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2호/교육탑] 줄어드는 학생 수, 위기의 교대‧사범대
부산대‧부산교대 통폐합, 경북대 불어교육과 폐과 결정
올해 1분기 합계출산율은 0.81명을 기록하였다. 낮은 출산율로 인해서 대한민국의 유‧초‧중‧고 학생 수는 2012년 738.5만 명에서 2022년 588만 명으로 급격히 하락하였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4월 24일 연간 초‧중‧고 교원 신규 임용 규모를 최대 28% 줄이겠다고 발표하였다. 이에 대부분의 학생이 임용 고사를 치르고 교사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전국의 교대와 사범대에는 비상이 걸렸다. 특히, 수도권 집중 현상으로 학생들이 꺼리는 지방 교‧사범대들은 문제가 가중되었다. 이에, 부산교대는 부산대와의 통폐합이 결정되었고, 경북대는 불어교육과의 폐지를 결정하는 등 교대와 사범대의 변화가 잇달았다.
◇ 부산교대, 부산대 통폐합 결정 ‧‧‧ 글로컬 대학으로의 선정이 목적
지난 5월 15일, 부산대와 부산교대와의 통폐합이 결정되었다. 일전에 교육부는 과감한 혁신을 통해 지역과 대학의 동반성장을 이끌 지방 대학 30곳을 2026년까지 선정하여 각 학교당 5년간 1천억 원을 지원하는 글로컬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4월 21일 부산대에서 부산교대 측에 통합을 전제로 한 공동지원을 요청하였다. 저출산과 교원 채용 감소로 인해서 글로컬 대학으로 선정되지 못하면 생존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작용하였기 때문이다.
이후, 4월 26일 긴급 교수회의가 진행되었고, 5월 15일에 진행된 대학평의원회에서 통폐합이 확정되었다. 통합의 핵심 조건은 교대와 부산대 사범대의 통합은 불허하고, 교대가 단독 단과대 형태로 통합되는 것이다. 또한, 부산대 타과생의 교대 복수전공도 불허한다. 부산대와 부산교대가 통합을 결정하여, 글로컬 대학 선정에 유리해지자 현재 대학 통폐합을 논의하고 있는 10곳 가량의 대학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 부산교대, 부산대 통폐합 결정에 부산교대생 반발 이어져 … 교육의 전문성 하락 우려
지역거점국립대학과 교육대학이 통합한 것은 2008년 제주대와 제주교대의 통합 이후로 두 번째이다. 제주대와 제주교대의 통합이 진행될 때도, 제주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제주교대 학생들이 본관 건물을 점거하고 농성하는 등 큰 반발이 있었다.
부산교대 학생들은 부산대와의 통폐합에 대해 교육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며 반대의 입장을 표했다. 부산교대 학생들은 ▲5월 7일 기자회견 ▲5월 10일 투표 보이콧 선언 기자회견 ▲5월 11일 글로컬 추진 반대 기자회견 ▲5월 19일 학생 총투표 ▲5월 24일과 25일 학생 동맹 휴업등의 과정을 거쳐 반대 의견을 표하였다.
부산교대 비상대책위원회 방인성 비상대책위원장은 한국교원대학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부산교대와 부산대가 통폐합 될 시, 유‧초‧중‧고 간의 벽이 허물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각각의 발달단계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고려하지 못하는, 전문성이 결여한 교사를 양성하는 문제가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또한, 부산대와의 협의 과정에서 진행된 통합 찬반 투표에서 ▲구체적인 반영비율 ▲투표인원의 하한선 등이 공지되지 않은 비민주적이고 졸속적인 과정이 이어졌다며 학생의 의견을 무시한 통폐합이라고 지적하였다.
◇ 경북대, 불어교육전공 폐과 결정 ‧‧‧ 임용고시 TO 없는 제2외국어 과목
학생 수 감소로 인한 위기는 사범대에도 닿았다. 5월 14일 경북대학교는 유럽어교육학부 불어교육전공을 폐과하였다. 이는 학생 수 감소와 입시 체제의 변화에 따라 불어, 독어 등의 제2외국어 과목의 신규 교원 임용이 급격히 줄어든 영향으로 보인다. 재학생과 동문은 “폐과 결정은 학생 동의 없는 졸속이다”라며 “내부적인 추진으로 폐과 승인 후 학생들에게 폐과를 알린 것은 국립대 폐과 법률을 명백하게 위반한 것이다”라며 비판하였지만, 경북대 측은 다른 입장 발표를 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전국의 불어교육과는 ▲서울대 ▲한국교원대 ▲한국외대로 총 3곳 밖에 남지 않게 되었다.
경북대 외에 다른 사범대도 변화가 있었다. 부산대는 2024년도부터 불어교육과와 독어교육과를 불어불문학과, 독어독문학과로 통합하기로 하였다. 또한, 한국외대는 2022년부터 ▲독일어학과 ▲프랑스어학과 ▲중국어학과를 외국어교육학부로 통합하였다.
학생 수 감소에 따라 추후 교원 임용에 있어서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변화하는 교육환경과 교육목표에 발맞추어 가장 효율적이고 바람직한 교육 방법을 찾기 위해서 교원단체와 교육부 모두가 고민을 거듭해야 할 시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