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2호/보도] 계절학기 교직 과목 문제, 아직도 제자리걸음…
우리학교 총학생회는 지난 4월 20일부터 28일까지 2023 하계 계절학기 개설 희망 교과목 수요조사를 실시했다. 하지만, 학생들의 높은 수요와는 달리 이번 계절학기에도 여전히 교직 과목은 개설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하여 정규학기에 비해 현저히 낮은 강사료 문제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으나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뚜렷한 방안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 이번 하계 계절학기, 여전히 높은 수요에도 교직 과목 개설 안돼
우리학교 총학생회는 지난 4월 20일부터 28일까지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2023 하계 계절학기 개설 희망 교과목 수요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교직 과목에 대한 수요(1+2순위)는 ▲교육심리학(67명) ▲교육학개론(51명) ▲교육철학및교육사(46명) ▲교육방법및교육공학(45명) 등으로 지난 동계 계절학기 수요조사와 유사하게 높은 수요가 나타났다.
하지만 저번 학기에 이어서 이번에도 교직과목은 개설되지 않았다. 2022학년도 하기 계절학기에 전공 5과목(▲기초화학Ⅰ▲분자생물학 ▲사회·문화교육연구 ▲생물교재론 ▲식물분류학)과 교양 1과목(노벨상의 발자취)가 개설되었고, 2023학년도 하기 계절학기에는 전공 5과목(▲기술교육론 ▲기초화학Ⅰ ▲생물통계학 ▲유기화학실험 ▲유전학)과 교양 2과목(▲노벨상의 발자취 ▲소프트웨어와 초등교육)이 개설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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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규학기 교직 폐강 문제 개선돼 … 교육학과·특수교육과, “강사료 여전히 낮아 강사 수급 어려워”
총학생회는 이와 관련하여 교육학과와 면담한 결과 교육학과 측은 이번 계절학기에서 교직 과목을 개설하지 않은 이유를 ▲이미 학생들이 충분히 수강할 수 있게 개설함 ▲정규학기 강좌가 폐강되는 상황에서 추가 개설은 어려움 ▲학교 측이 계절학기만을 위한 별도의 강사 채용이 어렵다고 답변함 ▲교수들의 책임 시수(연간 최소 강의 시수)가 계절학기로 충족되지 않음 등으로 설명하였다고 밝혔다. 또한 총학생회는 “매년 (교육학과에서) 계절학기와 관련하여 개설할 수 없는 이유를 들어주시면, 총학생회는 각각의 이유가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히며, 매년 총학생회에서 진행하는 수요조사가 실제 수요와 차이가 크다고 생각하여 교육학과에 직접 수요조사 실시를 건의하였다는 점도 덧붙였다.
다만 학사관리과 측에 따르면 이번 학기부터 실시된 교직 과목 편제 개편으로 인해 정규학기 교직 강좌의 폐강 문제는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2학기의 경우 교직이론 5개 분과 교직 소양 2개 분반이 폐강되었으나, 올해 1학기는 교직 소양 1개 분반을 제외하고는 모든 교직 과목이 개설되었다.
그럼에도 계절학기 교직 과목이 개설되지 않는 원인으로는 ‘낮은 강사료’가 지목되고 있다. 우리학교 교육학과와 특수교육과에서는 “계절학기 수업료 인상으로 강사료 또한 일부 인상되었으나 여전히 정규학기 강사료에 비해 현저히 낮기 때문에 강사 수급이 어렵다”라고 밝혔다. 또한 “계절학기 강의만을 이유로 신규 강사를 채용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기존 강사들이 담당해야 하나 정규학기 강의에 비해 낮은 강사료를 지급받게 되어 강사를 구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 계절학기,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는 구조적 문제 … 학교 특성 고려하여 활성화 필요해
계절학기 강좌 운영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2021년 동계 계절학기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계절학기에 전공 강좌를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는 화학교육과 양성호 교수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Q1. 우리학교에서 계절학기가 활성화되기 힘든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강사료 단가가 가장 큰 문제입니다. 계절학기 수강을 원하는 학생이 있더라도, 현재의 수업료와 강사료 구조에서는 개설이 어렵습니다. 최근 강사료는 시간당 46,000원입니다. 학기 중 초과강의 수당이 50,000원인 것에 비하면 적은 금액이고, 연구에 집중해야 하는 방학을 희생하면서까지 계절학기를 개설할 교수는 많지 않습니다. 이와 같이,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는 구조적인 문제로 인하여, 계절학기 활성화는 불가능합니다.
Q2. 계절학기 수강을 원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도 강사료에 대한 문제는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인지 궁금합니다.
계절학기는 학생들의 수업료로만 운영되기 때문에, 과목당 수강 인원이 많아지면 강사에게 일정 부분 금전적인 보상이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이는 확정적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한 학과의 한 학년의 규모가 20명 정도이기 때문에, 전공과목은 한 학년의 학생이 거의 모두 수강해야 개설 기준인 15명을 겨우 넘을 수 있습니다. 타 대학 학생들은 취업을 위해서 인턴십, 해외연수, 자기계발에 방학을 활용해야 하는 반면, 우리학교 학생들은 임용시험을 위한 공부와 학점 이수에 집중하기 때문에 필요하면 수업료를 더 내고서라도 활성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양성호 교수는 인터뷰를 마치며 “학생들은 현재는 교육 수요자이지만, 몇 년 후면 교육 공급자가 된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어서지 못하고, 강의의 질은 강사의 질을 넘어서지 못한다.”라며 “교육자와 강사에게 충분한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그 질은 신념과 희생에 기대어야 하기 때문에, 높은 질을 요구하는 만큼 그에 합당한 보상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계절학기 과목 개설에 대한 수요가 반영되어 실제 과목 개설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계절학기 과목 개설의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