

2023-09-11     김경훈 기자

최근 대한민국은 칼부림, 살인 예고로 긴장감이 돌고 있다. 지난 721일 신림역 일대에서 1990년생 조선(·33)이 남성 4명을 흉기로 공격해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 사건 이후 83일 서현역, 817일 관악산 생태공원에서도 각각 최원종(·22)과 최윤종(·30)이 흉기 난동을 일으켜 사망자가 발생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 수많은 커뮤니티, 게시판 등에서도 칼부림, 살인 예고를 하는 글들이 수없이 올라오고 있다. 이에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23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이상동기 범죄를 뿌리 뽑기 위한 정부 종합대책안을 발표했다.

 

신림역부터 서현역, 관악산까지 예고 없이 다가오는 칼부림

지난 721일 조선은 신림역에서 첫 번째 피해자에게 흉기를 숨기고 접근해 갑작스럽게 공격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피해자도 격렬히 저항했으나 공격이 계속되면서 심한 자상을 입었고 결국 힘이 빠져 쓰러졌다. 이에 조선은 쓰러진 피해자의 목을 한 번 더 공격하고 번화가 골목 안쪽으로 이동하였다. 이후 약 3분 동안 마주친 30대 남성 3명의 얼굴과 목을 노리고 흉기를 휘둘렀다. 이후에는 공격을 멈추고 흉기를 들고 주변을 배회하다가 신고를 받은 경찰이 도착하자 경찰의 지시에 따라 흉기를 버렸고 오후 220분경 아무 저항 없이 체포되었다. 첫 번째 피해자는 인근에 있는 신대방동 보라매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결국 과다출혈로 사망했다. 또 병원으로 이송된 다른 부상자 3명 중 1명은 중상을 입어 생명이 위태로웠으나 수술을 받고 큰 고비를 넘겼다.

지난 83일 서현역에서는 최원종이 차량을 인도를 향해 돌진시켜 사상자를 낸 뒤 주변 행인에게 칼부림을 일으켰다. 817일 관악산 생태공원에서는 최윤종이 일면식 없는 30대 여성을 폭행하며 강간을 시도하면서 사망에 이르게 했다. 이후 조선 최원종 최윤종의 신상 공개가 결정되었으며, 세 명 모두 현재 재판 중에 있다.

 

다발적 흉기 난동, 살인 예고 문제 심각해 모방 범죄 가능성 있어

지난 721일 신림역 칼부림 사건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여러 명의 사람들에 의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동시다발적 묻지마 범죄 및 테러 실행 혹은 예고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2가지 유형으로 분리되어 있는데 하나는 예고 없는 묻지마 칼부림 사건으로, 신림역 칼부림 사건을 시작으로 83일 서현역 칼부림 사건까지 연쇄적으로 발생하였으며, 그 외 실제 흉기를 들고 현장까지 갔으나 미수에 그친 사건들도 다수 있다.

다른 하나는 예고 글을 올려 공포만 조성하고 실제로 실행되지는 않은 경우로, 허위 테러 예고는 722일 원신 2023 여름 축제 테러 예고 사건을 통해 최초로 발생했으며 이후 724일부터 다수 발생한 디시인사이드 신림역 살인 예고 사건으로 본격적으로 심화되어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보름간 수많은 칼부림 예고가 발생했다. 이렇게 예고 글을 올린 인물 중 실제로 실행으로 이어진 사례는 아직까지는 없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들의 피의자들 사이의 연관성을 찾아보기는 힘들고, 워낙 많은 요인이 얽혀 있기에 이들의 범죄 동기를 한두 가지로 단순화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상대적 박탈감이나 사회에 대한 증오, 정신 질환, 게임 등을 원인으로 지목하는 의견이 많지만 이 요인을 가지고 있는 모든 이가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살인 예고 글과 매체에 보도되는 비슷한 사건 기사 등이 범죄를 저지르는 촉발제가 되어 모방 범죄가 일어날 수 있다는 데에는 전문가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정부, 이상동기 범죄 종합대책안 발표 효과적인 대책 강구 필요해

이상동기범죄 재발 방지 대책 / 대한민국 정부 대표 블로그

 

나날이 증가하는 흉기 난동 사건에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23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이상동기 범죄를 뿌리 뽑기 위한 정부 종합대책안을 발표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금은 우리 사회의 공동체의 가치를 회복해야 한다라면서, “고립된 사람들을 연결하고 서로가 서로를 지켜 주는 협력의 정신을 되찾아 신뢰와 포용에 바탕을 둔 사회적 자본을 쌓아 나가는데 국민 여러분께서도 적극 협력하고 힘을 보태 주시기 바란다라며 호소했다.

흉기 난동 사건과 예보를 실시간으로 알려 주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테러리스(Terrorless)라는 사이트에서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올라온 흉기 난동 예고 글과 해당 지역, 범인 검거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흉기 난동 사건은 언제, 어디서, 어떤 형식으로 발생할지 모르는 강력 범죄 중 하나다. 불특정 다수의 시민들에게 심각한 위협을 끼칠 수 있는 범죄인 만큼, 보다 강력하고 효율적인 예방책 및 대응책이 하루빨리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