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1호/교수의 서재] 세 권의 책으로 배움의 가치를 느끼다

2023-05-15     최슬기 기자

우리가 어디서든 쉽게 접할 수 있는 책의 위력은 대단하다. 책을 통해 무지했던 스스로를 반성할 수도 있고 삶의 지혜를 얻을 수도 있으며 삶을 살아가는 기준과 가치를 정할 수도 있다. 단 한 권의 책이 누군가의 인생에 길잡이가 되는 역할을 해낼 수도 있다. 이번 호 교수의 서재에서는 교육학과 최성욱 교수의 삶의 방향을 이끌어 주고 정서적 감동을 불러일으켰던 책 세 권을 소개한다. 최성욱 교수에게 뜻깊은 의미를 지니는 플라톤 대화편’, ‘열린 사회와 그 적들’, ‘신구약성경을 통해 독자들 마음속에 큰 울림이 있기를 바란다.

(교육학과 최성욱 교수님/ 최슬기 기자 제공)

 

Q. 교수님께서 가장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은 무엇인가요?

교수의 서재 특성상 대부분 한 권만 소개하는 형태이던데, 제가 책을 고르다 보니 도저히 한 권만 소개하지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총 3권을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학부 시절 감명 깊게 읽은 책도 물론 있지만, 학창 시절에 읽었던 책도 조금 소개해볼까 합니다. 제가 소개할 책은 플라톤 대화편중 소크라테스의 변명, ‘열린 사회와 적들’ , ‘신구약성경입니다.

 

첫 번째 도서 플라톤 대화편(플라톤 저)’

이 책은 저에게 내용상으로 정서적 감동을 준 책입니다. 그중에서도 제가 인상 깊게 읽었던 부분이 소크라테스의 변명, 향연, 국가인데 오늘은 소크라테스의 전기를 보여 주는 변명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저는 고등학교와 대학교 재학시절 이 책을 반복해서 읽었습니다.

제가 이 책을 읽고 감동했던 이유는 책을 통해 소크라테스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 깨달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소크라테스는 당시 악평이 많았던 학자입니다. 그가 상대를 골탕 먹이고 질문으로 명예를 깎아내리는 사람이라는 비난도 받았었고, 귀족들의 자제를 타락시킨다는 소문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읽어 보면 결국 플라톤의 눈에 비친 소크라테스의 진정한 모습을 알 수 있습니다. 스승의 인품뿐만 아니라 진리에 대한 열정과 회유에 대한 단호한 거절을 통해 사람들의 무지를 일깨우는 것을 평생의 사명으로 삼았던 소크라테스의 삶 또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즉, 거짓으로부터 사람들을 참다운 세계로 이끌어 가는 것을 원했던 것 같습니다.

플라톤 대화편의 특징은 사람들이 모여서 대화를 한다는 점입니다. 그 어떤 책보다도 살아있는 이야기를 현장에서 듣고 있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죠. 그래서 저는 학부시절 소크라테스를 연구하신 이용우 교수님과 함께 글을 읽고 쓰며 소크라테스에 흠뻑 빠졌었던 기억이 납니다.

 

두 번째 도서 열린 사회와 그 적들’ (칼 포퍼 저)

이 책의 저자 칼 포퍼는 유명한 과학 철학자의 반증의 논리로 유명합니다. 책 제1권은 플라톤이 주제이고 제2권은 헤겔과 마르크스가 주제입니다. 책에서 칼 포퍼는 플라톤이라는 학자를 열린 사회의 적으로 여깁니다. 헤겔과 마르크스도 역시 열린 사회의 적들이라고 봅니다. 열린 사회라는 것은 모든 사람에게 공정한 이야기가 행해지고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토론이 가능한 곳이라는 의미인데, 3명의 학자들은 너무나도 자기확신이 강한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칼 포퍼는 자기 소신에 찬 사람들을 좋게 보지 않는데, 사람이 만든 생각치고 완벽한 생각은 없다고 주장하면서 한 사람이 어떤 것에 대해 결론을 내린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제2권에서는 헤겔의 경우, 절대정신의 자기구현이 인류의 역사라고 주장하고 마르크스의 경우, 자본주의는 필연적으로 멸망한다고 주장한다는 예시가 나오면서 이렇게 지나친 자기 독단에 빠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현실적으로 위대한 이념이라고 해서 무엇인가를 지나치게 결론 내리는 행위는 위험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책이고 저에게는 열어 놓고 생각하는 것이 건전하다는 생각을 하게 해준 도서입니다.

 

세 번째 도서 신구약성경

이 책은 제가 고등학교 때 교회에 가서 소개받은 도서입니다. 경전의 집대성이라고 할 수 있죠. 내용이 다 좋지만, 그중에서 고르라면 창세기’ , '4복음서’ 등이 있겠네요. 이 책 속에는 인물들이 많이 나오고 특히 사람의 전 생애를 다양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저는 허황된 사상을 접하는 것보다 저 사람처럼 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 수 있는 성경을 읽는 것이 좋았습니다. 신의 말씀이기 때문에 저는 인간이 그 말을 다 이해했다고 보지 않습니다. 계속 읽으면서 어제는 몰랐던 걸 오늘 알게 되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책을 통해 삶의 기준, 가치, 내가 어떤 판단을 하면서 살아갈 것인지, 어떤 사람을 닮고 싶은가를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소크라테스를 닮고 싶고, 성서에 나오는 인물 중 하나님의 아들인 예수를 닮고 싶습니다.

 

Q2. 이 책들이 교수님께 어떠한 영향을 주었나요?

제가 대학을 다니던 시절에는 민주화 운동이 자주 일어났었어요. 그러다 보니, 민주화 운동의 사상을 위대한 이념으로 칭하고 혁명의 길을 걷는 젊은이들이 많았죠. 그래서 책에서도 운동권에서 해석한 학자의 견해와 학문적으로 해석한 학자의 견해가 차이가 있어요. 그중에서 열린 사회와 적들이라는 책은 마르크스를 학문적으로 바라보고 있죠. 저는 무엇인가를 한 가지 측면으로만 바라보고 결론 내리는 것은 독단에 빠질 위험이 크기 때문에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 책을 통해서 열어 놓고 넓게 생각하는 것이 건전한 생각이라는 마음가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신구약성경같은 경우에는 제가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어떤 사람을 닮고 싶은가 즉 내 롤모델이 누구인가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 책입니다. 저는 아직도 삶을 살아가면서 어떤 판단을 할 것인지, 어떤 삶의 가치를 지향할 것인지와 같은 삶의 의미를 찾고 있어요. 저는 성서에 나오는 인물 중에서 하나님의 아들인 예수를 닮고 싶습니다. ‘사도바울이 한평생 닮고 싶었던 분이 예수님이기 때문에 저의 롤모델 또한 예수님입니다.

 

Q3. 교수님께서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모두가 현재 디지털 영상시대에 살아가고 있어요.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 대부분이 지하철에서 보면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있죠. 스마트폰을 통해서 풍부한 내용을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시력이 안 좋아지고 편향된 정보만 접하게 된다는 한계가 있어요.

저는 여러분에게 구식의 독서를 권하고 싶습니다. 책 중에서는 어떤 사람의 전기를 추천하고 그밖에도 신문을 읽었으면 좋겠어요. 스마트폰을 통해 접할 수 있는 인터넷 기사는 자극적이고 대중적인 내용을 주로 다루지만, 심층적인 내용을 전체적으로 알기에는 어려움이 있어요. 하지만 종이 신문은 편향되지 않은 균형 잡힌 의견이 담긴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글이 정론으로 집필되고, 내용에 충실한 객관적인 정보를 담고 있기 때문에 여러분들에게 추천합니다.

교원대 학생분들 대부분이 임용 고사 공부를 너무 열심히 하는 것 같아 가끔씩은 안쓰러운 마음도 들어요. 임용 공부도 물론 중요하지만, 젊은 시절 다양한 독서를 통해 더 넓은 세상을 접했으면 좋겠습니다.